5월의 안산 자락길 살고

모임에서 안산 자락길을 걷기로 한 토요일. 오시기로 하셨던 분이 새벽 3시에 밤샘했다고 못오겠다고 문자가 왔다. 다른 멤버들을 데리고 강행해야 하나 어째야 하나 하는데,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취소 문자를 돌렸고 걷기 모임은 취소되었다.
그런데 한두방울 듣던 비는 금세 그쳤다. 어차피 비워놓은 시간, 아까워서 둘이 걸었다.
시작은 독립문. 독립문 공원이 조성되기 전 멀리서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밑으로 지나가보긴 처음.
독립문 뒤로는 고가 도로. 신구의 조화(??).^^
독립문 주변으로는 서대문 형무소도 잘 꾸며져 있었다.
역시 들어가보지는 않았고, 그냥 울타리 너머에서 사진만 찍었다.
이진아도서관 뒤로 안산자락길 올라가는 입구가 보인다.
'안산 자락길'이라는 푯말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초반 시작했을 때는 힘들었다. 바닥이 시멘트 길이었다가 중간에는 흙길로 바뀌는데, 경사가 가팔라서 헥헥거리며 올라갔다. 이거 뭔가 잘못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초반만 좀 가팔랐을뿐 나무판으로 댄 길이 나오면서부터는 진짜 걷는 길이었다. 등산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나무판 길을 올라가다 문득 밑이 보여 쳐다보면 절벽 옆으로 나무판을 깔아놓은지라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에겐 꽤 무서운 높이. 쉽지만 높은 길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나무판길이 계속 이어진다.
아파트 뒤로 솟은 산봉우리가 넘나 잘 생겨서 한 컷.
요런 멋있는 자리가 있어서, 앉아서 땀을 식혔다.
이후에 바로 전망대가 나왔다.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
잘 생긴 산은 언제 봐도 멋있어!
제주 올레길에서부터 둘레길의 표시인 화살표.
안산 자락길에도 있었다.
길가던 중 '추락주의'라는 표지판이 있어서 전망과 함께 찍어봤다.
이 아래는 연대 뒷쪽인 듯.
메타세퀘이어 숲 가기 전에 정자가 하나 나왔다.
마침 앉은 사람이 아무도 없길래 신발벗고 올라가서 앉았다.
읽고 있던 책이 한옥 다시 짓는 책이라, 천장의 서까래가 그냥 보이지 않았다.
사방으로 초록초록한 정자에 앉아 그 푸름을 눈에 넣고,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구나 싶었다. 보는 사람만 없으면 대청마루에 대짜로 누웠을텐데 아쉽게도 정자 주변에 체육시설과 화장실이 있어 사람들이 많았다. 눕는 대신 난간 자리에도 앉아 보고, 대청마루에도 앉아 봤는데, 두 자리 다 등을 편안히 기댈 수 있게 나무를 깎아놔서 아주 좋았다.
다시 일어나 길을 간다. 지난번에 가봤던 서대문자연사박물관쪽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길이다.
드디어 나타난 메타세퀘이어 숲!!!
5월의 쭉쭉 뻗은 나무들은 어찌 이리 아름다운지요!!!
메타세퀘이어숲을 지나자 이번에는 전나무 숲이 뙇!!!
인공조림의 좋은 예랄까. 진짜 아름답고 설레는 길이었다.
이곳을 지나 바로 버스 타고 갈 줄 알았더니 반 바퀴만 더 돌자고 해서 투덜대며 끌려갔다.
5월의 안산은 온통 아카시아 천지다.
아카시아 냄새는 라일락 냄새와도 비슷한데,
잡초라는 말도 들었고 흰 꽃잎이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날려 좀 별로였다.
이파리가 바랬나 싶은 허연 색은 전부 아카시아 꽃이다. 
전망대에 껴앉아 싸온 오렌지를 먹었다. ㅎㅎㅎ 어마어마하게 달고 맛나!!
오렌지 먹고 원기 충전해서 홍제역 쪽으로 내려간다.
저 나무판이 아래쪽에서 보면 이렇게 높다랗다.
이 아래쪽은 주택가라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다.
내려가기 좋게 나무길로 잘 꾸며놓은 산책로
자락길을 다 내려왔더니 이런 내리막길이 보이고, 마을버스가 다녔다.



I draw전 4 : 하지메 소라야마, 케이티 스콧 외 보고

하지메 소라야마 : 로봇을 만드는 일본 작가. 딱 일본스러운 작품이고 여기저기서 자주 봐온 작품이다. 로봇에게 여성 인체를 입혀 관능적으로 만들어 놨는데, 그게 뭔가 묘하게 차갑다.
하얀 방 한가운데 서 있던 로봇
표정이랑 포즈가 아주....
특히 나는 저 입술이 대박이라고 생각함
마릴린 먼로를 흉내낸 로봇 스케치도 있다.
여자 로봇만 그리는 작가는 아니고, 동물 로봇도 많다.

케이티 스콧(Katie Scott) : 나는 이 작가의 애니메이션을 본 것만으로도 이 전시에 온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세밀화로 식물, 동물 등을 그리는 작가로, 어두운 방 벽 한가득 동물과 식물 그림이 있었다. 그리고 칸막이를 친 한쪽 방에서 그 그림들로 만든 애니메이션이 상영되고 있었는데, 식물이 씨에서 발아하여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민들레처럼 홀씨가 날아가고 숲을 이루는 과정이 90도 각도의 2면 벽에 펼쳐진다. 환상적이었다. 두번이나 봤다.
 
넘나 멋졌던 기린 벽화와 부엉이 벽화. 부엉이 아래의 민들레 홀씨 보라지!
과학책 도판 같은 갈매기와 설치류 그림도 있었다.
더 세밀한 도판
저 버섯의 그물망 표현...신금만이 할 수 있는 세밀함!!
이 작가의 방은 이런 식으로 인테리어 되어 있었다.
위쪽 벽에 올라앉아 있던 맹꽁이(인지 개구린지..)

지금부턴 상영되었던 애니메이션을 찍은 사진들이다.
그 외에는 내가 따로 작가 이름을 찍어오지 않은 작품들.
양배추에서 아이가 탄생한다는 설화는 서양에 만연한가 봄.
같은 작가의 가재 집게발 퍼포먼스. 어쩐지 식탁 접시 위에 누운 가재가 살아있는 느낌이구료.
내 취향 아니라면서 뭘 이렇게 많이 찍었는지....
소녀감성의 분홍색인데 그림 내용은 완전 성인여성버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통로에는 한국 작가의 아크릴 작품이 걸려 있었다.
걸그룹 뮤직비디오 작업도 했다는데 하여간 내 취향은 아니었음.
 
렌티큘러 작품으로 패션지 표지에 낙서를 한 작품. 관람자가 왼쪽 오른쪽 왔다갔다 하며 봐야 달라보임.
뭔가 신소재(아크릴??) 위에 그린 그림도 있었다. 여기도 한국 작가 작품.
같은 작가 작품인데, 아이스크림으로 꼬여드는 저 개미들이 계속 움직인다.
이 그림도 자주봤던 것. 눈이 퀭한 토끼들이 나오는 드로잉이다.
2칸의 방 사방벽에 그려져 있다. 
이런 식으로 방 두개를 가득 채워서 그렸다.
진짜 그린 건가 싶어 카메라를 위로 비춰봤더니 진짜네.
작가가 와서 직접 그렸나보다. 
검은 매직으로 그린 게 아닐까 싶다.
전시 관람을 하고 숍으로 나오면 숍에 아이스크림 자판기가 있다.
자판기마저도 디자인이 넘나 미술적이어서 전시의 연장처럼 보였다.
전시관에 전시되진 못했지만 통로에 있던 드로잉 작품 중 마음에 들어 찍었다.
이 사진 찍고 있으니, 해리 왈 "꼭 jp가 그린 그림 같다. 취향이 닮아가나."했다. 
나가는 통로에는 사방치기 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폴짝폴짝 뛰어 건넜다.


I draw전 (디뮤지엄)   


I draw전 3 : 오아물루, 언스킬드 워커, 페이 투굿 보고

오아물루(Oamul Lu) : 한국의 이수동 과라고 생각되는 이 작가는 중국 일러스트레이터다. <나는 그린다> 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인증샷에 오른 작품일 것이다. 작품 자체도 소녀 감성에 색깔이 예뻐서 사진찍기 좋지만, 벽에 크게 벽화를 그려놔서 그 앞에서 원피스를 입고 인증샷 찍는 여자들이 많았다. 나에게 감흥이 컸던 작가는 아니다.(아니라면서 왜 역주행해서 사진 찍으려다 제지 당했는가? 그리고 사진은 뭘 이렇게 많이 찍었는가?)

죽죽 늘어지는 수양벚꽃의 특징이 잘 살아있었던 작품
비슷한 느낌의 여름 공원 그림
이 작가 그림 중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그림. 달 그림자가 좋다.
두번째로 좋았던 그림은 이 그림인데, 유리에 비쳐서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다.
청록색 산과 하얀 꽃무리들, 걸어가고 있는 한 사람이 정교하고 마음에 들었다.
이 그림은 우리나라의 비닐하우스를 그린 느낌이라 특이했다.
이때까지도 오아물루라는 이름만 보고 프랑스 작가인줄 알고
프랑스 작가가 한국 풍경을 그렸나 했는데, 중국 작가였다.
중국에도 이런 비닐하우스가 있는 것일까?
가을 풍경도 좋았다.
대극장의 오케스트라 연주.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좀 다른 그림들도 있었다.
오른쪽 그림도 마음에 들었다.
두 그림을 비교해보면 한 작가가 그렸는지 모를 정도로 스타일이 다르다.
작은 작품들을 옹기종기 모아놓은 코너인데, 
가운데 아이패드가 아닌가 싶은 저 물건 속의 눈을 계속 감았다 떴다 한다.
저 눈 덕분에 전체가 달라보인다.
 
언스킬드 워커(Unskilled Worker) : 이 작가 작품이야말로 내가 별로 안좋아하는 스타일의 복잡하고 환상동화 같은 그림이었는데, 방이 어두웠고, 작품에만 조명을 줘서 작품마다 환히 빛나보였다. 마치 작품 자체에서 조명이 나오고 있는 느낌이 든다. 해리가 과연 이 조명이 없어도 이 작품들이 이렇게 보일까 궁금해했고, 그러고 보니 나도 그게 궁금했다. 조명이 다한 방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은 컴컴하고 마치 작품 자체에서 빛이 환하게 나오는 느낌이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그 느낌이 안나네...-.-;;
초반 인물화 두 점은 마음에 들었다.

페이 투굿(Faye Toogood) : 다락방의 벽 전체를 검은 목탄으로 그려놓은 작품. 뭔가 불길하고 우울한 유년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헨젤과 그레텔이나 판의 미로에 나오는 주인공 아이들의 어리고 불우한 시절 같달까?
들어가는 입구 통로에 걸려있는 잠옷.
옷 위에도 목탄으로 그림을 그려놓았다.
내부 방벽에 그려진 그림. 으스스하고 무섭고 쓸쓸하다.
층고가 높은 방안에 식탁과 의자도 놓여있고,
식탁에도 그림으로 음식과 그릇들이 그려져 있다.
손으로 만지면 어쩐지 묻어날 것만 같아 조심스럽게 둘러봤다.

(디뮤지엄 'I draw'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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