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의 숨어있기 좋은 방

tripp.egloos.com

포토로그



[리스본] 테주강과 코메르시우스 광장 살고

리스본 여행기 마지막회를 남겨두고 코메르시우스 광장 사진 방출. 코메르시우스 광장은 리스본에서 가장 넓은 광장이고, 바로 앞에 테주강이 펼쳐지기 때문에 꼭 망망대해 앞에 있는 광장 같은 느낌이다. 리스본의 상징인 노란 트램이 이 광장 앞을 지나기 때문에 트램을 타기 위해서라도 자주 갈 수밖에 없는 곳이다. 
광장 전경은 이러하다. 연말연시라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있었다.
뉘신지는 모르겠으나 늠름한 기마상도 있고, 
이 광장으로 들어오는 아치도 멋지다. (폼발 후작과 바스코 다 가마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광장에서 길을 건너면 이렇게 너른 테주강이 한눈에 보인다.
여긴 코메르시우스 광장 바로 옆의 공사 중인 광장 ^^;;
(리스본의 집들이 예뻐서 올려봤다.ㅎㅎ)
한낮의 테주강. 저 멀리의 현수교가 4.25다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과 정면으로 보고 있는 예수상이 서 있다고.
아치문와 광장 사이로는 트램이 다닌다. 하늘을 보라, 트램 전기선이 얽혀 있다.
트램 정류장.
해가 진 후의 코메르시우스 광장 
나름 조명도 있고 아름답고나!
다음 날 아침, 아우구스타 거리에서 본 코메르시우스 광장 아치
좀 땡겨보면 이렇고
아우구스타 거리의 말 조형물이
아치와 조화를 이루면 이렇게 보인다.
아침의 아치. 뒷편은 시계탑이었구나!
아치에서 바라본 코메르시우스 광장 기마상.
아침햇살이 드는 광장과 트램 철로 
일요일 아침의 트램 정거장 
테주 강변의 환경 장식물
세세히 살펴보면 돌 마다 표정이 달라서 재밌다. 도마뱀도 있고 마녀도 있고.
코메르시우스 광장과 테주강변 사이의 도로.
강변의 연인. 
 



[리스본] 마지막 밤....일줄 알았지... 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라는 베르트랑드 서점 구경을 했다. 1700년대에 지어진 서점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고 한다. 우리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이쁘고 화려한 백화점 근처의 거리 풍경
 
서점 바깥 기둥에 진열된 책 | 기둥 모서리에 1732년에 지어졌다고 적혀 있다.

어제 못탄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다. 이 엘리베이터는 에펠탑을 만든 에펠의 제자가 만든 엘리베이터라고 한다. 오래되었고, 내부는 목재로 만들어져 있다. 7시가 좀 넘어서 갔는데, 줄이 엄청 길었다. 사실 우리의 메트로 1일권이 간당간당했다. 메트로 1일권(비바카드)은 24시간 유효한데, 어제 밤 8시쯤 구입한 것으로 기억이 난다. 비바카드가 있으면 무료이지만, 비바카드가 다 됐다면 꼼짝없이 엘리베이터 탑승비를 다 내야했다. 게다가 S는 또 숙소에 비바카드를 놓고 오는 바람에 부랴부랴 가지러 갔다. 하지만 우리가 탔을 때는 24시간이 넘었고, 비바카드로 계산이 안된다고 해서 결국 왕복 2사람 11.3유로를 내고 탔다. 
 
아래서 본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기다리기는 1시간도 넘게 기다렸는데, 올라갈 때는 15초도 안 걸린 것 같다. 그냥 단번에 쭉 올라온다. 철망이 쳐져 있어 탁 트인 전망을 보지도 못했고, 그닥 야경이 멋지지도 않았다. 이 통로 말고 위로 가서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했다. 우린 안 올라갔다. 비바카드가 있을 때 재미로 타는 건 몰라도 1시간씩 다리 아프게 줄 서서 탈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나의 결론.
 
엘리베이터 바깥 장식은 화려하고 정교하다.
엘리베이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바이샤 거리 
 리스본의 주택들
드문드문 언덕배기의 레스토랑 같은 곳들도 보인다.
맞은편에는 이런 건물(성당이지 싶음)도 서 있다. 파란장식 되어 있는 곳이 엘리베이터 통로.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진 찍고 | 다음 엘리베이터 도착하자마자 타고 내려왔다. (엘리베이터 내부)

어제에 이어 오늘도 H&M 가서 폭풍쇼핑을 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숙소 근처 우리 단골 빵집(이라봤자 2번 산 게 전부지만.ㅋㅋ) 옆에 호텔 1층의 식당(Story)에 들어갔다. 밖에서 보니 불빛도 예뻤고 분위기도 좋아보였다. 느지막히 먹은 악마의 초코케잌이 뱃속에 들어있어 배가 크게 고프지 않아 3유로짜리 오늘의 수프와 해산물 플래터를 시켰다.
 
스토리 호텔 1층 식당. 맛도 괜찮고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음. (요건 담날 밝을 때 찍은 것)

옥수수 스프 | 해산물 플래터 (3접시 모두 맛이 다름. 고급짐)
조명이 어두워서 사진이 잘 안보이지만 아주 고급진 느낌의 맛있는 음식이었다. 색깔만 보고 단호박 스프인줄 알고 한입 떠넣었다가 짠 맛에 깜놀한 옥수수 스프. 그리고 해산물 플래터는 3접시가 나왔는데, 맛이 각각 달랐다. 새우, 홍합, 오징어 등이 나왔는데, 올리브유랑 넣어서 하여간 푸짐하면서도 맛있었다. 

이렇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H&M에서 산 커플티 맞춰 입고 사진 찍어서 친구들 카톡방에 전송하고 내일 가야하므로 짐정리도 하고 늦게 엎어져 잤다. 오늘이 리스본에서의 마지막 밤......일줄 알았다. S에게는 마지막 밤이 맞았는데, 난 리스본에서 하룻밤 더 자게 된다. 흑.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ㅠ.ㅠ

(2017. 1. 7)

심리부검 읽고

심리부검
서종한 | 학고재 

심리부검이란 자살자의 유가족을 면담하고 자살자가 남겨놓은 일기장이나 흔적들을 조사하여 자살자가 왜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밝혀내는 작업이다. 어떻게 죽었는지 알기 위해 신체를 부검하듯, 자살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심리를 부검하는 것이다.
저자는 경찰청 프로파일러로 활동하고, 국내 최초로 미국 래니 버먼 박사의 심리부검 프로그램을 이수한 전문가로 2008년에 처음 심리부검을 진행했고, 이를 수사의 한 단계로 공식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지금도 노력하는 중이다.
책에는 자신이 맡았던 사건 외에 외국의 사례, 많이 알려진 유명인들의 자살 등 여러 사례가 나온다. 전문가답게 흥미위주의 이야기는 일체 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어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 든다.
그런 중에도 인상적인 사실들이 많았다. 임신한 내연녀를 죽여놓고 자살로 위장한 후 빨간 편지지에 유서까지 쓴 남자, 그가 현장을 닦아내고 여자를 매달고, 빨간 편지지에 프린트하는 모습들이 상상되어 소름 끼쳤고, 구제역이나 AI로 기르던 돼지나 닭을 생매장한 후 죄책감과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농민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실제로 우리나라 직업별 자살률을 보면 농민, 어민 등의 1차산업 종사자의 자살률이 제일 높다고 한다. 그것도 놀라웠다. 
사람들은 평소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살을 한다고 한다. 농촌에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농약을 마시고, 아파트에 살면 뛰어내리고, 별 도구가 없으면 목을 맨다는 것이다. 저자도 처음엔 자살은 특별한 사람이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면 다 우리처럼 살다가 가는 걸 봐서 자살자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청소년 자살과 군인들의 자살은 그 특성에 맞게 일반 자살과 다르게 봐야 한다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심리부검이 왜 필요한가? 유가족들이 제대로 살도록 하기 위해서(자살자의 자살이 유가족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줌)이고, 자살의 패턴을 발견함으로써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미국에선 심리부검을 통해 철도자살, 다리자살 예방법이 달라졌고 실효를 거뒀다고 한다. 철도에 뛰어들어 죽는 경우, 보통 휴대폰을 집이나 차에 놓고 온 상태일 때가 많았다고.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도움이 필요하면 전화하세요'라는 간판을 치워버리고 대신 긴급 전화기를 설치하고 연락처를 남겨놓았더니 철도자살률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한다. 다리 투신의 경우에는 이전에 자살 시도를 한 경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래서 다리에 자살방지펜스를 설치했더니 자살률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저지당한 사람들의 절반 정도가 더 이상 자살시도를 안했단다. 미국의 어느 지역은 갑자기 청소년 자살률이 높아져 심리부검을 했더니 소년원에서 성추행이나 학대를 당했던 아이들이 그러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소년원 문화를 바꿨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일본은 칼로 죽는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는 목을 매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유교 문화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많은 자살자들이 유서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긴 좀만 복잡한 일이 있어도 글 쓰기가 쉽지 않은데, 유서 쓰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 같다. 이 책 읽는 동안 블로그 댓글창이 난리가 나서 두배로 우울했다. 댓글 때문에 죽는 사람 많은데 좀 조심했으면 좋겠다. 
나는 왜 이렇게 자살에 관심이 많은가? 이 저자나 생명의 전화에서 근무하는 분들 보면 존경스럽고, 나도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면 참 보람있을텐데 싶지만, 도저히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이렇게 책으로나마 해소를 하는 건가 싶다.

밑줄긋기 
46 _ 주저흔은 말 그대로 자살 시도 중 주저하다가 생긴 상처로서 아무리 굳게 결심한 자살자라도 마지막 순간에 망설일 수밖에 없음을 생생히 드러낸다. 그렇다면 수많은 주저흔이 결국에 결정적인 치명상으로 변화하는 것은 또 무엇 때문인가? 이것을 노출 효과 혹은 둔감화라고 설명하는데, 어떤 사람이 반복해서 고통과 두려움을 경험하게 되면 자연히 그 두려움에 대해 둔감해지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순간이 오게 된다. 그 순간에는 날카로운 흉기나 음독 자체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고 상대적으로 쉽게 생명의 선을 넘어 가게 되는 것이다.
49 _ 우리는 흔히들 이런 유형의 자살을 동반 자살이라 말하지만, 앞으로는 정확하게 '살인 후 자살'이라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생된 두 아이는 아버지에 의해 살해된 것이지 함께 죽을 의지를 가지고 자살한 것은 아니다. 자식과 부인의 목숨을 보호자가 되어야 할 남편이 도리어 직접 앗아간 셈이다. 
66 _ 유교 문화는 죽음의 순간 부모가 물려준 신체를 가능한 한 훼손하지 않는 방식을 선호하게 했는데 그것이 바로 목을 매는 것이다. 결국 한국적 죽음의 방식에는 효와 예절을 중요시하는 절대적 이타성을 엿볼 수 있다.
115 _ 자기에게 불리한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감추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조용한 어조를 유지하다가도 갑자기 흥분하거나 울면서 결백을 주장하는 등 필자를 조종하려 들었다. 자신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둥, 사망자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괴롭다는 둥, 둘이 얼마나 사랑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범행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는 듯 보이면서도 전반적인 책임이 결국은 사망자에게 있음을 말하는 듯했다. 이런 부분은 사이코패스가 가지는 전형적인 증상들이다.
130 _ 마음의 상처에는 내성이 없다. 고통을 느끼는 정도는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생생할 정도로 같다.
150 _ 청소년 시기에는 학교 성적, 또래와의 관계, 이 두 가지가 전부일 수 있다. 특히 이 두 가지 이외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없는 학생일수록 더 강박적으로 매달린다.
172 _ 심리부검을 하다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평범한 사람이 생애 한번 경험할까 말까 한 어려움을 자살 사망자들은 마치 폭풍이 몰려오는 것처럼 아주 짧은 기간에 상당히 많이 그것도 연쇄적으로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관계 단절과 신체 질병이 중대한데, 이는 직간접적으로 정신 장애를 악화시키고 경레적인 궁핍을 가중시켜 삶을 무기력하고 무방비 상태로 만든다.
216 _ 어떤 사람이 '자살 유형인지 아닌지'가 핵심이 아니다. 지금 그가 '어느 정도로 위험한지'가 핵심이다.
227 _ 미니 홈페이지, 문자 메시지, 지나가면서 던지는 말,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일기장에 쓰는 신변 비관 조의 내용은 결국 자살이 임박함을 알리는 적색경보이다. 하지만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그가 혹은 그녀가 자살 의도를 표현한 말이라고 뒤늦게 인용될 뿐이다.
248 _ 쉽게 말하면, 자살 전에 유서를 작성할 만한 에너지와 사고 여유가 없다는 말이다. 자살을 결심할 때까지 경험한 정신적 소진과 갈등은 글을 작성할 만한 심리적 여유와 집중력을 모두 고갈시킨다. 하지만 자살을 결심한 이후 갖는 심리적 정리기에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글을 남긴다. 하지만 이런 글들도 대부분 감정과 거리가 먼 사무적이고 건조한 말투로 이뤄져 있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