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에서 밥 먹기 (feat.고약한 폭식가) 살고

출근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회사 근처에서 밥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는다. 친구들이 '고독한 미식가'를 본따서 '고약한 미식가' 컨셉으로 블로그를 올리라는둥, '미식가'가 아니니 '폭식가'가 어떻겠냐는둥 해서 피처링 붙여봤다. 마포 중심의, 점심 중심의 요즘의 식생활.

마포나루 불고기 비빔밥
점심시간에 이 식당 앞에 줄이 길어서 지나다니며 보다가 언젠가 줄이 없는 날 들어가봤다. 토속적인 음식 메뉴인데, 그릇이나 담음새는 정갈하고 마음에 든다. 맛도 있고, 1만원대 이하 가격도 마음에 든다. 같이 나온 배추된장국도 맛있었다. 
이런 식당의 특징이라면 반찬이 맛있다는 거 아니겠음? 반찬 리필해서 먹었다.
여기 메뉴들 다 도장깨기 해야지 결심(특히 겨울에 굴국밥 먹어야지)했는데, 이 근처 젊은 직장인 왈 "마포나루는 원장님 취향"이라고. 힝.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맛있는데 뭐.
 
회사 근처에는 커피숍이 엄청 많다. 테이크아웃부터 넓은 매장까지 거의 두 집 걸러 하나씩 커피가게인데, 그 중 가장 사람들이 많은 곳이 경성커피. 여긴 앉을 데 없는 테이크아웃 매장인데, 아침이나 점심이나 항상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줄서지 않은 광경을 보면 이끌리듯 들어가게 된다. 줄도 없는데 지나치면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라...
가서 주문해보니 알겠더라, 왜 손님이 많은지. 커피가 맛있는 건 당연하고, 커피에 자부심도 넘치고, 포인트도 꽤 많이 적립해주면서, 가격이 싸다. 친절한 건 말할 것도 없고. 특히 아이스라떼, 정말 맛있다. 원두도 가격이 싸서 원두 떨어지면 사볼까 싶다.
경성커피 보다 더 유명한 곳은 프릳츠. 이미 여러 곳에 지점을 내고 프랜차이즈화하고 있지만, 마포가 원조인 걸로 알고 있다. 여기도 자리 찾기 힘든 곳이다. 진짜 사람 많고 바글바글. 마케팅을 잘한다는 느낌도 있다.
이렇게 포스터며, 굿즈며, 홍보물을 굉장히 잘 만들고, 
그걸 곳곳에 진열해놓고 팔기도 하며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여긴 커피만큼이나 빵이 유명하다. 빵이 맛있다고 한다. 빵순이들의 말이니 믿어도 되겠지.
요행히 자리가 있어서 얼른 자리 잡고 커피랑 빵 시켜 먹었다.
레몬맛 나는 저 파이 맛있었다. 다른 빵들도 차근차근 먹어봐야지.
나주곰탕 만둣국
여러 탕류 중 곰탕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곰탕 국물로 끓인 떡국이나 만둣국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
여긴 만두도 실하고, 김치만두가 아니라서 좋았다. 국물도 좋고. 
술 마셨다는 후배와 갔던 콩나물 해장국집. 상호도 까먹었고, 정확히 어떻게 찾아가는지도 가물가물하지만, 식당도 깔끔하고, 맛도 정갈하고 마음에 들었다. 전주 남부시장식으로 계란 따로 주고, 넣어서 먹도록 한다. 술 마신 다음 날 가면 좋을 듯.
한양 설렁탕 
남친이 이 근처에서 직장생활했던 10여년 전부터 유명했던 집이란다. 간판이며 가게가 80년대부터 있지 않았을까 싶을만큼 오래되어 보인다. 국물이 정말 진하다. 그냥 푹푹 고았구나 싶다. 예전에는 이런 설렁탕이 기본이었는데, 점점 국물은 연해지고, 이제 이런 설렁탕 찾기는 되게 힘든 일이 되었다. 

역시 생활반경이 달라지면 먹고 다니는 것도 달라지네. 

7월의 먹사 살고

여행 다녀와서 여기저기 먹고 다닌 날들....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스터디 하고, 길 건너 대구탕 골목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상호는 기억을 못하고, 용산에 그런 대구탕 골목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신기했다. 고춧가루 안들어간 지리도 판다길래 대구탕은 지리라며 시켜 먹었다. 대구도 크고 푸짐하고 맛있었는데, 나 이날 다른 일 하느라 허겁지겁 먹고 일어서서 매우 아쉬웠다.
오랜만에 먹은 중국 냉면. 생각보다 국물이 너무 진해서 좀 아쉬웠지만, 여름엔 중국냉면이지.
가게 이름을 못외워서 블로그 올릴 때마다 고전하는지라 아예 간판을 찍었다. 여긴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에이쓰리커피집인데, 원래는 수수커피 찾아 가려다 여기 주저앉았다. 살짝 반지하인데, 가로수길 치고는 커피값이 싸다. 난 가기 전에 커피를 많이 마셔서 커피 대신 수박주스 시켰는데, 시원하고 맛있었다. 양 적은 게 아쉬움.
원래 가려고 했던 가로수길 스시집이 없어졌다는 걸 알고, 급 선회해서 유노추보로 갔다.
모든 음식이 비쌌는데, 그런데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맥주를 마실까 어쩔까 하다 사케 샘플러가 있어 시켰다. 
세 개 맛이 각각 달랐다. 제일 연한맛이 제일 별로였고, 나머지는 맛있었다. 
소프트쉘크랩 요리였는데, 진짜 맛있었다. 입에서 살살 녹음.
스시집 없어진 게 아쉬워 모듬초밥도 시켰다.
이건 좀 생각보다 별로였다. 이국적인 나뭇잎 위에다 돼지고기 올리고 구운 건데,
이거 대신 다른 걸 시켰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음식들이 맛은 있는데, 넘나 감질나게 나와 마지막으로 야끼우동을 시켰다.
이걸 먹으니 그제야 배부르다. 삼겹살 대신 이걸 먼저 시켰어야했다고 다들 한탄을....
역시 배부른데는 탄수화물 만한 게 없다.
주말, 마지막으로 국회도서관 나가서 파리크라상에서 먹은 샌드위치. 파리크라상에 브런치도 있고, 요리를 판다고 해서 갔는데, 가격이 장난없었다. 죄다 2만원 근처. 파리 바게트가 이럴 순 없는 거 아니냐며 실컷 훑어보다 결국 팥빙수와 샌드위치 하나 사서 둘이 나눠 먹었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파리바케트의 천연 발효종 샌드위치가 엄청 맛있다는 걸 알게 되지. (이날 먹은 건 그 샌드위치는 아니었다. 저 샌드위치도 하나에 8천원대였다.)
같이 먹은 파리 크라상 팥빙수. 달다.
오랜만에 헌법재판소 근처 마산아구찜에 가서 해물찜을 먹었다. 예전에는 둘이 가면 정말 허덕허덕하면서 겨우 다 먹었고, 매번 먹을 때마다 한 사람 더 데려왔어야 했다고 후회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까지 허덕댈 정도로 많지 않았고, 양념도 어쩐지 오래 쫄아붙은 느낌인데다, 알도 신선하지 않았다. (군내가 났다) 먹고 나오며 우리들의 레스토랑 리스트에서 또 하나 지웠다. ㅠ.ㅠ
스터디 장소가 종로로 바뀐 뒤 뒷풀이 장소도 달라졌다. 여기는 '술패'라는 이자까야. 룸을 찾았더니 "룸은 24시간 안하는데요."해서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ㅋㅋ 저희 11시전에 끝나는 모임이거든요! 룸으로 되어 있어 시끄럽지 않고 좋았다. 덤으로 옆룸의 애정행각까지 훔쳐볼 수 있었다. (우린 볼 생각이 없었는데, 너무 잘 보였다) 사진은 오뎅이 매우 고급진 어묵탕.
숙주 삼겹살 볶음. 진리다. 맛있지.
해물 누룽지탕. 이게 빨간색으로 나올 줄이야. 다들 깜짝 놀랐지만, 역시나 다들 잘 먹었다.
시킨 음식 중 유일하게 실패한 치즈 모듬소시지. 주문자가 "이거 누가 주문했어?"하면서 먹었다.ㅋㅋ
나중에 늦게 온 회장님이 시킨 국물 떡볶이. 옆의 튀김까지 먹고 나니 넘나 배가 불렀다능. 결국엔 남겼다능.
이 집 생각보다 요리도 깔끔하고, 너무 시끄럽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종로에 시끄럽지 않은 집 찾기 어려운데.
독서모임에서 곧 결혼하는 친구가 한턱 낸 날. 정독도서관 앞 우드앤브릭에 갔다.
1층은 카페와 베이커리, 2층에선 브런치와 식사류를 팔았다.
브런치 먹겠다고 2층에 올라갔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너무 비쌌다.
한참 고민한 후 브런치 대신 식사류를 시켰다.
식전빵. 따끈따끈하게 내줘서 맛있게 먹었다.
마르게리타 피자. 직화니까 맛있었다.
부다페스트에서 인생 햄버거를 먹고 난 뒤, 버거에 급관심 생긴 1인.
이 버거도 괜찮았다. 꽤 마음에 들었다.
호일에 사서 요리해준 해산물 파스타. 음...가격 대비 별로였어. 2만8천원이나 받을 음식은 아니었다고.
2층 올라가니 한옥이 내려다 보이는 구조라 분위기는 참 좋았다만. 가격이 너무 사악한 곳이었다.
여름이 왔으니 무라 냉라멘 한번 먹어줘야지 않겠냐며 줄을 서서 기다려 들어갔다. 내가 무라에서 처음 먹었던 건 냉우동이었는데, 그 맛을 잊지 못해 여름만 되면 자주 들락거렸고, 어느 해부터 냉우동이 없어지고 냉라면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번에 가니 냉라면 종류가 돈까스 올린 것, 토마토 넣은 것 등 다양했다. 그 중 돈까스 올린 걸로 주문. 달고 새콤하고 자극적인 맛. 역시나 먹을 땐 맛있는데, 한번 먹고 나면 한달 간 안 먹어도 되겠다 싶은 맛. 여름 가기 전에 8월 쯤에 한번만 더 가기로 했다.



[숙소] 부다페스트 : 팔스 호스텔 살고

헬싱키와 빈은 친구들이 숙소 예약을 한 거라 내가 세부사항을 잘 모르고, 부다페스트 숙소는 내가 예약한 거라 좀 더 자세히 안다.
부킹닷컴에서 예약한 '팔스 호스텔 & 아파트먼트'다. 다른 숙소들보다 위치가 좋아서 선택했다. 예약하고 나면 메일이 오는데, 파티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서 리셉션 데스크가 24시간 열려 있지 않다고 안내한다. 늦게 도착할 경우 리셉션이 없기 때문에 아래 식당에 키를 맡긴다거나 비번을 알려주는 것 같다. 우리는 낮에 도착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
성 이슈트반 성당 바로 앞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울 줄 몰랐다.
처음 찾아갈 때, 간판을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애들이 다 "설마 진짜 여기예요?" 탄성을 질렀을 정도. 빈과 헬싱키에서 묵었던 숙소는 관광지 한 가운데 있는 그런 숙소는 아니었다. 팔스 호스텔은 위치 하나는 끝내줬다.
위치 뿐만 아니라 방에 들어갔을 때, 높은 천고, 넓은 방, 침대가 각각 다 있는 거 보고 애들이 넘나 좋아하면서 "이 가격 맞아요? 나중에 돈 모자란다고 더 걷지 말아요." 했을 정도. 가성비가 뛰어난 숙소였다.
부킹닷컴 안내에는 에어컨이 없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실제 가보니 에어컨이 있었다. 다만 리모콘이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첫날은 에어컨 없이 잤다. 그랬더니 더웠다. 그때 유럽이 이상고온으로 폭염이어서, 밤새 잠을 설쳤고 다음 날 나가기 전에 우리는 리셉션 사무실 문 앞에 쪽지를 붙여놨다. 에어컨 리모콘이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찾아달라고.
그날 관광하고 들어갔더니 리모콘이 와 있었고, 냉방이 시원하게 되고 있었다. 리모콘은 사무실에서 따로 관리하고 있었다. 리모콘 달라는 말을 안하면 안주는 듯. 천국이 따로 없다며 엄청 좋아했는데, 이상 폭염 때문에 오후 4시만 되면 전기가 나갔다. 숙소만 그런 게 아니고 숙소 건물 전체가 정전이었다. 이틀 연속으로 비슷한 시간대에 정전이 됐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갔으며 밤에 들어오면 다시 멀쩡하게 전기가 들어와 있었다.
부다페스트까지 가서 이상 폭염과 정전을 경험할 줄이야. 정전된 것 외에는 마음에 드는 숙소였다. 폭염과 정전은 천재지변에 속하는 거니까...숙소에서 어쩔 수 없었겠지.
주소 : Szent Istvan ter3 / 4인 나눠서 1인당 1박 24,500원

처음 입구 보고 오마이갓을 외침. 왜냐? 이슈트반 성당과 너무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 세 장의 사진은 우리 방 베란다에서 찍은 이슈트반 성당의 낮과 새벽과 밤이다.
침대 4개인 방으로, 각 침대가 벽쪽에 붙어 있다.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어, 저기서 아침을 먹었다.
천고가 매우 높아서 꼭대기에 달린 에어컨은 리모콘 없이는 손이 닿질 않는다.
또 한가지 단점이라면 커튼이나 블라인드가 없어서 햇볕이 들어왔다는 것.
하필 내 침대 쪽에 아침이면 햇볕이 들이치고, 밤에는 성당 조명이 눈 부셔서 거꾸로 누워잤다.
밤에 조명을 켜놓으면 꽤 근사한 분위기
부엌이 넓고, 문이 따로 있어서 방과 확실히 분리되어 있다.
전자렌지, 무선주전자, 토스터 다 있다. 냉장고는 매우 작았다.
우리 숙소 베란다에서 내려다본 숙소 앞 거리.
관광지 한 복판이라 한국 사람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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