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다 배달합니다 읽고

뭐든 다 배달합니다
김하영 | 메디치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했던 저자가 1년반 동안 쿠팡, 배민라이더스, 카카오 대리기사로 일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적은 글이다. 저자가 글도 쓰지만 그림도 그릴 줄 알아서 표지에 있는 저런 그림이 간간이 나와 읽는 재미를 북돋운다.
만약 이 책을 처음 읽었다면 새롭고 신선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미 <배달의 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라는 책을 읽었다. 두 책은 직접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썼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둘의 태도는 다르다. 라이더 유니온을 만든 박정훈은 노동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 들고, 사회비판적으로 썼다면, 김하영은 자신이 겪은 경험담 위주로 약간 더 헐렁하면서 따뜻하게 썼다. 쿠팡 노동자의 과로사에 대해서도 쿠팡을 비판하기 보다는 언급만 하고 넘어간다. 밖에서 바라봤을 때 쿠팡이 현장에 휴대폰도 못 가지고 들어가게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인권유린이라고 보여지지만, 저자는 근무시간 중 휴대폰을 볼 시간이 없고, 그걸 보고 있으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못보게 한다고 말한다. 점심 시간에는 탈의실에서 꺼내서 확인할 수도 있다고. 또한 배민 커넥터로 일하면서 은퇴 후 용돈벌이로 커넥터 알바하는 분을 만난 이야기가 나오는데, 생계가 달린 청년과 용돈벌이하는 은퇴자는 경쟁자인지 동료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내 보기엔 그분들도 말만 용돈벌이지, 생계가 달린 문제라고 보이는데....가끔 배달하러 가서 아이들을 만나거나 간호사나 육아맘을 만난 이야기들은 미담처럼 따뜻하다.
어쨌든 노동조합을 만든 사람과 기자로서 경험기를 쓰는 사람의 입장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뒤쪽에는 노동의 역사를 훑으며 플랫폼 노동이 어떤 스텐스를 취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나는 왜 그것마저도 사족처럼 느껴지는지...
두 책을 비교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밑줄긋기
19 _ 내가 다니던 쿠팡 물류센터의 경우 일하는 분들 중 여성이 훨씬 더 많을뿐더러, 나보다 나이가 많은 여성분들도 생 초짜인 나보다 무거운 것도 잘 들고 일도 훨씬 잘하셨다. 일은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요령으로 하는 것이다.
30 _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상품에 대응하는 데는 아직 사람이 뛰어나다. 그래서 기계가 하는 네오는 다루는 상품 종류가 5만5,000종 정도이고, 사람이 찾아 실어 나르는 쿠팡은 600만 종이 넘는다. 
39 _ 1989년 최저임금은 시급 600원이었다. 2020년 8,590원과 비교하면 14배 올랐다. 그 사이 삼성전자 주가는 1만7,000원에서 270만원(액면분할 전 주가 기준)으로 160배 올랐다. 5,000만원에 분양되던 분당의 아파트 가격은 10억 원으로 20배가 올랐다. 물론 모든 주식과 아파트가 오른 것은 아니지만 노동의 수익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00 _ '1인분'을 시켜 먹는 사람들이 있다. 체육관을 지키는 태권도 사범, 동네 옷가게 주인, 작은 병원 야간 당번 간호사 등 홀로 직장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이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배달하는 일. 오랜만에 일에서 '보람'이라는 걸 느낀다.
107 _ 일반 가정용 보험에 가입한 오토바이는 사고율이 5.2% 정도인데, 유상운송배달용 오토바이의 사고율은 81.9%에 이른다. 대부분이 1년 안에 사고 한 번은 낸다는 이야기다.
115 _ 그리고 무엇보다 사고 위험이 높아서 도망가다 사고 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원칙적으로 오토바이는 도망가면 추격을 하지 않아요.
185 _ 대리 부르는 분들은 술 드신 분들이잖아요. 술 좀 들어가면 익숙한 전화번호로 부르는 게 편하죠. 어플리케이션 만지려면 복잡하잖아요. 그래서 카카오 콜은 11시 이전에 많이 들어와요. 좀 덜 취하신 분들은 카카오 대리를 잘 쓰시는데, 11시 넘어가고 그러면 '꽐라'들이 되셔서인지 카카오 대리 콜이 별로 없더라고요.
245 _ '회사'의 시대를 거치면서 노조 역시 회사 중심으로 조직이 발전해왔다. 플랫폼 노동 시대에는 노조라는 틀이 아닌 플랫폼에 맞서는 새로운 형태의 연대 플랫폼이 필요하다. 
257 _ 도시의 주택은 농경시대 땅과 같다. '내 땅 한 뙈기'를 꿈꾸던 소작농들처럼 '내 집 한 칸'을 꿈꾸지만 점점 멀어지기만 한다. 집이 없는 도시민들은 집주인에게 임대료를 따박따박 내며 산다. 집이 있어도 은행에 대출 이자를 내야 한다. 소작료와 뭐가 다를까.
272 _ 무엇이든 배달하는 세상. 우리는 배달을 우리 삶에 필수적인 영역이자 전문적인 직업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다.


7월의 문화 주간 살고

마감을 치느라 집콕 하기 전후로 며칠 사이에 카페에서 하는 사진전, 예술의 전당 클래식 공연, 핫하다는 더 현대 구경 등등 여러 곳을 빨빨거리며 다녔다. 폭염이 시작되기 직전이었지. 폭염 이후에는 집콕 모드로...사진들 보니 또 빨빨거리며 다니고 싶고나.
홍대 1984 카페에서 김유진 작가님의 파리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어쩌다가 이분 인스타를 팔로우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파리를 워낙 좋아하고, 코로나 이전에는 파리에 방을 얻어놓고 거기서 살았는데, 코로나로 인해 한국 들어왔고, 결국 파리의 방도 처분했다고 한다. 매년 파리 사진으로 일력도 만드는데, 이번에 홍대에서 전시를 한다고 해서, 마침 아는 카페라 가봤다. 인스타에서 맨날 보던 작가님이 1인용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와서 아는 척 하라고 했지만, 쑥스러워서 그러지는 못하고, 전시 부스에 들어가 사진 찍고 사진 구경했다. 에펠탑 뒤로 그림자 지게 조명 넣어서 노을처럼 만든 게 킬링 포인트. 남들처럼 나도 여기서 인증샷 여러장 박음.
원래는 7월에 끝나는 전시인데, 갑자기 4단계로 격상하면서 어찌어찌 8월 8일까지 전시한다고 한다. 알고보니 음료를 시키면 컵홀더가 파리 사진이라던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머그컵으로 시켜서 컵홀더도 못받았다. 그러나 눈에 가득 넣었으니까요.
인스타보고 일부러 찾아갔으면서도 작가랑 인사하지 못하는 나를 볼 때마다, 내 나이가 문제인지, 관종이면서도 숨어있기 좋아하는 성격이 문제인지...하여간 그렇다.
이 날은 친구들과 연희동에서 브런치 먹고, 경의선 숲길 가서 커피 마시려던 날인데, 경의선 숲길을 찾다가 엉뚱한 길로 접어들어 진짜 철길을 만나고, 오르막을 뱅뱅 돌아 나가보니 우리가 출발한 곳 건너편이었다. @.@ 너무 덥고 습한 날이라 결국 우리는 경의선 숲길을 포기하고, 거기서 버스를 타고 각자의 집으로 갔다. ㅋㅋㅋ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철길 담벼락에 흐드러지게 핀 능소화를 보았다. 
경의선 숲길 근처를 헤매기 직전, 연희동 동네 산책을 했는데, 그때 사러가쇼핑센터에 들어갔다. 말로만 들을 때는 뭔가 허름하고 오래된 수퍼마켓 정도를 떠올렸는데, 직접 가보니 외쿡의 마트 같았다. 연희동처럼 밀집도가 높은 동네에 단층 마트라는 것부터가 부내나는 데다가, 들어가는 입구에 쌓여있는 수박이 한 덩이에 37,500원이라고 써붙여져 있어 깜짝 놀랐다. 마트 바깥에는 남대문 깡통시장의 가게 같은 수입품들을 오밀조밀하게 쌓아놓고 파는 매장도 있었다. 뭔가 이국적이면서 고급지면서 하여간 묘한 곳이었다.
힙한 사람은 다 다녀왔다는 여의도 더 현대에 드디어 가봤다. 넓어서 폰카로 다 담지 못함. 
겉에서 볼 때는 5층 이상 높이인데, 층고가 높아서 안에 들어가면 3층뿐이다.
오픈 초기에 이곳 에스켈레이터에 사람들이 추석날 목욕탕(혹은 코로나 이전 8월초의 해운대)처럼 바글바글하게 모여서 올라가던 영상을 보고 기절할 뻔 했는데, 우리가 간 날은 며칠 전에 강남 현대백화점에서 확진자가 다발로 터진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사람 바글바글하던 에스켈레이터에 나와 언니 포함 4명이 타고 올라갔다. ㅎㅎ 1층 중앙에 나무 심어놓은 클래쓰.
어느 미술가의 설치미술인데, 1층에서 올려다 봐도 멋지고, 2~3층에서 정면으로 봐도 멋지다.
더 현대의 시그니처 공간인 가든은 기대 이하였다. 아니 여길 그렇게들 인증샷을 찍고 좋다고들 난리를 쳤었던 건가효? 그렇게까지 막 대단하진 않은데... 잘 꾸며놓은 정원 사이사이에 인증샷 찍을 부스가 서 있는데, 인증샷 찍는 사람 만큼이나 청소하는 직원이 많았다. 저 얼마 안되는 정원을 3~4명의 청소원들이 계속 쓸고 닦고. 플랭크샷 찍고 싶었는데, 청소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엎드릴 수가 없었다. ㅎㅎ
윗층에 정원을 뒷배경으로 셀카 찍을 수 있는 셀피존이 있다. 둥그런 거울에 나를 비추고 찍으면 이렇게 나옴. ㅋㅋ
더 현대는 인스타에 어마어마하게 올라오던 가든과 지하 1층의 편의점 나이스 웨더는 생각보다 그저그랬고, 규모 자체가 놀라웠다. 일반적인 쇼핑몰 느낌이 아니라 공항 같은 느낌으로, 어마어마하게 넓고 컸다. 신세계 스타필드도 규모로는 뒤지지 않는데, 스타필드는 어떻게 봐도 딱 쇼핑몰 느낌이지만, 여기는 그렇지가 않았다. 무슨 차이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렇게 구경하고는 지하 식품매장에서 오뚜기 고형카레 1개 달랑 사온 나란 새럼.^^;;
더 현대 구경하고 버스타고 집으로 가는데, 서강대교 너머 이런 광경이 펼쳐졌다. 
연일 구름과 하늘과 노을 사진이 인스타를 도배하는데도, 나는 1층 집에 콕 처박혀 있다보니 하늘을 잘 못본다. 이날 오랜만에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서 해가 지는 걸 봤다. 다음번 이사갈 때는 1층 아닌 좀 높은 곳으로 가야지. 하늘 볼 수 있게.
덕수궁 미술관 전시회 보는 날, 폭염이었지만 하늘이 맑았다. 이날 아침부터 비온다고 일기예보 떠서 걱정했는데, 이렇게 맑을 일인가. 일기예보 무시하고 빨래한 것도 잘한 일, 전시 보러 다녀온 것도 잘한 일. 정동길은 7~8월에도 가로수의 이파리들이 연두색이라서 사진을 찍으면 꼭 5월 같다.
예술의 전당 간 날도, 날씨가 끝장이었다. 예술의 전당 뒷산(우면산인가?)과 하늘이 넘나 잘 어울려서 한번 찍어보았다.
가일플레이어즈 정기 연주회. 관현악과 성악, 기타 등이 어우러진 연주회였는데, 아는 곡도 좀 있고, 매 연주마다 사회자가 해설도 해주셔서 재밌게 경청했다. 이런 연주회장의 객석에 앉아 있으면 내가 이런 곳에 앉아서 이렇게 음악들어도 되는 사람인가(계급의 문제)하는 생각과, 그런데도 너무 좋다 하는 생각이 교차한다.
마지막 앵콜 공연할 때 <못잊어>를 불렀는데, 가사도 아름답고 너무 좋아서 눈물이 맺혔다. 




플라이 투 더 문 읽고

플라이 투더문
마이클 콜린스 지음
최상구, 김인경 옮김
뜨인돌

이 책은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인류의 발자국을 남겼을 때, 그와 함께 달로 갔던 우주인 마이클 콜린스가 쓴 책이다. 인류는 달에 가지 않았고 달 착륙은 쇼라고 하는 음모론자들은 닐 암스트롱 혼자 달에 갔는데 어떻게 사진을 찍었냐고 한다던데, 그 우주선 아폴로11호에는 세 명의 우주인이 타고 있었다. 닐 암스트롱, 버즈 올버린, 마이클 콜린스. 그 중 두 명은 달 표면에 착륙했고, 한 명은 사령선에 타고 있었다. 마이클 콜린스는 사령선에 타고 있었던 우주인이다.
나는 우주와 과학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이 책을 이웃블로그에서 알게 되었을 때, 상식 차원에서 한번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빌려봤다. 마이클 콜린스가 쓴 두 권의 책 중에 이 책이 좀 더 얇고 가볍다고 해서 선택했는데,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다. 뒷표지에 정재승 박사의 추천사가 적혀 있는데, 정재승 박사는 대학원 다닐 때 영어공부하려고 이 책을 샀다가 재밌어서 하룻밤 만에 다 읽어버렸다고 한다. 나는 한글로 된 책을 이틀 밤 만에 다 읽었다. 비행기 조종사 출신의 마이클 콜린스는 굉장히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이 글을 쓰는데, 그게 퍽 마음에 든다. 나는 사실 달 착륙에 세 명의 우주인이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고(저 음모론을 들었을 때, 그렇네? 누가 사진을 찍었지? 했던 사람이 나다), 아폴로 계획, 재미니 계획 같은 것도 몰랐고, 달 착륙에 착륙선과 사령선이 따로 필요하다는 것도 몰랐다. 우주선에 타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을 하는지, 휴스턴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는지도 몰랐다. 그러니 이 책이 얼마나 재밌었겠는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데,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마션>을 봤고, 그 덕분에 여기서 설명하는 게 어떤 거라는 걸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었다. 또 마이클 콜린스는 위트도 있어서 비행기 조종을 하다가 새를 따라 날기도 했는데, 어떤 새도 자기보다는 하늘을 잘 난다며 비행기 조종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새를 따라 날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쓴다. 그런 개구장이 같은 구절이 종종 나온다. 녹음한 테이프를 틀어서 지구에 있는 관제센터 직원들 놀래주는 이야기라든가.
읽다가 눈물이 찔끔 났던 장면은 아폴로 11호가 가기 전 아폴로 8호가 달 궤도에 진입했을 때 달 표면을 본 우주인들이 지저분한 모래 해변 같다고 감상을 이야기하고는, 그날이 크리스마스 이브였는데 창세기 제1장을 읽어주었을 때였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하...창세기 1장이 이렇게 사람 마음을 감동시키는 구절이었나... 몰랐다. 어쩐지 달에 다녀온 이야기를 낸 출판사가 뜨인돌이라는 성경적인 이름이더라니. 
마이클 콜린스는 우주인으로 발탁되어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기도 했고, 우주선 조종을 해본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주특기 부서에서 사령선 운전으로 역할이 바뀌는 등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잘 극복해 결국 달에 다녀온다. 사람들이 거기까지 가서 달표면 한번 밟아보지 못한 게 아쉽지 않냐고들 묻지만 자신은 그 프로젝트에 동행해서 너무나 기뻤고 감격스러웠다고 한다. 달에 다녀온 후 24개국을 돌면서 강연하고 인사했는데, 그때 전 세계의 사람들이 "미국이 해냈군요."가 아니라 "우리가 해냈어요"라고 해서 신기하고 놀랐다고 한다. 소련과 미국이 우주 경쟁을 했던 시기이니 미국인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편에는 아폴로11호 이후의 우주 왕복선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도 정리하여 들려주는데, 당시에 백인남자들만이 있었던 우주인 선발에 대한 지적 등을 지나치지 않고 이야기하는 태도도 좋았다.
달착륙과 우주에 대해서 빠삭하게 잘 아시는 분이라면 재미가 덜 할 지도 모르지만(그런 사람이라면 이미 읽었겠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재밌는 에세이가 될 것이다.


밑줄긋기
78 _ 진공 상태는 공기가 없다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압력을 가하는 대기압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게 되면 신체 내부의 액체들은 모두 기체화된다. 혈액은 말 그대로 거품으로 변하고 결국은 목숨을 잃을 것이다. 우주복을 압력복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우주복은 신체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
190 _ 중력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방향이 없기 때문에 눕거나 서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곧게 펴고 있다는 것뿐이다. 
223 _ 아폴로호의 우주 비행은 또 다른 면에서 흥미로운 선례를 남겼다. 아마 인류 역사 이래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영역을 확장한 유일한 사례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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