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음식 워스트 5 살고

베스트가 있으면 워스트도 있는 법. 이번에는 뉴욕에서 먹었던 음식 중 최고로 맛없었던 음식을 골라본다.

1. 판다로사 쓰레기 부페

여기는 엄밀히 따지면 뉴욕의 음식은 아니다. 나이아가라에서 뉴욕으로 올 때, 1시간 정도 버스로 달려온 고속도로변에 있던 식당이다. 서울 삼성동에도 판다로사가 있었는데(요즘은 있는지 모르겠다) 거기 부페가 꽤 괜찮았기에 그 정도 예상하고 들어 갔다가 완전히 실망했다. 실망 수준이 아니다. 이건 진짜 음식이 아니다. 쓰레기다. 어떻게 음식을 이따위로 해서 내놓을 수 있는지...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 설익고, 덜익고, 짜고, 양념 엉망이고, 오래되었고...여하튼 어떤 음식도 정을 붙일 수 없었으며, 모든 음식이 불쾌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느꼈기에 가득 퍼 담아와서 한입씩 먹어보고는 다 남기고 가서 식당이 마치 쓰레기하치장 같았다. 주방 요리사도, 종업원도 피곤에 쩔어서 서비스라고는 기대할 수 없었다.
우리를 이런 곳에 데려간 그 가이드 아저씨, 정말 미워욧!!

사진으로 봐서는 모른다. 이것들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음식인지. 

사실 뉴욕에 와서 먹은 음식 중에는 이 정도로 쓰레기는 없었다. 그런데 여행 시작을 이런 식으로 해버려서 이후 쭈욱 뉴욕의 음식은 맛없다는 사실이 머리에 박힌 것 같다. 그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나이아가라 투어 중 먹은 음식은 하나같이 이 모양이었다. 여하튼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내가 태어나서 먹은 음식 중 가장 쓰레기 같은 음식이었다.


2. 플러싱 샤브샤브

식당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역 근처에 맥도널드 맞은 편에 있던 한국 식당이다. 오랜만에 국물 요리가 먹고 싶어서 한국식 샤브샤브를 먹으러 들어갔다. 쇠고기 샤브샤브와 불고기 덮밥을 시켰는데, 아무리 가격이 싸기로(그래도 팁포함 1인당 12$ 냈다) 고기가 너무 양이 작았고, 상태도 안좋았다. 홍대 앞에서는 점심 때 5천원만 내면 이것보다 훨씬 상태 좋고 양많은 샤브샤브를 먹을 수 있는뎅...ㅠ.ㅠ 국물 끓일 때 옥수수 반토막 넣는 건 애교로 봐주지. 나중에 건져 먹는 하영이 왈, 고기 국물이 우러나 오묘한 맛이었다고 한다.
불고기 덮밥은 더 가관이었다. 내가 집에서 만들어도 이거 보단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쯤 먹다 남겼다. 내가 불고기 덮밥을 먹다 남기다니! 미국 사람들이 이런 걸 한국식 샤브샤브로 알까봐 걱정되더라.


왼쪽 냄비에 보이는가? 노란 옥수수.

3. 나단스 페이머스 콘도그

혼자 철지난 코니 아일랜드를 찾은 날. 유명한 핫도그집인 나단스 페이머스 핫도그는 역 바로 앞에 있어서 쉽게 눈에 띄었다. 들어가서 뭘 시킬까 하다가 빵을 가른 사이에 소시지를 넣어주는 미국식 핫도그 보다 괜히 밀가루 묻혀서 튀겨주는 우리나라식 핫도그가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콘도그를 시켰다.
2.6$ (즉 우리돈으로 3천원 가량)이나 줬는데, 즉석에서 튀겨주는 것도 아니고, 밀가루 반죽 부분이 카스텔라 느낌인, 이마트에서 수십개 넣어서 파는 인스턴트 핫도그(집에서 전자렌지에 돌려먹는)를 주는 거다! 미국이라 크기는 크겠지 했지만, 크기도 매우 작다.
흑. 종로 나가면 바로 튀겨주는 핫도그 5백원이면 먹는데...조금만 더 주면 감자 더덕더덕 붙은 큰 핫도그도 먹는데...2천6백원이나 주고 이런 걸 먹어야 하다니...눈물이 앞을 가렸다. 흑.
 나단스 페이머스는 사우스 시포트에도 분점이 있었는데, 거기서 파는 햄버거는 버거킹의 와퍼와 비슷한 맛이라 괜찮았다. 아마 콘도그만 이런 모양. 콘도는 절대 비추. 혹 가시는 분들은 핫도그를 사먹기 바란다.

뭐든지 많이 주는 미국, 근데 콘도그는 어찌 이리 작은지...ㅠ.ㅠ

4. 머레이즈 베이글 

'뉴욕의 아침'이라면 보통 테이크 아웃 커피에 베이글 손에 들고 바삐 출근하는 커리어 우먼을 생각하지 않는가? 그래서 뉴욕 가면 당연히 베이글을 아침으로 먹게 되리라 상상했으나 민박집에서 밥해먹다 보니 베이글도 크게 결심해야 먹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아침에 베이글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고 해서, 유명하다는 머레이즈 베이글을 찾아나섰다.
오전 11시 근처에 도착한지라 줄은 없었다. 그런데 베이글 종류도 소스 종류도 너무 많은 거다. 눈이 핑핑 돌 정도. 결국 나는 참깨 베이글에 딸기크림 치즈를 발랐다. 나중에 나오면서 보니 내가 좋아하는 삶은계란 샐러드가 있어서 오호 통재라...하면서 나왔다. 거기에다 커피까지 한잔 주문했더니 6.9$ (우엑 비싸!)
베이글 가게에는 자리가 없어서, 유니언 스퀘어까지 와서 수많은 사람들 틈에 겨우겨우 벤치 잡아서 앉았다.
그런데 베이글은 데워주지도 않아서 딱딱하기 이를데 없고, 커피도 맛이 없다. 크림 치즈 안에 생딸기가 들어있긴 했지만 맛없는 커피와 차가워서 딱딱한 베이글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 결국 반만 겨우 먹고 나머지는 가방 속에 넣었다.
이후로 다시는 뉴욕 베이글 못 먹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결국 오는 날까지 베이글 안 먹었다.
원래 베이글을 꽤 좋아하는 사람인데, 베이글의 본산지라는 뉴욕 가서 베이글에 정 떨어져 왔다.


쓴 커피와 딱딱한 베이글. 아침마다 이런 음식 먹으면 성격 나빠질 것 같다. 따순 밥이 쵝오!

5. 맥도널드 아침 세트 

마지막날 아침은 맥도널드의 블랙퍼스트 세트를 먹었다. 카푸치노를 시켰더니 당황하던 종업원들. 기계 앞에서 우왕좌왕 하다가 결국 기계가 고장났다는 핑계를 대고 다른 걸 주문하라고 한다. 레귤러 커피를 주문했다. 들고 와서 뚜껑 여니까 프림에 설탕을 다 넣어 놓은 거다. @.@ 레귤러 커피는 이런 거였나? 뭐 어쨌든 커피 맛은 기본은 한다.
머핀과 핫케잌과 해시 포테이토도 그럭저럭. 한국 보다는 맛없지만, 먹을만 하다. 문제는 계란과 고기 패티.
고기에서 냄새가 너무 나서, 고기와 접촉면이 닿아있던 핫케잌이며 계란은 먹을 수가 없었다. 결국 고기와 근처에 있던 음식들은 버렸다. 맥도널드 고기야 먹을 생각도 없었지만, 그 냄새 때문에 주변의 것들도 못 먹게 된 것은 안타까웠다.



맥도널드 블랙퍼스트 세트. 계란 아래 고기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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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은혈의륜 2008/10/17 04:15 # 답글

    정말 맛없는것만 골라서 드신듯(.....)
  • Cuchulainn 2008/10/17 05:20 # 삭제 답글

    뉴욕에서 드시는 저녁이면 Frankies and Johnny's 정도가 나았을것 같습니다만...

    *스테이크를 안좋아하신다면 좀 압박이군요. 그래도 저 듣보잡 부페보다야 -_-ㅋ*
  • 혈견화 2008/10/17 08:19 # 답글

    으음.. 저는 대충 다 먹을만 하던데...
    이로써 저의 대단한 입맛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싸면 다 맛있다는 주의라서..)
  • Louise 2008/10/17 09:07 # 답글

    앗. 저의 그리운 음식은 뮤레이의 베이글이에요. 오후 한시까지 파는 에그 앤 베이컨+에브리씽 베이글에 오렌지쥬스 하나 먹는 것이 요즘 저의 소망. ㅠ.ㅠ
  • 이요 2008/10/17 10:39 #

    너무 자자한 명성에 기대가 컸었나봐요. 애브리씽 베이글 자체는 맛있었지만, 너무 크고 딱딱해서요.^^
  • 유랑성 2008/10/17 09:41 # 삭제 답글

    흠, pho32는 그래도 꽤 괜찮은데.. 불고기 덮밥...은;; 그런메뉴가 있었다는걸 포스팅을 보고 처음알았네요 ㅋㅋㅋ 대게 월남국수집가서 덮밥은 안찾으니까요;; 엄청 맛없다는걸 미리 알게되서 나중에 실수 안하겠네 다행이다 ㅋ

    암튼, 샤브샤브는 마지막 죽만들어먹음 꽤 맛있는데..
    덕분에 좀 비싸도 가끔 사먹는편..ㅋ

    하지만 뭐 역시 포에 갔음 쌀국수죠 ㅋㅋ

    맥도날드 아침메뉴 디럭스...
    ㅠㅠㅠ 헐 ㅠㅠ
    웬만한 페스트푸드 아침메뉴중에 최고라고 나름 소문이 났는데 ㅋㅋ
    저도 좋아하구요 ㅠㅠ

    음...여행중에 먹을 음식으로는 좀 별로일려나요 역시 ㅋㅋ
  • 이요 2008/10/17 10:41 #

    pho32? 그런 이름 아니었던 것 같아요. 베트남 쌀국수를 파는 곳이 아니라 한국식 샤브샤브를 파는 곳이었어요. 맥도날드 아침 메뉴는 다 괜찮았는데 고기 패티 때문에 영~ 냄새가 너무 나요.
  • 맥의아침메뉴는 2008/10/17 13:06 # 삭제 답글

    BLT 베이글이 괜찮아요. 소세지들은 고기 냄새가 나서..
  • flyingB 2008/10/26 19:06 # 답글

    전 뮤레이즈 베이글 맛있게 먹었는데...이젠 맛이 없어진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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