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에서 나와 갈치조림과 전복죽을 먹고 섭지코지로 향했다.
가는 길에 성산 일출봉을 보며 연신 감탄사를 흘려주셨다. 일출봉은 대학 졸업여행 때 가봤는데, 그때는 좋은 줄도 몰랐다.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은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 수학여행 가서 '어디가 좋았다' 보다는 '뭐하고 놀았다'가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 걸 보면 말이다.
섭지코지는 요런 곳. 일출봉과 붙어있다고 해서 같은 곳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드라마 '올인'을 비롯해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이 곳을 배경으로 촬영되었다고 한다. 들어가는 길에 유난히 큰 말이 풀을 뜯고 있어서 계속 사진 찍었더니, 일행 왈 "언니, 저거 가짜 말인 건 아시죠?" 한다. 허걱.
어쩐지 다른 말에 비해 너무 크다 했더니, 가만히 지켜보니 움직이질 않았다. -.-;
드라마 '올인'에서 송혜교가 수녀로 나왔던 그 성당(세트장)이다. 내 '올인'을 끝까지 제대로 보지는 않았지만, 혜교가 수녀복 입고 나오는 장면은 봤었다. 교회 마당에는 수녀상도 서 있고, 옆에는 촬영용 트레인 같은 것도 서 있다. 밖에서 다 둘러볼 수 있는데,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했다. 성당 근처에는 초록뱀미디어에서 운영하는 기념품샵도 있었는데, 이병헌 양말 한쪽 팔지 않았다.

촛대바위도 서 있고, 등대로 많은 사람들이 올라갔지만, 이미 우도 등대에서 멋진 전망을 보고 온 우리는 올라가지 않았다.
대신 저 너른 평원에 세워진 '지니어스 로사이'에 갔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타오의 작품이라고 한다. 왼쪽은 티켓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미술관 같았고, 오른편에는 전망대와 레스토랑을 비롯한 부대시설이 있는데, 이 건물 역시 안도의 작품이라고 한다.
저 멀리서도 보이게 벽에 커다랗게 적혀 있다. 안도 타타오가 지었다는 빛의 교회에 가보고 싶어서 일본에 갈까 생각 중인 나에게는 큰 선물이었다. 티켓매표소가 있긴 한데, 따로 티켓을 파는 것 같지는 않고 섭지코지에 올때 입장권을 가져오셨으면 그걸로 보시면 된다고 했다. (나는 입장권 받은 기억이 없는데...) 하여튼 그냥 어슬렁어슬렁 다니면 아무도 안말린다.
앞에 놓인 돌무더기도 아마 작품 중 일부인 듯.
최고로 좋았던!! 성산 일출봉이 사각 프레임에 갇혀 사진처럼 보인다. 이제는 너무 흔해져 버렸지만, 한때는 안도 타다오 특허였던 노출 콘크리트와 타공법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벽에 뚫린 사각 공간 너머로 일출봉이 보인다.
바닥에 깔린 마감재는 나무 마루처럼 생겼지만, 텅텅 울리는 소리가 쇠였다. 제주도 관광지 이곳저곳에서 이런 바닥재를 자주 봤음. 나무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steel인.
마당에 정원도 아름답게 가꿔져 있다. 이것도 전부 작품인 듯.

해질녘의 흐린 하늘과 거대한 건축물이 어우러져 장관을 보여준다.
이 거대한 건물도 역시 지니어스 로사이의 일부. 전망대 레스토랑 '민트'라고 한다.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혼자서 들어가긴 뻘쭘. 실은 이 건물도 나 혼자 구경했다. 일행들은 섭지코지 평원에서 나를 기다렸다. 이미 한두번 이상 와본 자들의 여유랄까. 나 혼자 좋다고 탄성을 지르고, 여기저기 사진 찍고 다니고, 갔다와서 자랑했지만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았다. -.-;
어쨌든, 안도, 땡큐요.
(2009. 10. 29. 섭지코지)
가는 길에 성산 일출봉을 보며 연신 감탄사를 흘려주셨다. 일출봉은 대학 졸업여행 때 가봤는데, 그때는 좋은 줄도 몰랐다.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은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 수학여행 가서 '어디가 좋았다' 보다는 '뭐하고 놀았다'가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 걸 보면 말이다.

어쩐지 다른 말에 비해 너무 크다 했더니, 가만히 지켜보니 움직이질 않았다. -.-;







바닥에 깔린 마감재는 나무 마루처럼 생겼지만, 텅텅 울리는 소리가 쇠였다. 제주도 관광지 이곳저곳에서 이런 바닥재를 자주 봤음. 나무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steel인.



이 거대한 건물도 역시 지니어스 로사이의 일부. 전망대 레스토랑 '민트'라고 한다.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혼자서 들어가긴 뻘쭘. 실은 이 건물도 나 혼자 구경했다. 일행들은 섭지코지 평원에서 나를 기다렸다. 이미 한두번 이상 와본 자들의 여유랄까. 나 혼자 좋다고 탄성을 지르고, 여기저기 사진 찍고 다니고, 갔다와서 자랑했지만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았다. -.-;
어쨌든, 안도, 땡큐요.
(2009. 10. 29. 섭지코지)



덧글
해리 2009/11/02 17:11 # 삭제 답글
그러니까 내가 여기를 못 가보고,왔잖아.누가 뭐라고 욕해도 안도인걸. 다음엔 꼭 반드시 이쪽을 돌으리라.
샐리 2009/11/06 00:23 # 삭제 답글
지니어스 로사이가 무슨 리조트내에 있지 않나요? 올초에 제주도 갔을때 하루는 신라호텔 하루는 그곳에 묵었는데 골프카트같은걸로 지니어스로사이까지를 한바퀴 투어를 해주더군요. 굉장히 추웠던 기억만 납니다.그나저나 건축전공이 아닌 분들도 빛의 교회를 보기 위해 일본에 갈 생각을 하시는군요. 건축전공자들에게는 좀 과장해서 성지순례죠.
이요 2009/11/06 09:25 #
아..그러고보니 근처에 멋진 리조트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리조트 내에 있다기 보다는 바로 옆에 있다고 보는 편이...^^ 빛의 교회는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해서 일본말 못하는 저는 어째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었답니다. (일본 가보지도 않았으면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