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맨>이 끝났다!!! 살고

어제 16회, 동시간대 1위, 12.6%의 시청률을 찍으며 <빅맨>이 끝났다. 6%에서 시작해 4%대까지 떨어졌다가 그 2배로 마무리했으니 잘했다. (셀프 쓰담쓰담.ㅎㅎㅎ) 처음 시작할 때 우리에게 있었던 것은 전작의 처참한 시청률, 경쟁작들의 빵빵함(무려 이종석과 최완규에, 종편까지 <밀회>를 하던 중이라구!!) 뿐이었지만,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이 정도 했으니 선전했다. 
너무 만화같다거나 감성팔이한다는 비판도 많았지만, 나는 16화까지 뚝심 잃지 않고 같은 메시지를 꾸준히 밀고 나간 작가님께 박수를 보낸다. 정말 수고하셨어요!!^^
1월말부터 약 6개월 간 <빅맨>의 파장 안에서 살았다. 첫 드라마 경험이 이런 드라마여서 감사하다.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 대본 받을 때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시청자처럼 흥미진진했던 드라마를 만나 행운이었다. 보통 보조작가 한번 하고 나면 소설 한권 쓸 분량의 힘들고 나쁜 기억 뿐이라던데, 우리는 성불한 작가님 만나서 재밌게 작업했다. 

막판에는 작가님 혼자 쓰셔서 우리는 한달 동안 작업실에도 못가봤지만, 어쨌든 스태프라고 종방연에 불러주셔서 갔다왔다. 시청률도 나쁘지 않고, 시청자 반응도 나쁘지 않아 종방연 분위기도 좋았다.
약속 시간보다 약간 늦게 여의도 식당으로 갔더니, 식당 입구 1층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인터넷 연예매체들은 종방연에 오는 스타들도 찍어서 '종방연 패션' 이런 기사들을 내보내는 듯. 들어갔더니 케잌이 놓인 탁자를 사이에 두고 위쪽엔 배우들과 KBS관계자들이, 아래쪽엔 현장 스태프들이 앉아 있었다. 우리는 그 사이 빈 테이블에 앉았다.
고기를 굽고 술이 한 순배 돈 다음 공식 행사 시작. 

먼저 케잌 컷팅식 사진부터!
 
최다녤 옆에서 허허 웃고 계신 분이 작가님.
왼쪽의 긴 케이크는 강지환갤에서, 오른쪽의 3단케잌은 이다희갤에서.
긴 케잌은 못 먹어봤고, 3단 케잌은 다희님이 손수 잘라 큰 조각을 주셔서 맛봤는데,
슈가케잌 형태라 맛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부드럽고 엄청 맛있었음.
 
정소민 머리에 가려 잘 안보이지만, 저 긴 케잌에는 '우리는 가족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케잌 컷팅 전에 주연배우들이 한명씩 나와서 소감을 말하고 인사했다.

우리의 지혁이 강지환은 "오늘 막방, 닥터 이기고 1등 했으면 좋겠습니다" 했는데, 진짜 막방에서 닥터 이방인을 거의 2%에 가깝게 따돌리고 1위했다. ㅎㅎㅎ 소원성취한 강배우, 수고했어요. <빅맨>은 4자구도라기 보단 거의 1인 활극에 가까워서 강배우가 가장 고생하지 않았나 싶다. 
이다희는 여러 드라마에서 차도녀로 나와 차가운 이미지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면 되게 쾌활하고 애교 많고 잘 웃는다. 이 드라마 하느라고 붙였던 머리를 시원하게 떼고 단발을 깡총하게 묶고 나타나심. 끊임없이 선물을 챙기고 케잌을 자르고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여배우에게 편한 대본이 아니라 걱정 많이 했었는데, 훌륭하게 소미라가 되어주셨다. (그래서 나는 첫방보고 소미라가 제일 좋았다. ㅎㅎ) 배우 개인적으로도 첫 주연 맡은 거라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 <비밀>에 <너목들>에 <빅맨>까지 시청률의 여왕으로 연전연승하시는 듯.
소감은 최다니엘이 가장 재밌었다. 자신의 착한 성격과 너무 다른 악역을 맡았는데도 정말 잘해줘서 스스로 대견하다며 셀프 쓰담쓰담을 시전하는 중. (위 사진) 언제나 유쾌하고 애교많은 최다녤, 영화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악역에 성공적으로 안착. 이제 어떤 역을 맡겨도 믿을 수 있는 배우 반열에 올라선 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초반 동석이 약간 어색했으나, 후반부로 가면서 지혁이보다 동석이 연기를 더 좋아하게 됨.^^;;
정소민은 안경에 단지치마에 모자까지 귀엽게 하고 왔다. 친남매처럼 최다녤과 열심히 수다떠느라 식당 입구에 앉아 있어서 화장실 오갈 때마다 소민님의 다리를 타넘고 다닌 기억이 난다. ^^;;
그리고 중견배우들을 대표해 차화연 씨가 소감 말씀하셨다. "재벌 사모님 역이 이렇게 분량 적은 거 첨이다. 하지만 분량 적어서 좋았다. 모든 배우들이 넘 연기 잘해서 좋았다"고 하셨다. 차화연 님과 송옥숙 님은 진짜 미모가 후덜덜... 여배우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셨다. 드라마 안에서와 달리 캐주얼하게 입고 오셨는데,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레알 30대처럼 보임. (액면 나이는 분명 나보다 10~20살 정도 많을텐데, 내가 훨 늙어보여....ㅠ.ㅠ)
식당 벽에 걸려있던 "빅맨 끝났다고? 이런 염병~!!!" 플랑카드. ㅋㅋㅋ

주연 배우들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참 좋았다. '미스터 염병'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강회장님(종방연엔 하와이스타일 셔츠 입고 오셔서 젊음을 뽐냄)과 강씨 일가들에게 '정직'한 것 하나만은 확실했던 도실장님, 우리의 영원한 구팀장님과 최팀장님, 악역이었지만 멋졌던 범식이와 용만이, 무게를 딱 잡아주셨던 조화수 회장님, 지혁이형의 영원한 동생 대섭이, 경상도 사투리 찰지던 시장상인 대표님과 죽어서 슬펐던 옷장수 박씨, 말끔한 얼굴로 재수없음의 최고봉을 보여줬던 대삼의 명호, 스파이 노릇하다 감화받은 노조 박기흥 씨, 끝까지 얄미웠던 박변호사님, 또 중간에 사라진 용검사님과 순진우유 사장님 등등등. 종방연에 구팀장님과 최팀장님이 안오셔서 서운했다.

여기서 저녁 식사를 하고, 2차는 호프집에 가서 함께 <빅맨> 16화를 함께 보는 게 종방연의 하일라이트였는데, 현장 스태프가 아닌 우리는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먹을 것도 다 먹어서 9시쯤 일어나 집으로 왔다. 우리집에서 두 보작이 함께 마지막회를 경건하게 시청했다.언니는 동석이의 마지막 나레이션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나는 지혁이의 마지막 대사를 들으며 울컥했다. 
그리고 그 울컥함이 가시기도 전에 마지막 기회라며 스크롤 올라갈 때 우리 이름 찾아서 사진찍느라 바빴다. ㅋㅋ
 
TV화면 직찍. 흔들려서 잘 안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스크롤에 보조작가 내 이름 떠있음. ㅋㅋ

사실 나는 '우리는 가족입니다'라는 말을 무척 싫어하는 사람이다. '회사는 가족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글도 여러번 썼었다. 평소에는 가족 같은 회사라고 설레발치다가 중요할 때 그 가족같은 사원을 내치는 회사를 한두번 겪어본 게 아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가치를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나갔고, 김지혁 같은 있을 법 하지 않은 인물을 만들어 그 가치를 설득했다.
지혁은 한 때 자신을 배신한 노조원, 구팀장, 순진유업 사장, 노숙자 등을 내치지 않는다. 지혁은 "우리에겐 사람 밖에 없는데, 사람을 버리면 우린 아무것도 가진게 없게 됩니다"라고 한다. 
대본 회의할 때, 어떤 문제를 만들어놓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서 이야기하면 작가님이 "아니지. 거기서 그렇게 해결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가서 배신을 해야돼. 하지만 지혁이한테 감동 받아서 돌아와야지" 했다. 첨에는 그게 참 싫었다. 나름 머리짜서 해결책을 만들었는데, 왜 그걸 쓰지 않고 진 다음에 감동받는 걸로 해결하나 싶었다. 기껏 서류 빼 와놓고 그 서류를 찢어버린다든가, 기껏 USB 탈취해서 가져와놓고 지워버린다든가...힘이 빠지는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부분 때문에 우리 드라마가 감성팔이라는 욕도 많이 먹었다.
그런데 다 끝나고 보니, 작가님이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머리를 짜내서 위기를 모면하고 문제를 해결해도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조금씩 바뀐다면 지혁이가 꿈꾸던 세상은 반드시 올 수 있을까?
쓰다보니 길어졌고, 마무리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빅맨>의 4화, 12화, 16화는 레전드였다고 본다. 또 보작으로서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해봐. 아니 어깨 말고, 겨드랑이 말고." 이 대사 하나만으로도 보람있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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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4/06/18 12: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해리 2014/06/18 12:59 # 삭제 답글

    보통 드라마에서 싫은 사람 한 명씩, 나오게 마련인데,
    이 드라마에서는 다 좋았던 거 같아. 고생 많이했쓰! 같이 빅맨의 파장 속에서 즐겁게 살았으이.
  • 2014/06/18 14:2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이요 2014/06/19 06:19 #

    다희갤에서 오셨군요.^^ 저도 드라마 끝나고 갤 들어가는 재미에 살았던 것 같습니다.
  • parma 2014/06/18 18:26 # 답글

    이 드라마 재미있게 봤습니다!!!!

  • 2014/06/18 20:0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이요 2014/06/19 06:20 #

    저도 그 부분이 좀 그랬는데, 지나고보니 좋았던 것 같아요.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 글봄 2014/06/19 12:56 # 삭제 답글

    수고하셨어요! 글만 봐도 얼마나 좋은 작품이었는지 알것 같아요. '사람'을 위한 드라마였을것 같다는.
    (애들 재우며 9시에 자버려서 보지도 못하고 ㅠ.ㅠ)
  • 고스트 2014/06/19 13:56 # 답글

    이요님 수고 많으셨어요^^. 근데 이다희씨는 정말 그렇게 이쁜가요? 티비에서 볼때마다 너무 좋아요.
  • 이요 2014/06/22 18:55 #

    네, 이다희 실물 예쁩니다. 흐흐흐흐.^^
  • 공룡 2014/06/30 13:22 # 삭제 답글

    수고하셨어요... 명 받잡아 쭉 안빼고 봤어요~~
    시간 되시면 얼굴 좀 봅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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