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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읽고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이미경 | 남해의봄날

미술전시회에서도 몇번 봤고, 페이스북에서도 보이던 그림인데, 이 그림으로 에세이를 겸한 책이 나왔다고 해서 주문했다. 받아놓고 그림만 건성으로 훑었을 뿐 제대로 읽지 않았는데, 며칠 전 홍대 앞 땡스북스 2층에서 원화전을 한다고 해서 갔다.
원화전을 보기 전까지 나는 당연히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원화전에서 액자 바로 앞에 다가가 봤더니...맙소사! 전부 다 펜으로 그린 그림이었다. 수백송이의 목련꽃도, 나무의 어른거리는 그림자도 전부 색연필로 칠한 게 아니라 펜으로 잘게잘게 빗금 그어서 만든 그림자요, 음영이었다. 
전시회 보고 돌아와서 읽기 시작했는데, 초반에 펜으로 그린다는 이야기가 나와 있다. 만약 원화전을 안봤다면 나는 펜으로 그린 거라는 말을 믿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대단한 그림이다. 따라 그려보려고 산 책인데, 세밀한 펜선을 보자 "됐다. 난 포기!"를 외치게 되었다.
그림이 너무너무 좋고, 거의 2장에 한번씩 그림이 나오기 때문에 소장용으로 좋다. 에세이는 이 그림들을 그리게 된 계기, 전국 각지를 돌며 만났던 구멍가게들, 어린 시절의 추억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홍대를 나와 첫 아이 임신했을 때 전시회를 하고, 이후로는 아이 키운다고 정신없다가 구멍가게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작업실에 남편이나 아이들이 와서 엄마 그림 그리는 걸 보면서 졸거나 숙제한다고 하는데, 그 풍경이 그려져 부러웠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뒤라 그런지 아이를 낳고 키우며 다른 뭔가를 하는 여자들은 다 위대해 보인다. 
올해 안으로 여기 있는 그림 중 하나라도 따라 그려볼 수 있을지...원...


덧글

  • 스텔러바다소 2017/03/13 21:58 # 답글

    저도 이 책 샀답니다.
  • 냥저씨 2017/03/14 10:34 # 삭제 답글

    앗, 소개 읽어보니 너무 끌리네요. 당장 찾아봐야겠습니다.
  • 미니벨 2017/03/21 08:55 # 답글

    읽어보고 싶네요. 그림엔 재주가 없어서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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