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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강추! 도둑시장 살고

1월 7일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어제 넘나 피곤하여 여행기를 쓰다 꾸벅꾸벅 졸았고, S왈 "언니 못 일어날 줄 알았어요." 했으나 나는 7시 전에 일어나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캡슐커피를 내려 마시며 어제 못다 쓴 여행기를 썼다. 오늘은 전망대 부근에 있다는 도둑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일반적으로는 벼룩시장이라고 하는데, 여기 리스본에서는 도둑시장(Feira da ladra)이라고 부른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 28번 전차를 타고 성비센트 수도원에 내리면 된다.
이틀간 단골로 다녔던 우리 숙소 앞 빵집 포르투게사.
깔끔하고 넓고 빵도 느무느무 맛있고, 가격도 싸고, 친절하심.

 
포르투게사에서 산 빵봉지 | 전차 노선도. 정류장마다 이렇게 되어 있다.

전차를 타러 내려오다 S가 비바카드를 놔두고 왔다는 걸 알게 되어, S가 숙소에 들어가 비바카드를 가져나오는 동안 나는 근처 빵집에 들어가 빵을 샀다. 아침에 빵 사는 사람들이 많아 줄이 길었지만, 금방금방 주문하고 계산하여 줄은 빨리 줄어들었다. 나는 타르트와 빵을 하나씩 샀는데, 도합 1.2유로 밖에 안했다. 잔돈이 없어 10유로를 내면서 미안해 했더니, 자기들이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주게 되어 오히려 미안하다고 했다. 이 빵집 마음에 들어서 저녁에 와서도 빵을 사서 다음 날 아침으로 먹었다. 타르트는 포르투갈에어라인에서 받았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에그타르트의 원조는 리스본 제로니무스 수도원 근처에 있는 집들인데, 우리가 수도원을 가지 않은 바람에, 결국 리스본에서 먹은 유일한 타르트가 이거 한번 이었다. 
전차 정류장에 가서 10분 정도 기다려 28번 트램을 탔다. 아날로그 세대인 나는 전차 정류장의 노선도를 보고 몇 정거장 뒤에 내리면 되겠다고 헤아리고, 디지털 세대인 S는 구글맵으 보며 몇 정거장 가면 된다고 알려줬다. 혹시 구글맵을 준비 못했다면 노선도 보시길! 매우 친절하게 잘 되어 있다.
오르막을 올라 비센트 성당 앞에 내렸다. 이날 날씨가 무지 추워서 손이 시려울 정도였다. 우리는 대충 둘러보고 갈 생각으로 왔는데, 예상보다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냥 걸어서 한 바퀴를 도는데도 10분 이상 걸릴 정도로 넓었다. 
 
수도원 뒷길의 아치를 지나면 시작되는 도둑시장 | 도둑시장의 맨 끝 부분

규모가 어마어마한데, 파는 물건의 종류도 다양했다. 집에서 가져나온 중고품은 물론 골동품, 창작품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물건을 가져와서 판을 벌이고 있었다. 우리는 신이 나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손을 호호 불며 구경했다. 그리고 지름신이 내려와 와장창 질렀다. 
공공건물의 담벼락인 듯, 멋진 벽화 담벼락 앞에도 장이 서 있다.
이렇게 갖가지 상품을 땅에다 늘어놓고 판다.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프리다 칼로 백팩.
 
저 곳에서 득템한 판다 가방(뒷모습 모델:S) | 판다 가방과 함께 득템한 7천원짜리 스카프 

도둑시장에서 첫 눈에 나를 사로잡았던 가게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얼굴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가게였다. 보니 프리다 칼로 뿐만 아니라 팬더곰, 개, 해골, 잭 스패로우, 헝겊인형 등의 형상을 재봉질해서 박아놓은 백팩들이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25유로라고 했다. 생각보다 비싸서 지나쳐 오긴 했지만 계속 눈에 밟혀서 결국 다시 돌아갔다. 주인장은 나를 딱 붙잡고, 가방을 열어보이며 전부 수공으로 바느질을 해서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진짜로 천이며 안감이 전부 재봉질로 만든 것이었다. 기성품에 팬더곰 모양만 붙인 게 아니었다. 결국 나는 수많은 가방 중에 팬더곰을 선택했고, 깎아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는 단호하게 "노"를 시전하시며 "이 가방은 나와 내 딸의 인생이다"라고 하셨다. 와...마이 라이프라고 하는데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어, 25유로 고스란히 드리고 왔다. 계산이 끝나고 잠깐만 있어보라길래 혹시 사은품이라도 주나 했더니, 명함을 가져와서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으니, 거기에 이 가방 사진 올려달라고 했다. 하하하하. 끝까지 영업력 쩌는 아주머니. 
그렇게 나는 아주머니와 그 딸의 인생을 매고 왔다. 그냥 다녀도 중국인으로 오해를 받는데, 이 가방을 매면 백퍼 중국인으로 보일 것 같아 걱정이었지만, 요즘도 서울에서 노트북 넣고 다니며 잘 쓰고 있다. ㅋㅋ 
목재인지 코르크인지로 만든 브로치. 창작품인듯. 예뻐서 선물로 6개나 샀다.
S는 엽서를 몇장 골랐다. 저 후드 입은 쥔장이 직접 그리고 만든 것들이라고 한다.

나는 여기에 더해 스카프도 하나 샀고, S도 나의 부추김에 힘입어 코르크로 된 핸드폰 케이스와 잃어버린 머플러 대신 두를 머플러를 샀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종일 이 시장을 헤매고 다녔을 지도 모르겠다. 해외여행 가서 벼룩시장 여러번 갔지만, 나는 이 벼룩시장이 가장 마음에 든다. 혹시 리스본 가시는 분들은 한번 가보길! 구경할 게 많다.
 
전차들이 모이는 포르타스 두 솔 광장 | 전망대와 전망대 사이 

도둑시장을 나와 맞은편에서 다시 28번 전차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첫번째 보이는 전망대에 내렸다.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다녀와서 찾아보니 여기가 포르타스 두 솔 광장이었다. 
산타루치아 전망대. 타일이 아름다운 벤치가 놓여 있다. 
그러나 여긴 연인들도 있고, 앉아 있는 사람들도 많아서 옆의 탁 트인 전망대로 갔다. 
바다와 빨간 지붕의 조화가 넘나 아름다운 것!!
전망대에서 사람들은 이렇게 셀카를 찍고, 나는 그걸 역광으로 찍고...
붉은 기와지붕 집에는 예쁜 벽화들도 그려져 있고
야자수도 보이고 
이곳이 포르타스 두솔 전망대. 여기서 보는 경치도 충분히 아름답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제일 전망이 좋다는 상 조르제 전망대를 찾아 갔다.

(2017. 1. 7. 리스본 도둑시장 &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덧글

  • 앤님 2017/03/17 00:11 # 삭제 답글

    빨간지붕 넘나 이뻐요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인데 바다랑 어우러진 빨간 지붕.. 이런 픙경. 포르투 같기도 하고 이스탄불에서 본것도 같고 빨간지붕을 다들 조아하나바요 전망대까지 찾아가다니 ㅋㅋㅋ역시 넘나 다르심! ㅋㅋ 여행가면 시장에서 쏠쏠하게 돈쓰는 맛이 있죠 여기서면 왠지 안샀을거 같은 물건도 거기선 사게됨ㅋㅋ 안사고 오면 내내 아른거려서 전 언젠가부턴 걍 사오게되요 내 예쁜 쓰레기들^^... 스카프는 싸고 이뻐서 득템이네요
  • 이요 2017/03/17 10:08 #

    제가 저 빨간지붕이 보고 싶어서 크로아티아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이번 여행에서 원없이 봐서 다른 곳은 안가도 되겠더라고요. ㅎㅎ
  • 해리 2017/03/17 10:33 # 삭제 답글

    흥~ 너만 빨간지붕 많이 봤잖아! 흥흥(다시 흥칫뿡!!) 이제, 여행기 불운이야기가 없으니, 다시 시샘모드.ㅋ
  • 이요 2017/03/17 10:46 #

    아하, 그 생각을 못했군. ㅋㅋㅋ 이 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음 포스팅에선 내내 빨간 지붕만 나올 것이야. 사진으로 질려봐. ㅎㅎㅎ
  • 이글루스 알리미 2017/03/20 09:20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3월 20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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