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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두 드라마 : 쌈 마이웨이 & 수상한 파트너 보고

매달 드라마 정리를 하긴 하지만 이번엔 같은 주에 두 드라마가 끝나서 그 중 하나는 올해 최고의 드라마가 될 것 같아 따로 적어본다.
쌈 마이웨이
임상춘 극본 | 이나정, 김동휘 연출
김지원, 박서준, 안재홍, 송하윤 출연 

16화까지 쫄깃쫄깃 내용 있는 드라마를 언제 보고 못봤는지 모르겠다.
매번 우리나라 미니시리즈를 보면 8회 이후부턴 BGM과 회상씬으로 전체 분량의 30%는 날려 먹기에, 본방으로 보기보다는 다운받아 스킵하거나 2배속으로 보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았다. 그래서 매번 리뷰를 쓰면서 '10회까지만 했으면 딱 좋았을 드라마' '절반으로 줄였으면 좋았을텐데...' 같은 말을 반복했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빨리돌리기 할 필요가 없었고, 뮤직비디오 같은 화면으로 분량을 떼우지도 않았다. 내가 마지막 2회는 일이 있어서 본방을 못봤는데, 본방을 본 친구들이 "좋겠다. 쌈마이웨이를 아직 2회나 더 볼 수 있어서.."라며 부러워했을 정도다. 그것만 해도 나는 이 드라마에 가산점+가산점을 주고 싶다.
내용은 더 말할 나위없이 좋았다. 주인공 최애라와 고동만의 연애도 좋았지만 설희와 주만이의 연애는 매회 가슴이 터져나갈 것 같았다. 오래된 연인이 가질 수밖에 없는 매너리즘과 서운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쌓여 만드는 믿음 등이 어찌나 디테일하게 표현되는지...매번 그 애들 때문에 먹먹하고 찡했다. 설희가 "내 꿈은 엄마야." 할 때도 눈물이 찍 나왔고, 엄마 앞에서 주만이가 "설희는 어디가도 사랑받을 애잖아. 난 다시 그런 애 못만나지." 할 때도 가슴 아팠다. 
후반부 텐션이 떨어질 때쯤 작가의 전작인 <백희가 돌아왔다>의 백희에서 가져온 듯한 복희의 핏줄 찾기를 내세워 스릴을 넣은 것도 괜찮았다. 한드의 흔한 클리셰를 가져와 비튼 것이 재밌었다. "나 이제 금수저야?"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고, 그때는 에로배우로 오해되었지만 다시 보니 쩔던 옥매화도 좋았다. 
미니시리즈 처음 쓰는 작가가 이렇게 잘 써도 되는 거? 부럽다. 작가의 전작인 <백희가 돌아왔다>도 찾아봐야겠다.
이 드라마를 통해 김지원은 단연 주연급으로 부상했고, 안재홍과 송하윤도 좋다. 올해 본 드라마 중 제일 좋았다. 앞으로도 요런 상큼한, 끝까지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나온다면 좋겠다.
 
수상한 파트너 
권기영 극본 | 박선호, 정동윤 연출
지창욱, 남지현 출연 

지금 쓰고 있는 작품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변에서 보라고 보라고 성화를 하여 뒤늦게 보게 된 <수상한 파트너>. 이 드라마가 법정물인지 몰랐다. 법정물 좋아하는 내가 그걸 왜 몰랐지? 뒤늦게 몰아보고, 그 뒤부턴 본방사수. 마지막엔 거의 의리로 봐줬다. 
이 드라마는 <쌈 마이웨이>와 정확히 반대. 뒤가 넘나 늘어져서 본방으로는 도저히 볼 수가 없어 스킵하며 빨리돌리기 하며 겨우 봤다. 내 보기엔 12회 쯤에서 끝나면 딱 맞을 내용을 20회나 질질 끌었어. 아니, 16회만 했어도 이렇게 늘어지지는 않았을 거다. <용팔이> 후반부처럼 작가가 20분 분량 대본 던져주고 그걸 70분으로 늘인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권기영 작가 드라마는 <보스를 지켜라>도 <내 연애의 모든 것>도 재밌게 봤다. 잘 쓰는 작가이고 내 취향에도 맞다. 다만 이 드라마엔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아무도 안나온다. 이 드라마 보면서 지창욱 팬이라고 커밍아웃한 여자들이 그렇게 많다는데...나는 왜 여전히 별로지? 배우들이 연기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케미도 나쁘지 않은데. 쩝. 내가 성형한 얼굴을 거북스러워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남지현이 나올 때만 편한 마음으로 보지 나머지 3명의 주인공들이 나올 때는 얼굴이 부담스러워 맘 편히 화면을 바라볼 수가 없다. 제발들 얼굴들 좀 안고쳤으면...ㅠ.ㅠ
법정장면에선 옛날 노래 개사해 바람핀 남자친구만 만나면 불러대던 봉희의 행동이 그녀의 미친년 증거로 사용될 때 섬뜩했고, 여자친구를 잃은 피해자인줄 알았던 정현수가 가해자였다는 것도 충격이었다. 안경 안끼면 거의 아무것도 안보이는 내가 봉희처럼 목격해놓고도 목격한 줄 모르고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생각하니 무섭기도 했고. 노검이 봉희의 떡진 머리를 쓰다듬으며 "은봉희, 넌 더러워. 더러운데 예뻐."하는 대사도 빼놓을 수 없겠다. ㅋㅋㅋ
요소요소 빛나는 씬들과 괜찮은 장면들이 많았는데 후반부가 너무 늘어져 아쉬운 작품이었다. 

덧글

  • purpledog 2017/07/17 01:42 # 답글

    저도 <쌈, 마이웨이> 정말 재밌게 봤어요. 오래된 연애가 너무 현실적이고 마음이 아프고 와 닿아서 동만이랑 애라보다는 주만이랑 설희가 더 맘이 쓰였어요. 드라마가 끝나서 너무 아쉬워요.
  • 포카 2017/07/17 02:06 # 삭제 답글

    추천해주셔서 "쌈마이월드" 재밌게 봤습니다.
    근데 마지막 2회는 너무 서둘러 끝나는 거 같지 않았나요?
    적어도 4회는 더 해도 괜찮을 듯 한데,
    인기도 좋았다는데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끝을 내버려
    뭔가 찜찜할 정도였어요^^
  • R 2017/07/17 16:33 # 삭제 답글

    쌈마이는 안봤는데.. 백희는 정말 재밌게 봤었어요!!!
  • 스텔러바다소 2017/07/17 23:52 # 답글

    쌈, 마이웨이 저는 12회부터 봤는데 감탄을 금치 못하고 모든 짤을 꾸역꾸역 눌러봤습니다. 본방 사수한 건 마지막 2회인데, 그 2회가 조금 아쉽더라고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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