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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1일 _ 도착 & 하와이 게스트하우스 살고

2017년 9월 28일 목요일. 
오전 내내 침낭을 넣었다 뺐다 하다가 결국 캐리어에 담지 못하고 다른 여행가방에 따로 담아 짐을 꾸렸다. 여권과 지갑과 핸드폰이 든 소지품 가방 하나, 백팩 하나, 침낭 든 여행가방, 캐리어. 총 4개의 짐을 매고 달고 공항철도에 올라탔다. 저녁 7시가 넘어 비행기를 타는데, 우리가 모인 시각은 3시 30분. ㅋㅋㅋ 그러나 추석 연휴를 앞둔 공항은 북적거렸고, 그렇게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의 줄이 길었다. 20분 기다린 끝에 발권을 받고 짐을 부쳤다. 나는 침낭가방도 화물칸에 부치려고 했으나, 대한항공 이코노미석은 1인 1개의 화물을 부칠 수 있을 뿐 하나 더 부치려면 7만원을 추가로 내야한다고 했다. 두말하지 않고 침낭 가방은 비행기에 들고 타기로 했다.
수속을 마치고 들어가 면세점에서 화장품 좀 사려고 돌아다녔지만 언제나 그렇듯 내가 찾는 건 없었다. 난 왜 이렇게 마이너한 브랜드를 좋아하는 건지... 너무나 여행객이 많아 면세물품 받는 창구에는 줄이 길었다. 풍문으로는 물건 못받고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시스템 다운으로 탑승이 지연된다는 방송이 나왔지만 다행히도 10분 뒤에 탑승이 시작되었고, 해리는 탑승 기다리는 줄에서 아는 후배를 만난다. 소설창작 강의를 함께 들었다는 그 남자 후배는 몽골여행을 가는데다 우리와 일정이 비슷해서 이후에도 몇번 만난다. ㅋㅋㅋ 좌석은 만석이었고, 선반에는 짐들이 꽉꽉 차서 내 침낭가방은 내 자리 윗쪽이 아니라 승무원석 윗쪽에 넣어야 했다. 
그렇게 비행기가 떴고, 미리 특식을 신청한 해리와 언니는 비행기가 뜨자마자 기내식을 받아먹었다. 승은이와 나는 부러운 눈으로 침을 흘리며 그 모습을 바라보다 버드와이저 한 모금과 빵 한개를 얻어먹었다. ㅋㅋ
한참 만에 우리의 식사도 나왔다. 기내에서 가장 마지막에 주는 구역에 앉은데다 승무원 하나가 버벅대서 다른 승무원들이 대신 하느라 서빙이 늦어졌다. 음식도 모자라고 다른 승무원들도 멘붕 상황이라는 게 느껴졌다. 덕분에 음료, 차 등도 늦게 먹었다. 
모짜렐라 치즈와 방울토마토 샐러드가 맛있었는데, 이 품목은 대한항공의 특징인듯 하다. 항상 싼 비행기를 타느라 대한항공은 타볼 기회가 적었는데 지난 겨울, 폭설로 인한 터키 공항 폐쇄로 예기치 않게 대한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를 탔을 때 모짜렐라와 방토 샐러드를 먹고 와인을 마시면서 "역시 비즈니스 클래스는 다르구나"했다. 근데 그게 비즈니스 클래스여서가 아니라 대한항공이라서 그런 거였다. 이코노미에서도 똑같은 샐러드를 주더라니까. 식사 후 와인병을 따로 들고 다니며 "와인 드시겠습니까?" 묻는 것도 특이했다. 다른 항공에선 경험하지 못했던 듯. 드시겠냐고 묻는데 거절할 이유 있나? 화이트 와인 반잔을 마셨다.
영화도 한편 보고, 한국 여권 가진 사람들은 다 써야 한다는 표를 받아 영어로 칸 메꾸고 나니까 내릴 때가 되었다. 인천에서 울란바토르까지는 비행시간 3시간이다. 시차는 1시간이고.
비행기에서 내려서 바로 출국장으로 연결이 되는데, 사람수에 비해 출국장이 좁아서 한참 기다려야 했다. 그 동안 화장실이 있는데 달랑 2칸이라서 볼일도 못봤다. 이때부터 몽골의 화장실 사정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짐 찾아서 나오니 'Joy Mongolia Travel'이라는 표지판을 들고 서 있는 청년이 있었다. 우리의 가이드 빌게였다. 훨씬 긴 이름인데 줄여서 빌게라고 부르라고. (혹시 기억 못할까봐 "빌게이츠 할 때의 그 빌게예요."라고 했다.^^) 빌게는 몽골청년이지만 한국에서 2년 동안 어학당에 다녀서 한국말을 잘했다. 그리고 그는 네이버 카페 '러브 몽골'에서 엄청 칭찬받는, 후기가 좋은 가이드이기도 하다. (이때까지는 잘 몰랐는데, 여행 끝나고 여행사 사장님과 만났을 때 알게 되었다.)
 
 
울란바토르 칭기스칸 공항

공항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훅 추워졌다. 한국은 때늦은 더위로 30도 언저리를 왔다갔다 하고 있을 때라 반팔에 바람막이만 입고 있던 나는 깜놀! 당시 기온이 영하 3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영하 3도 치고는 우리나라처럼 춥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온과 살짝 느낌이 다르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짐을 싣고, 운전기사 아저씨와도 인사하고 차에 올랐다. 이렇게 타고 우리의 첫 숙소인 하와이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몽골 현지의 여행사와 계약을 하면 공항 픽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우리는 패키지 여행이 끝나고 이틀 뒤에 출국하는데도 호텔에서 공항까지 태워주셨다. 대단히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했는데, 지켜보니 울란바토르 도로 사정이 넘나 안좋아서(공사중이거나 교통체증이 말도 못하게 심함)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이용했다가는 비행기 놓칠 가능성이 높았다. 여행사들이라면 그런 일로 나쁜 기억을 심어줘서 좋을 게 없으니 공항 연결 서비스는 책임지고 해주는 것 같았다. 
또 우리의 첫 숙소도 현지 여행사에서 잡아준 것이다. 밤에 도착해서 잠만 자고 바로 떠나야 하니까 굳이 좋은 호텔에서 잘 필요 없어 여행사쪽에 부탁했더니 숙소를 잡아주셨다. 공항에서 한참을 달려 시내를 통과하여 숙소에 도착했다. 게스트하우스라 별 기대 없었는데, 예상보다 좋은 숙소였다. 4명이 한 방이라 우리끼리만 쓸 수 있는 화장실과 욕실이 있었고, 콘센트도 침대 마다 하나씩 설치되어 있고, 와이파이도 빵빵하게 잡혔다. 
하와이 게스트하우스 4인실 침대
하와이 게스트하우스 식당
식당 창으로 바라본 바깥 경치
복도
왼쪽 '하와이'라는 간판 붙어있는 곳이 하와이 게스트하우스다.

이후로는 전기나 온수 등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르에서 자야한다길래 우리는 뜨뜻한 물에 머리도 감고, 샤워도 하고, 핸드폰과 카메라도 충전 만땅으로 하며 다음 숙소에 대비했다. 해리는 수십개 가져온 핫팩을 사람수대로 나눠주고, 우리는 가방에서 긴팔 옷과 외투를 꺼내 준비하고 잤다. 이렇게 몽골 도착의 첫날이 저물었다.

하와이 게스트하우스 숙박비 : 1인당 25달러 (조식 포함) / 즉, 4인실 1박에 100달러.


덧글

  • augenauf 2017/10/12 22:16 # 삭제 답글

    저건 게스트하우스가 아닙니다. 호텔입니다. ㅎㅎㅎ (게스트하우스가 저 정도면
    여행다니면서 걱정 하나도 없겠네요)
  • 이요 2017/10/13 10:20 #

    ㅎㅎ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달디단 2017/10/13 15:54 # 삭제 답글

    같이 가도 이렇게 조금씩 다른 후기 보는 맛이 어마어마하네요. 제 후기는 안 써도 쓴 느낌! 하하하 근데 저는 이번 후기에서 실명 공개인가요 ㅋㅋㅋ
  • 미니벨 2017/10/17 00:15 # 답글

    게스트 하우스라고 안 적었음 몰랐을 것 같아요.깔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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