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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시작한 드라마들 보고

드디어 드라마 가뭄기가 끝나고 봐야할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행 다녀와서 뭘 봐볼까 하며 하루종일 인터넷 앞에 앉아 이 드라마, 저 드라마 1회들을 돌려본 끝에, 일단 평일 루틴은 잡았고, 이번주부터는 또 주말드라마가 우루루 시작하는지라 주말에 리모콘으로 채널 돌려가며 뭘 봐야할까 가려봐야겠다.
월화 : KBS <마녀의 법정> (정려원, 윤현민, 김여진, 이일화, 전광렬 출연)
월화 드라마는 <마녀의 법정>을 보기로 했다. 성질드럽고 야망 큰 여검사가 여성가족팀으로 좌천되어 성장하는 법정드라마다. 2회까지 나왔는데 꽤나 쫄깃쫄깃하다. 특히 정려원의 캐릭터가 발군이다. 야망이 있고, 남자보다 더 악바리면서도 조직에서 승진하기 위해 같은 여자가 겪는 불의에는 눈 질끈 감는 스타일. 그런 그녀 옆에는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정의로운 여가팀장 김여진과 정신과의사 출신의 배려돋는 남자 검사 윤현민이 있다. 그들의 반대편에는 정려원 엄마(이일화) 실종의 키를 쥐고 있는 경찰청장 출신의 변호사 전광렬이 있다.
이 드라마와 함께 시작한 드라마가 <20세기 소년소녀>인데 그 드라마는 1회 보다가 껐다. 캐릭터가 영 엉성해서 몰입되지 않았다. 엄청난 스타인데 일반인 싱글녀처럼 놀고, 착한데다 모쏠이라니...말이 되나. <마녀의 법정>은 일드 <리갈하이>를 참조했고, <20세기 소년소녀>는 tvN <응답하라>시리즈를 참조했을텐데, 둘을 비교해보자면 분위기나 정서를 베끼기보단 캐릭터를 베껴 비트는 편이 훨씬 재밌다.  
정려원을 볼 때마다 아오이 유우가 생각난다. 둘은 청순미로 어필하는 배우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느 일본언론에선 아오이 유우를 초식계, 육식계 중 육식계에 넣어놨더라. 정려원도 그런 느낌. 이번에 정려원은 청순미 뒤에 항상 느껴지던 음울함이 포텐 터진 것 같다. 드라마 끝날 때 여성가족부 로고가 제일 먼저 뜬다. 여가부의 후원을 받을만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에 녹여낸 페미니즘 메시지도 마음에 들고 방식도 마음에 든다. 작가 찾아봤더니 내가 재밌게 본 <구미호 : 여우누이뎐>의 작가였다. 역시. 
SBS <사랑의 온도>도 재밌다는 사람들 많은데, 서현진 나오는 것도 좋고 연애 드라마라는 것도 좋은데 내가 하명희 작가 대사를 버거워하는 편이라 어떻게 할까 생각 중이다. 패스할지 나중에 몰아볼지. 
수목 :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수지, 이종석, 이상엽, 고성희, 정해인 출연)
당연히 수목엔 당잠사.^^ 박혜련 작가의 월드가 통합되고 넓어진 느낌이랄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나왔던 법조계 사람들과 <피노키오>에 나왔던 방송기자 세계를 함께 보여주면서, 이번에 가져온 SF적 장치는 '예지몽'. 심지어 예지몽을 한 사람만 꾸는 것도 아니고 전염병처럼 자꾸만 번져나간다. SF적 설정을 넣은 사회범죄 드라마를 잘 쓰는 작가인 것 같다.
이종석은 아무래도 연상녀와 잘 어울리는 듯. 수지가 박신혜보다는 낫지만 이보영과의 케미만큼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 수지 자체는 연기도 잘하고 예쁜데 엄마랑 있을 때 더 좋고 이종석이랑은 쫌.... 요번에 새로 보는 얼굴 정해인(경찰 역)이 좋더만. 김수현도 살짝 닮았고 마스크가 마음에 든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좋은 건 악역 캐릭터. 고등학교 시절 과외선생으로 만나 법조계에서 해후하는 선배 검사이자 현 변호사 이상엽이 소개되는 방식도 발군이었고, 앞으로 계속 대결하는 구도일텐데 표리부동한 나쁜 놈이지만 정말 나쁜 놈보다는 덜 나쁜 놈이라 복합적인 악역 캐릭터다. <리갈 하이>의 코미가도 변호사 캐릭터를 <마녀의 법정>에서는 여자 주인공 정려원에게 줬고,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는 주인공의 적대자 이상엽에게 준 느낌이다. 심지어 어젠 수지가 죽을 때 쳐다보고 있었던 초록 우산을 이상엽이 들고 나타났다. 고양이 100마리 죽인 싸이코 살인범과 어떤 식으로 대치해 해결할지 흥미진진하고, 검사들과 이상엽의 대결이 어찌될지도 궁금하다. 
참, 식전 기도를 통해 검사 선배들이 신입검사를 나무라고, 서로를 디스하는 장면도 넘나 웃겼다. 하...그런 장면을 어떻게 생각해냈지? 천재다 천재. 

수목 :  tvN <부암동 복수자들> (이요원, 라미란, 명세빈)
수목에는 tvN에서 <부암동 복수자들>도 시작했다. 1회 재밌었다. 세 여자의 서로 다른 계급과 문제, 그들이 모이기까지를 잘 보여줬다. 이요원이 인형 보여주며 까꿍하는 여자 아이에게 혀 내밀 때, '캬..캐릭터란 저렇게 보여줘야지..' 감탄하며 봤는데, 이 드라마의 원작이 웹툰이더라? 요즘 웹툰이 대세는 대세인 모양. 
곧 시작할 장나라, 손호준 주연의 KBS <고백부부>도 <한번 더 해요>라는 웹툰이 원작이라길래 찾아보다가 어제 반나절을 다 날렸다. 웹툰이 뭐 이렇게 야하고 현실적이야? 부부가 함께 타임슬립한다는 설정도 환상적이고, 과거회상을 이런 식으로 보여주면 신선하고 새롭구나 하면서 빠져서 봤다. 아직 볼 게 40화쯤 더 남아서 행복하다.
아...<부암동 복수자들>이야기하고 있었지? 하여간 웹툰이 원작이래서 내가 기대하던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2화를 보니 셋이 모여서 알콩달콩 울고불고 하던데 그건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어쨌든 좀 더 지켜볼 예정.
금토 : MBC <보그맘> (박한별, 양동근, 최여진, 아이비, 황보라 출연)
와...이 드라마 대박 골때림. 나는 '보그맘'이라길래 럭셔리하고 패셔너블한 엄마를 뜻하는 줄 알았더니 '사이보그'의 그 '보그'였다. 아이를 낳다 죽은 아내를 대신해서 인공지능의 로봇을 만들어 강남 엄마들 사이에 밀어넣는다는 설정이 재밌기도 하거니와 박한별은 어찌나 사이보그 같은지.ㅋㅋㅋ 춤출 때 빵터졌다. 박한별은 인생 캐릭터 만난 듯. 박한별 뿐만 아니라 엘레강스 모임의 엄마들도 다들 캐릭터 좋고 재밌다. 초성만 이야기하는 신경질적인 아이비, 그 초성을 찰떡같이 알아듣는 영어성애자 최여진 등등.
<품위있는 그녀>의 김희선을 볼 때 저 여자는 사람이 아니라 로봇일지도 모른다고 잠깐 생각했었는데, 요 드라마가 딱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만든 드라마다. 박한별이 온갖 통계와 자료로 측정하여 집안일 하는 거 보면 진짜 인공지능이 저렇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들고, 인간이 아니기에 사이다스럽게 일갈하는 부분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성실하게 보지는 않고 띄엄띄엄 본다. 양동근 나오는 파트는 재미없어서 스킵하고, 아이들 나오는 파트도 스킵하고 맘들 나올 때만 보고 있다.


이번주말에는 이연희, 정용화의 8박 10일 환장투어 <더 패키지>, 강소라, 최시원에 <또 오해영> 작가가 붙는다는 <변혁의 사랑>, OCN에서 시작하는 송승헌 주연의 호러 스릴러 <블랙>(이 드라마도 우리 시놉 베낀 혐의가 짙음. ㅠㅠ),  장나라, 손호준의 예능드라마 <고백부부>가 시작된다. 거기다 일드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를 리메이크 했다는 정소민, 이민기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까지 몰아 보면서 주말을 어떤 드라마와 보낼지 고민 좀 해봐야겠다.


덧글

  • 해리 2017/10/17 11:05 # 삭제 답글

    그래서~ 결론은? 아직 하나도 안 보고 있는 나에게 강추작은 무엇입니까?
  • 이요 2017/10/17 11:33 #

    사진 걸려 있는 3개는 다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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