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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8일 : 미술관과 한남동풍 카페 '코드' 살고

2017년 10월 5일.
드디어 몽골 여행의 마지막날이 밝았다.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더니 늦게 깼다. 보드카랑 맥주를 섞어 마셔 머리도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조식을 시간 맞춰 먹었고, 캐시미어를 포함한 쇼핑 보따리까지 꽉꽉 눌러 캐리어 뚜껑을 닫았다. 체크아웃이 12시니, 오전에 바로 앞 미술관에 갔다와서 체크아웃을 하기로 했다. 어제 우리를 튕겨낸 몽골 국립현대미술관이다.
다행히 문은 열려 있었고, 1인당 2천 투크릭의 입장료를 받았다. 티켓에는 칭키스칸이 그려져 있었다.
1층엔 아트샵 뿐이었고, 전시관은 2~3층이다. 들어갔더니, 뭔가 대단히 어수선했다. 사람들이 작품을 함께 들어 옮기거나 매달고 있었다. 각 방마다 누구는 바닥을 닦고, 누구는 매달고...참 어수선하군 생각하며 작품을 보고 있는데 밖에서 언니가 불렀다.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오늘 관람할 수 없다고 했다는 거다. 무슨 소리냐며 나는 티켓을 내보이며 아래층에서 티켓을 팔았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래층 내려가서 환불 받으라고 했다. 하...이 미술관은 우리를 거부하는구나...하면서 계단을 내려가는데, 뒤에서 다른 여직원이 불렀다. 한국어를 대단히 잘하는 분이었다. 자기들끼리 잠깐 의논해보고, 외국인이니 그냥 둘러보라고 한 모양.
그래서 우리는 작품명도 붙어있지 않은, 심지어 중앙에는 매달고 있는 작품들 사이를 누비벼 관람했다. 참 새로운 경험이었다. ㅋㅋ
미술관 2층의 스테인드글라스 
2층에서 3층 올라가는 벽이 미술관스럽다 

그런 관람환경치고는 작품이 볼만했다. 의외로 관이 넓었고, 작품수도 많았다. 3층 중앙에 한창 설치하고 있던 작품은 화살과 활, 연이었다. 흰말들이 눈 온 평원을 달리는 그림이나 묘하게 섹시한 몽골여자 그림 등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투신호텔 로비에 걸려있는 큰 작품과 닮은 그림도 있었다. 아마 그 그림을 그린 작가가 요즘 핫한 작가인듯. 
고비사막과 그 뒤의 산맥을 그린 그림인데, 노을 질 때 느낌이 잘 나서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 몰래 한장 찍어봤다.

구경을 마치고 1층으로 내려와 아트샵에 들어갔는데....하하하하 내 생애 그런 아트샵은 처음 봤다. 승은이 말대로 아트도 없고 샵도 없는 곳. 붙어있는 몇 장의 작품은 색이 바랬고, 엽서는 얼마나 오래된 건지 가장자리가 오그라들어 있었다. 판매원도 없고, 가격도 안붙어 있고...해리가 자기가 여기 와서 아트샵을 확 바꾸고 판매하고 싶다고 할 정도. ㅋㅋㅋ
시간이 남길래 체크아웃하기 전에 지인들 선물 사려고 기념품샵에 갔다.
투신호텔 근처 삼거리에는 저렇게 큰 초코파이(롯데임, 오리온 아님) 광고판이 붙어있었다.
 
기념품샵 가는 길에 있었던 프랑스 문화원. 담벼락에 루브르미술관전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흥미로웠다.
 
수흐바타르 광장에선 소방서 주최 큰 행사 준비 중 | 기념품 가게로 들어가는 나. ㅋㅋ

기념품샵에서 안경통, 지갑, 양털양말 등 선물을 샀다. 다른 친구들도 열심히 매의 눈으로 고르고 골라 지갑, 열쇠고리 등의 작은 선물들을 구입했다.
저 기념품샵에서 산 물건들.
제일 위의 고동색 안경통은 요즘 잘 쓰고 있다. 
안에 안경코받침이 잘 되어 있고 똑딱이 단추도 잘 닫혀 쏙 마음에 든다.
가죽 지갑과 자수놓은 파우치도 지폐용으로 구입.
안경통이 우리 돈으로 4천원대, 다른 것들도 비슷. 

얼른 호텔로 들어와 구입한 선물까지 전부 캐리어에 때려넣고 내려와서 체크아웃을 했다. 짐을 맡아주냐고 물으니 짐만 전문으로 맡아주는 직원분이 나오셔서 캐리어마다 번호표를 달고 나눠주신 후 호텔 입구 옆에 있는 창고로 우리의 짐들을 끌고 가셨다. 우리는 나와서 국립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사실 박물관에 갈 마음은 없었고, 핫하다는 카페에 가는 길에 박물관이 있다길래 들러보기로 한 것.
 
수흐바타르 광장 계단에서 결혼식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 

역시나 수흐바타르 광장을 지나야했는데, 아까 돌아올 때는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들러리들이 몰려들고 있었고, 지금 나오면서 보니 이번에는 빨간색 드레스를 입은 들러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수흐바타르 광장 칭키스칸 상 앞 계단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커플과 들러리들이 그만큼 많다는 소리다. 들러리와 신랑, 신부 뿐만 아니라 차려입은 친인척들도 대거 와서 함께 촬영을 했다. 그게 이곳의 결혼 전통인듯. 들러리들이 저렇게 드레스 맞춰입는 풍속이 있을 줄이야! 신기했다.
몽골국립박물관 
수흐바타르 광장 정부 청사 뒷편에 있음 
박물관 앞에 몽골전통 의상을 입은 노인들이 줄지어 앉아 있는 게 재밌어서 찍어봤다.
이렇게 앉아 설명을 들으시더니 몇분 후 완전 해산. 싹 없어지셨음. 어디로 가셨는지들..

저 분들을 보면서 혹시 우리나라처럼 박물관에 전통의상 입고 가면 입장료 안받는 이벤트라도 하나 싶었다. 1층에 들어가니 바로 기념품샵이 보였다. 우리는 거기서 또 한참 이리 뒤적 저리 뒤적하고, 나는 병뚜껑 형태의 냉장고 자석을 사고, 나왔다. 베트남에서 글을 읽을줄 모르는데 박물관에 간 적이 있는데 이 유물이 뭔지도 모르겠고, 답답하고 재미없었다. 여기도 그럴 것 같아서 패쓰. 다들 박물관에 별 관심이 없어 그때부터 몽골의 핫한 카페라고 이름난 코드(CODE)를 찾아가기로 했다.
 
독특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분수대. (물은 없었음) | 밑둥에 흰 페인트칠을 한 가로수 
 
지나쳐갔던 미술관 (파인아트 갤러리라고 되어 있었음) | 주택지의 놀이터 

몽골은 인구가 적은만큼 아이들의 놀이터 같은 시설들이 잘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도로 옆 가로를 한참 걷다가 주택지 안으로 들어갔는데, 공용지에 저렇게 놀이터가 있었다. 놀이터는 몇걸음만 가면 또 나왔다. 그리고 애들이 많이 놀고 있었다. 놀이터에 애들이 없는 우리나라와 대조되는 듯.
구글맵을 따라 빙글빙글 돌다가 드디어 카페를 찾았다. 과연 외관부터가 힙한 카페였다. 
카페 들어가는 입구 
이 카페에서 가장 탐났던 자리가 저기.
유리천장 위에 낙엽들이 쌓이고, 햇볕도 들어오고, 비오면 빗소리도 들을 수 있는 곳.
딱 마음에 들었는데, 덩치 큰 남자 둘이 우리가 올 때부터 갈 때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못 앉아봤다.
다양한 내부의 풍경 
 
테라스 자리가 마음에 들었으나 거긴 사람들이 꽉 차 있어서 안으로 들어왔다. 인테리어는 모던했으나 매우 어두컴컴했다. 처음 앉았던 자리는 정말 어두워서 메뉴판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침침했다. 우린 결국 반대쪽의 자연광이 들어오는 자리로 옮겼다. 메뉴만 봐서는 뭔지 잘 모르겠어서 밖으로 나가 카운터 진열장의 빵들을 눈으로 확인한 후 주문했다.
 
카푸치노와 크로와상 
내가 시켰던 참치 샌드위치. 빵이 넘나 맛있었다. 
함께 나눠먹었던 닭가슴살 샌드위치. 역시 빵이 매우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추가주문했던 펜네 파스타는 실패! 
치즈 냄새가 넘나 꼬리꼬리했고, 소금을 한톨도 안뿌린듯 싱거웠다.

이곳에선 빵을 먹는 게 정답인듯. 전반적으로 빵은 무지 맛있는데, 요리는 못하는 듯. 
힙한 카페답게 가격이 비쌌다. 어제 우리가 베란다에서 술 마시고 티본 스테이크까지 주문해 먹은 것과 비슷한 가격이 나왔다. 커피에 샌드위치 두어개 시켰을뿐인데. 쩝. 물론 배터지게 먹긴 했다. 
이렇게 먹고 우리의 마지막 관광지인 자이승 전망대에 가기로 했다.



덧글

  • 달디단 2017/11/13 17:26 # 삭제 답글

    제가 몽골 여행 중 먹기 버거웠던 게 딱 저 파스타 하나였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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