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고 시작하는 2월의 드라마들 보고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되면서 드라마들도 살짝 쉬어가는 타임이다. 개막식 때는 윤식당이 최저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다들 개막식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올림픽을 기점으로 끝난 드라마들과 시작한 드라마들 간단 리뷰. 

- 끝난 드라마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끝까지 펑펑 울면서 재밌게 봤다. 리뷰는 따로 썼다.
<흑기사>는 <용팔이>의 악몽을 되새겨줬다. <용팔이>는 처음 4부를 재밌게 보는 바람에 의리지키느라 마지막엔 거의 도를 닦는 기분으로 꾸역꾸역 봤던 드라마다. 그때 색칠공부를 하면서, 친구들과 단톡을 하면서 겨우겨우 봤는데, 이번 <흑기사> 역시 그랬다. 이 드라마는 후반부에 히어로물로 장르가 바뀌었다. 베키와 샤론이 짊어지고 있었던 영생의 저주가 김래원에게 옮겨붙는 바람에 '흑기사'의 '흑'이 'Dark'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후반부는 다크 히어로의 탄생기가 되어버렸다. 
서지혜가 너무 예쁘게 나오는 바람에 신세경이 신경이 쓰였던지, 결혼하는 회에서는 신세경에게 모든 이쁨을 퍼부은 것 같았다. 단발머리에 웨딩드레스도 예뼜고, 빨간 입술에 다홍 한복도 넘나 잘 어울렸다. 내용은 산으로 가고 있는데 신세경 예뻐서 입 벌리고 봤네. 마지막회는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다. 여배우 둘이 약속이나 한듯 하나도 안바뀌고 머리카락만 하얗게 바뀌었다가 딱 5초, 노인 분장으로 나오는데 빵터졌다. 어떻게든 노인분장 안하겠다는 배우들을 구슬러서 서로 분량 차이 없게 찍었을 감독의 노고가 느껴졌다. 
그나저나 마지막 둘이 앉아있던 장면도 슬로베니아에서 찍은 것 같던데, 그렇다면 이미 결론을 내놓고 시작한 드라마란 말인가? CG인가, 미리 찍은 것인가 매우 궁금하다. 이런 결론일 줄 알았다면 이 드라마 시작도 안했을텐데. 끙. 나 아무래도 3자짜리 제목의 드라마에 트라우마 걸릴 것 같다. <도깨비>는 매우 잘 만든 작품이긴 하지만, 그 <도깨비> 마저도 14회부터는 폭망한 내용이었던 걸 보면 3자 짜리 드라마들의 후반부는 앞으로 좀 의심해봐야겠다.  
<언터처블>도 뒤늦게 VOD로 다 봤다. 으으...이 드라마 역시 1~2회가 재밌어서 낚였다. 놓을까 말까 했던 8회에선 박근형이 살아돌아오는 바람에 깜짝 놀라 계속 봤고, 후반부는 진짜....으으으. 작가님, 대사 좀 어떻게 안될까요?
고준희도 정은지도 고군분투했다만 역시 여자들은 별 분량도 없고, 오로지 남자들 얘기. 결국엔 장준서보다 장기서의 이야기였는데, 김성균만 아니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장기서만 다른 배우가 캐스팅됐었어도...쩝.
마지막 회에서 흑룡도에 들어갔을 때, 좀 후덜덜했다. 삼청교육대와 비슷한 그 곳에 일본 군복을 입고 앉아 있는 박근형은 박정희를 모델로 했을까? 아니면 북한의 세습? 삼성의 이건희? 누구를 모델로 그런 인물을 만들었을까?  
일드 <모래탑, 너무 잘 아는 이웃>도 봤다. 서민 가족이 어쩌다 싸게 나온 집을 사서 타워팰리스 같은 초호화 고층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다. 그런데 계속 그 잘사는 동네의 어린이들이 연속적으로 실종된다. 층수로, 남편 직업으로 계급을 나누고 서로 이간질하고 질투하는 엄마들의 이너써클 이야기인데, 초반이 재밌었던 것에 비해 뒤로 갈수록 이상하고 결말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엄마들, 정말 질린다. 으으. 

- 시작한 드라마들 
<미스티>는 <언터처블> 끝나고 바로 시작하지 않고, 예고편 특별방송을 할 정도로 jtbc에서 힘을 줬다. 나는 김남주와 지진희가 불륜인 줄 알고 무척 기대했다가, 둘이 부부라는 말에 좀 시들해졌다. 김남주의 불륜 상대역이 잘 모르는 배우라 더 그랬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 부부는 쇼윈도우 부부고, 불륜남 역시 10년 전 복수를 위해 돌아왔고, 불륜남에게는 아내 뿐만 아니라 후배 앵커가 붙는 식으로 얽혀 있어 쫄깃하다. 사실 1회에 허세스러운 연출과 말도 안되는 설정(그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퍼가 오는데 기자들 아무도 안나와 있고, 김남주는 아내가 자기 동창이라는 것도 모르고, 취재하러 공항 달려가놓고 걸려 넘어져서 만나고 등등) 덕분에 보지 말까 싶었는데, 2회에 뉴스나인 메인 앵커 자리를 놓고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연속되는 바람에 "헐..."하면서 다 봤다. 1~2회보다 3~4회가 더 재밌었다. 아무래도 등장인물의 성격이 파악된 상태에서 보니 더 재밌는 듯.
손석희 빙의하신 김남주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고 싶어하는 욕망덩어리. 이런 사람이 배우자라면 버거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남편 지진희가 선하고 정의롭기만 하냐면 잘 삐치는 샌님에 도련님 스타일. 이런 남자도 참 힘들지. 둘이 맞춰 살기 힘들거다 싶은데, 역시 힘들다. 케빈리는 개놈의 자식이지만, 그 아내도 뭔가 비밀을 쥐고 있는 듯해서 흥미진진하다. 특히나 나는 보도국의 파워게임이 재밌어서 앞으로 쭉 보게 될 것 같다. 끝나면 밤 12시가 넘는데다가, 연출 허세가 있어서 본방보다는 나중에 다운받아 보는 게 속편할 듯.  
<마더>는 이미 일드로 봤기에 안 보려고 했다. 근데 <흑기사>가 넘나 재미없는 바람에, 도저히 본방 정주행을 할 수 없어 같은 시간대에 하는 이 드라마와 돌려가며 보게 되었다. 역시나 척박한 부분은 건너 뛰어가며 보고 있다. 
이보영이 이런 역할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데다가 내가 좋아하는 고성희가 아이의 친엄마로 나와서 좋다. 고성희 동거남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사람 오싹하게 하는 힘이 있다. <또 오해영>의 해영이 뻥차버린 약혼남으로 나왔던 배우도 괜찮은 역할로 나온다. 3월에 새로운 드라마 하기 전까지는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새로운 드라마들이 우수수 쏟아질 예정이다. 1시즌 마지막회 때문에 욕 엄청했지만 <추리의 여왕2>도 기대되고, 감우성, 김선아가 나오는 <키스 먼저 할까요>도 기대 중. 노희경 작가의 경찰드라마 <라이브>도 보고 싶고, 40대 아저씨와 20대 여자의 멜로라니 말이 되냐고 욕 먹고 있는 <나의 아저씨>도 일단은 봐야겠다. ㅎㅎ 그리고 다운받아놓은 미드와 일드도 차근차근 봐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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