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초 먹사와 근황 살고

드디어!!! 깁스를 풀었습니다!!!!
목발을 버리고 양손을 쓸 수 있게 되어 범사에 감사(냉장고에서 락앤락 통을 꺼낼 수 있다는 것, 책이나 스마트폰을 들고 이방 저방을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것, 빨래 안고 빨래대까지 걸어올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도마뱀 거죽 같은 왼 다리를 빡빡 문질러 보들보들하게 만들었다는 것!!!)한 지도 어언 이틀. 빠르게 감사했던 건 까먹고, 얼른 이사해야 되는데, 얼른 똑바로 걸어야 되는데...뭐 이런 생각들로 얼룩지고 있는 일상. ^^ 오늘은 처음으로 물리치료도 받아봤고요. (물리치료는 내가 막 엄청 발목 운동해야 되는 건줄 알았더니 편안히 누워서 열 쐬고, 안마받고...깜빡 졸음.) 나머지들은 먹사와 함께 썰 풀어보는 걸로.

깁스하고 있던 어느 날, 돈까스를 먹고 싶다는 나의 요구에 
홈플러스에 가서 돈까스와 연어초밥과 샐러드까지 공수해오신 언니님. 
돈까스는 오븐에 굽고, 녹차티백으로 차까지 만들어 잘 먹은 날.
이것은 언니님의 김치전과 오이소주. 
술 마시고 싶다길래 당근 캔맥주 정도를 사올 줄 알았더니...그녀의 가방에서 나온 것은 녹색병!!! 
오이가 많아서 오이소박이를 담을까 오이피클을 담을까 하였으나, 오이소주를 담게 될 줄은 몰랐다! 
오이 한개를 다 썰어넣으라고 하여 한 개를 전부 채쳤더니, 저것이 오이소주인가 소주에 절인 오이인가!! 
집에 투명한 소줏잔도 없어 물컵에 따라 마셨는데, 오랜만에 마신 오이소주는 그닥 맛이 없고! 
그리하여 김치전만 4개나 뜯어 먹고, 오이소주는 고스란히 남았다. 
아까운 오이와 소주는 그대로 수채구멍으로 흘러갔다능 슬픈 이야기.
깁스에 목발을 짚고도 모임에 나갔다. 
넘나 화장실이 급하여 모임 끝나고 바로 집으로 오려고 했으나, 집까지 갈 수도 없을 정도로 급해서 
결국 목발을 짚고 1층 남자 화장실에 다녀온 후 느긋해져서 근처 식당까지 따라갔다. 
콩나물국밥집 입구에 어찌나 높은 계단이 있는지, 하마터면 포기할 뻔 했으나 
남친이 뒤에서 밀어줘서 어떻게 어떻게 겨우 올라가 밥을 먹었다. 
그런 사연을 간직한 비빔밥. 
(식당이든 집이든 들어가는 입구에 턱 좀 없애주면 안될끄아? 
피치 못해 계단을 만들더라도 좀 낮게 만들어주면 안될끄아?)
내가 떡볶이를 요구하긴 했지만, 엄청나게 줄 서야 하는 마늘떡볶이를 사올줄은 몰랐다!! 
줄이 없을 때 가서 포장 했는데도, 무려 40분을 기다렸다고 한다. 
진짜 포장을 벗기니 마늘이 한가득!! 왜 인기있는지 알만했다. 맛있었다. 
버뜨 그러나 이 떡볶이를 먹은 후 둘다 배가 아프거나 변비에 걸리거나 뭔가 소화가 잘 안되어 힘들었다. 
마늘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가?
튀김의 오징어링처럼 생긴 건 양파링이었고, 
게껍질이 나와 있는 길쭉한 튀김은 게살이라고도 게맛살이라고도 하기 힘든 것이 들어있었다. (맛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드디어 병원에서 나의 깁스를 풀어줬다. 
그 전주에는 깁스 풀지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왼쪽 운동화를 챙겨갔으나 소용없었고, 
덕분에 이번에는 운동화 안들고 갔는데 훅 풀어버림. 
깁스 안에 갇혀있던 왼쪽 발과 다리는 벌건 색에 각질이 물고기 비늘처럼 막 일어나 있는데, 
그 꼴을 하고 일 미팅을 하고, 점심까지 먹으러 갔다. 
시간도 일러서 오랜만에 리틀파파에 갔는데, 2층으로 가라네? 
과연 깁스 푼 발로 목발을 짚고 2층으로 갈 수 있을까? 했는데, 
발을 디딜 수 있기만 해도 계단 오르는 건 식은 죽 먹기. 완전 신나서 2층으로 갔다. 
우리의 사랑 해산물 쌀국수가 없어져서 안타깝지만 양지 쌀국수 먹었고, 스프링롤도 먹었다. 
스프링롤 얌전하게 말려 나올 줄 알았더니, 이렇게 썰어서 고기 얹어 주더라. 
이날 넘나 신나서 이야기하느라 몇 개 못먹어 2시간 만에 배고파졌다.
물고기 비늘같던 각질을 때수건으로 6차례 가까이 밀어서 벗겨낸 발. ㅋㅋㅋ 
여전히 부어있지만 사람 발임. 청바지는 2달 만에 처음 입었...감격!! ㅠ.ㅠ

그렇게 청바지를 입고, 목발 하나 보조해서 첫 외식으로 간 곳은 세라피나 뉴욕(합정 메세나폴리스 2층)!!
첫 접시가 샐러드였는데........음..........코멘트는 생략한다. 웬만하면 다른 거 드시길!
하지만 세라피나에 온 이유가 뭣이겠나? 이 알흠다운 자태의 피자를 먹기 위함이 아니겠나?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감격하여 마구마구 먹었다.
뉴욕 클래식 버거. 이때쯤엔 배가 불러서 결국 버거는 1/4조각 남겼다. 감자튀김이 마음에 들었다.
프랑스 와인에 관한 영화를 보고온 친구들과 때마침 화이트 와인이 먹고 싶었던 내가 죽이 맞아 
화이트 와인 한병을 시켜 나눠 먹었는데, 물어보니 이 식당은 콜키지 비용이 무료라고 한다. 
다른 곳에서 와인을 들고 와서 먹어도 된다는 말! 와인잔을 바꿀 때만 1잔당 1천원을 내면 된다고 한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서버를 닥달하여 알아낸 사실이다. 다음 번엔 와인 들고 와야겠다.
내 걸음이 정상은 아니라 다른 곳으로 못하고 메세나폴리스 안에 있는 퐁포네트에 가서 차를 마셨다. 
차맛 보다 외부 공기를 쐰다는 게 의미있었던 날. 

 
찻집 창문 너머로 하늘이 어두워지고 야경이 시작되는 걸 보는데 감격했다. ㅎㅎㅎ
두 달만에 우리집 작은 방 창가가 아닌 다른 곳에 풍경을 볼 수가 있구나!!




덧글

  • 2018/05/08 17:0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메이 2018/05/10 09:34 # 삭제 답글

    축하해요.. 이제야 깁스를 풀게 되셨군요. 고생하셨어요~
  • 바라기 2018/05/10 12:52 # 삭제 답글

    그동안 많이 힘드셨죠? 깁스도 풀었으니 가뿐한 몸으로 가고 싶은 곳에 많이 가시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이 드시며 지내세요. 다니실때 조심하시구요, 물리치료도 잘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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