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떠나는 국보 건축 기행 읽고

딸과 떠나는 국보 건축 기행 
이용재 | 디자인하우스 

가이드 설명이 짜증나서 눈 앞의 멋진 건축을 외면하고 싶어지는 여행자의 심정으로 읽은 책이다.
대체 글을 왜 이 따위로 썼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쓰면 재치있어 보일까봐? 한글 문장의 서술어 같은 건 없어도 그만인 거추장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 걸까? 편집자는 뭔 마음으로 이런 글을 용인했을까? 독서모임에서 하니까 꾸역꾸역 끝까지 읽긴 했다만, 끝까지 적응안되는, 짜증나는 글이었다.
그럼에도 사진은 멋드러지게 찍었는데, 들어있는 사진과 글이 전혀 사맛디 아니하고, 그 건축물에 관한 이야기는 2% 정도 밖에 안나오고, 나머지는 죄다 관련 인물 이야기나 역사 이야기라 그것도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그 이야기나 제대로 썼으면... 죄다 "딸아.." 어쩌구 하며 선문답 대화식으로 꾸려가는데, 그 조차 누가 말을 하고 누가 대답을 하는지 확실치 않아 읽다보면 신경질이 난다. 1만권이나 팔렸다는 <딸과 떠나는 건축 기행>도 설마 이 문체로 썼나? 확인해보고 싶지만 다시는 읽고 싶지 않아 포기하련다.
인터넷 서점 리뷰처럼 사진 보는 용도로 적절한 책이다. 
나 어릴 때 울아빠도 우리 자매들 데리고 다니며 박물관이니 궁에서 설명해주길 즐겨하신 분이다. 사실 우리한테 설명을 한다기보단 거기 와 있는 관람자들에게 '저런 지적인 아버지라니!'하는 눈길 받는 걸 좋아했는데, 나는 그 시간이 정말 창피했다. 동생들 놔두고 슬슬 뒷걸음질 해 다른 방으로 도망가거나 "우와...니네 아빠 대단하다!!"하는 눈길들을 피하기 위해 고개 숙이고 외면하며 그 괴로운 시간을 견뎠다. 그래서 이 아버지보다 따라다닌 딸이 정말 대단하다고 본다. 고생했다, 딸아.


덧글

  • 긴호흡 2018/05/12 09:51 # 삭제 답글

    ㅋㅋㅋ '지적인 아버지'의 딸이셨군요!...제 아버지-는 이상하고 아빠,는 텔레비전 사극 할 때 설명하는 걸 좋아하셨죠. 제가 알고 있는 광해군, 숙종, 장녹수 등등의 이야기들 중 대부분은 아빠 설명에서 얻은 거고요...광해군이 말이다, 하면서 시작되는 그 목소리 듣기를 좋아했던 거 같아요, 이제 생각해보면...
  • 이요 2018/05/13 18:12 #

    저는 사극 설명은 엄마한테 들은 듯.^^
  • 순수한 산타클로스 2018/05/12 10:29 # 답글

    ㅋㅋㅋㅋㅋ 딸도 혼자 조용히 보면서 느낄 시간이 필요했을텐데 ㅋㅋㅋ 그래도 문화재 관람의 팁 같은 게 있음 읽어볼만한 책일 듯 해요. 근데 편집자가 독자를 덜 고려한 채로 오케이한 건 좀 그렇네요. 책은 맥락인데..
  • 이요 2018/05/13 18:13 #

    이렇게 투덜거리며 리뷰를 썼는데, 저자 분이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찌나 미안한지....--;;;
  • 순수한 산타클로스 2018/05/13 23:19 #

    어이쿠 이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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