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에서의 마지막 폰털이 일기 살고

올해 집에서 처음 만들어 먹은 아이스커피. 넘나 맛있어서 사진 한장 찍어 남겼다.
아침 일찍 목욕 다녀온 날이었는데, 이 동네 골목마다 얼마나 많은 커피집이 있나? 그 많은 커피숍들을 애써 외면하고, 그런 와중에도 토스트해 먹을 식빵은 아티제까지 가서 사왔다. 그렇게 타는 목마름을 참고 와서 그런지, 얼음 컵 위에 바로 내린 커피가 띵맛!! 내가 이렇게 커피를 잘 내렸나? 새삼 내 실력에 놀라워하며 마셨다. 
맥주 마실 땐 두꺼워서 별로인데, 아이스커피 한가득 내려 마시기엔 딱인 문학동네 김영하 유리컵에 담아. 드디어 여름 시작이다.
 
발 다친 두 달 동안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이달부터는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달 멘토는 배우 이순재 선생님!! 요즘도 연극 공연을 하고 있어 대치동 상상마당 아트홀에서 만났다.
길이 막혀 원장님이 늦으신다고 해서 5분 정도 뒤에 오셨으면 좋겠다고 비서분께 말씀드렸다. 그 비서분이 돌아나가시기도 전에, 딱 정각에 문에 서 계시던 선생님! 역시 시간 약속을 칼같이 지키는 분이었다.
인터뷰 1시간 동안 어찌나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하시는지, 후반부에선 듣고 있는 내가 정신이 혼미할 지경. 그 방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 중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었던 것 같다. 인터뷰 끝난 후 평생학습에 대해 한마디 써달라고 하자, "배워서 남주냐!"라고 명쾌하게 써주셨다.^^  
이번호부터 웹진 다들이 개편되었다. 좀 더 깔끔해지고, 코너수도 많아지고, 다채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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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의 소설 <댓글부대>가 연극으로 공연된다고 한다. 작년에도 공연했다는데, 나는 전혀 몰랐다. 올해는 장강명 작가가 직접 페이스북에 홍보하는 글도 쓰고 이벤트를 열었다. 연극 안내문을 공유하면 연극표를 무료로 10장 뿌린다 했고, 연극을 예매하고 인증샷을 보내면 자신의 최근작인 <당선, 합격, 계급>에 사인을 해서 보내준다고 했다. 내가 그 글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공유자가 10명 넘어가는 지점이었고, 연극 예매한 사람은 아직 드문 것 같았다. 그래서 당장 인터파크에 접속하고, 남친을 닦달하여 연극을 예매했다. <댓글부대>는 연극이나 영화로 만들면 재밌겠다고 항상 생각해왔기 때문에 꼭 보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예매하고 댓글을 달았더니 내가 4번째였다. 책은 5번째까지 준다고 했으니, 나는 등수 안에 든 것!! ㅋㅋㅋ
그리하여 장강명 작가님과 페북 메신저로 주소 주고 받고(하필 이사가기 전이라 혹시 못받을까봐 내 주소대신 남친 주소 주고, 사인은 꼭 내 이름으로 해달라며 번거롭게 했는데, 매우 스마트하게 000님 주소로 ㅁㅁㅁ님 이름을 써서 보내겠다고 대답해주셨다), 우체국에서 보냈다며 소포 인증샷도 찍어서 보내주셨다. 
그리하여 내 품에 들어오게 된 책! 반가워하며 소포 겉봉투 찍고, 안의 사인 찍고 하는데...어라? 필체가 다르네? 분명히 우체국 다녀오셨다고 했는데...겉봉투엔 다른 사람이 주소를 썼나? (아내분? 출판사 직원? 비서?)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받은 결과, 같은 사람이 썼고, 사인은 다른 글씨체로 쓴 게 아니냐는 결론이 났다. ㅎㅎㅎ 

이것이 서교동 380-25번지에서의 마지막 일기다.
내일이면 나는 다른 동네로 이사간다. 이사 걱정으로 어제 밤새도록 잠 한숨 못자고(실은 오후에 마신 커피 때문에) 뒤척였는데...경험으로 알지만 이 모든 건 지나갈 것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일 밤이면 나는 어지러진 새 방에서 이게 내 방인가 하며 잠을 설치겠지. 그리고 곧 그 동네에, 내 방에 적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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