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초의 먹사 살고

'이 더위에도 먹고 다닌다'라고 쓰려다 생각해보니 '이 더위니까 밖에서 먹고 다니지'가 맞는 말 같다. 집에서 가스렌지 불 켜는 거 너므 싫어. 계란 후라이 하나를 하려고 해도 땀이 줄줄. 그리하여 요즘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마음 먹고 불을 켜서 감자 삶는 게 유일한 요리다. 전기밥솥에 밥을 하는 것도 많아야 일주일에 한번 정도. 빨랑 더위가 가고, 라면 정도는 끓여먹을 수 있는 날씨가 왔으면 좋겠다. ㅠ.ㅠ

달고나 (상수역 4번 출구)
오랜만에 가본 달고나. 옛날과 다름없이 간판은 무심하게 화분 사이에 툭 놓여있고, 체크무늬 귀여운 식탁보도 똑같고, 동그랗고 말랑말랑 뜨거운 빵도 같았다. 변하지 않고 있어주는 건 좋은 듯. 특히 이 임대료 비싼 홍대, 합정 쪽에서. 우리가 간 다음날 부터 여름휴가(무려 2주)라니 타이밍이 좋았다.  
이 동그란 빵과 피클은 언제나 좋은 듯.
내가 먹은 건 볼로네제 파스타. 
맛있었다.
남친이 먹은 건 조개 올리브 파스타
뿌려진 이파리가 진짜 밭에서 뽑아온 맛. 풀맛이었다.

마린칸토 (용산 전자랜드 5층)
언니가 용산에 새로운 부페가 생겼다고 가보자고 한지 어언 몇개월. 발 다치고, 이사하고, 날씨 덥고 하면서 계속 미루다가 드디어 갔다. 어마어마하게 매장이 크고, 여기 있는 품목을 하나씩 다 먹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과연 어마어마하고 많은 음식이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부페는 먹고 나면 후회된다. 우리 다시는 부페 가지 말자 해놓고 1년쯤 되면 까먹고 다시 가는 악순환의 반복된다. 여기는 다른 부페와 다를 줄 알았으나, 부페가 아무리 달라봤자 부페인 것이다. 부페는 이제 그만!
이게 나의 첫접시. 
안내해준 자리가 멀어서 일단 내가 잽싸게 가서 초밥 몇개를 담아오고, 그걸 먹는 사이 다른 멤버들이 음식을 담으러 갔다.
초밥이야 다 맛있고, 특별히 나쁘지 않았다. 다만 초밥코너에 김밥(?)이 있는데, 그게 편의점 삼각김밥보다 더 큰 것 같다.
그거 하나 먹으면 배가 그득 찰 것 같아 아예 먹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 접시 보니 하나씩 담아와서 다 남겼더라. ㅋㅋㅋ

본격 접시 시작.
단호박죽 맛있었고, 날치알볶음밥과 감빠스도 괜찮았다. 
괜히 욕심내서 가져온 마늘빵은 남겼고, 소시지도 짜기만 하고 그닥 맛있진 않았다.
샤오롱바오 너무 욕심내서 담았음. 새우가 온전히 한 마리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으깨어져 있어 식감이 별로였다.
중식 코너에서 퍼온 것들인데 저것만 먹고도 배가 불러 허덕허덕. 중식코너는 중간에 가는 게 아니라는 걸 배움.
사실 마린칸토의 가장 좋은, 혹은 가장 맛있는 메뉴는 바로 스테이크.
그릴 스테이크를 즉석에서 구워주는데, 블로그들 보면 거기에 줄이 나래비로 서 있다.
우리는 낮, 그것도 1시 타임에 간 관계로 사람이 많이 없어서 줄서지 않고 먹었다.
나는 저렇게 2번을 먹었고, 남친은 3.5번을 먹었던 듯. ㅋㅋ
스테이크가 잘 구워졌고 양념도 맛있고 가니쉬도 자기가 퍼오면 되는 거라 마음에 들었다.
한번 더 먹고 싶었으나 도저히 배가 불러서 더 이상은 무리. 
커피와 과일, 조각케잌 등을 후식으로 먹었다.
베이커리가 좋다고 하던데 그닥 경탄할 맛은 아니었고, 과일도 몇종류 없었다. 
키위가 달고 맛있어서 숟가락으로 퍼먹기 좋았다.
이러고 끝나면 우리가 아니지.
남친은 고기 굽는 코너(직접 고기를 주문해서 불판에 구워먹을 수 있게 되어 있음)에서 장어와 새우를 구웠다.
나와 언니는 평양냉면과 비빔냉면을 마지막 입가심으로 먹었다.
물냉면 정말 옳은 선택이었다. 한 그릇 비우고 나서 "이 집에서 냉면이 제일 맛있네." 했다. ㅋㅋㅋ

사진은 마린칸토 내부의 장식들. 
어마어마하게 넓은 곳이라 회식하러 와도 될듯. 30명 이상 들어가는 룸도 많이 있는듯.
하여튼 다시는 부페 먹지 말자고, 매번 부페오면 하는 다짐을 또 하고 돌아왔다. ㅋㅋ

회의하느라 한달에 두세번은 가는 종로 뎀셀브즈.
브런치와 밥종류를 팔았었는데, 메뉴를 바꿨다. 그런 식사 종류는 없어지고, 
대신 샌드위치와 빵으로 도시락처럼 만들어 판다. 
요즘 유행하는 일본식 타마고 산도. 내가 시킨 건 명란이 들어가는 타마고 산도였는데, 
우와...저거 한조각만 먹어도 배가 부름. 두개 다 먹고 나니 점심 먹을 수가 없었다. 배불러서.
계란은 약간 단맛인데, 명란은 심하게 짠맛이라 좀 부조화스럽달까? 
하여튼 어마어어마하게 양많음.
유메 (합정역 5번 출구, 고깃집 화정 골목 or 봉구비어 맞은편 골목)
일식 이자까야. 예전에 이자까야로 바뀌기 전 한번 간적이 있는데, 이자까야로 바뀐 다음엔 첨 가봤다.
테라스 자리에 앉았더니 이렇게 하늘이 보인다. 
야외좌석이라도 에어컨 빵빵해서 시원했다. 
가게 앞 칠판엔 저렇게 모찌리도후 7000원이라고 적혀 있지만, 저건 단품으로는 주문 못함.
아니 단품으로 주문하면 1만원 훌쩍 넘는 가격이다. 곁들이 메뉴임.
모찌리도후
두부인줄 알았는데, 숟가락으로 눌러보면 탱탱하다. 
일반 두부 식감은 절대 아닌데 치즈도 아니고 두부는 맞고.
소스는 보시다시피 카라멜소스라 (간장이 들었지만서두) 달다. 매우 달다.
저 위의 겨자와 섞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접시가 다이소 것 같았는데, 뒤집어보니 인장 찍혀있는 예술가의 것이었음!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간장새우와 버터라이스를 시켰다.
버터라이스 역시 단품으로 시키면 안되고 곁들이로 시켜야 하는데, 
우리는 버터밥만 2개를 시켰다. 이렇게 시켜도 되나 눈치봤지만, 
비벼 먹으니까 3그릇도 비빌 수 있을 정도로 장이 남는다. 
새우가 딱 7마리 나온다. 감질나서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고, 버터라이스에 비벼 먹으니 별미였다. 
유린기. 바싹하게 튀긴 치킨에 숙주나물과 청양고추 송송썰어 올려준다.
너무 양이 적다 했지만, 먹고 나니 배불렀음.
마지막으로 오코노미야키를 시켰는데, 진짜 일본에서 먹던 맛이 났다.
음식들이 다 맛있고, 맛있는만큼 양이 적고, 비싸다. 

분짜라붐 (광화문 대로 오피스디포 옆 1층) 볶음밥 
일 끝내고 혼자 영화보던 날, 점심도 혼밥. 분짜가 유명한 집에 가서 왜 볶음밥을 시켰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볶음밥을 시켰다. 이곳은 에머이와 똑같은 구성, 똑같은 메뉴길래 에머이에서 먹은 볶음밥이 맛있어서 시켰던 것인데, 에머이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일부러 태웠는지 중간중간 밥이 누룽지처럼 씹혔는데, 이가 아팠다. 국물 한그릇 안주는 인심도 박하고, 계산할 때 영수증 달라고 했더니 계산기 못두드려 사람 엄청 기다리게 하던 종업원의 응대도 별로였다.

디미 (경복궁역 영추문 맞은편 모퉁이 2층)
경복궁에서 만나 원래는 메밀꽃필무렵에 가려고 했는데, 하계휴가 중이었다. 메밀꽃필무렵은 그새 완전히 건물을 새로 지어서 깔끔한 식당이 되어 있었다. 깜놀! 더위 가시면 한번 먹으러 가야지.
그래서 돌아오던 길에 디미가 생각나서 들어갔다. 가격이 비싸다고 걱정했는데, 막상 메뉴판 펴보니 엄청 비싼 건 아니었다. 그새 다른 식당들 음식값이 너무 올라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이곳 음식값은 별로 안비싸다고 느껴지는 듯. 
빵. 따끈하다 못해 뜨거웠다. 맨 손으로 뜯었다가 뜨거워서 바로 놨다. 한김 식혀 먹었다.
이렇게 보니 달고나 빵과 비슷한데, 디미 쪽이 한수 위! 
이곳은 생면으로 파스타를 만들어서 유명하다.
우리는 해산물+올리브 조합과 미트+토마토 조합을 하나씩 시켜서 나눠 먹었다.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천천히 먹으면 배가 부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접시가 커서 그런지 양이 매우 적어보였는데, 이야기하면서 천천히 먹다 보니 엄청 배불러졌다.
역시 음식은 천천히 먹어야...

롤링핀 (합정 메세나폴리스 B1 구 갭 자리) 
메세나폴리스의 갭(GAP) 매장이 없어졌다. 워낙 큰 매장이라 나눠서 임대했는데, 두 식당이 들어왔고 한 자리는 아직도 비어있다. 그중 손님 많은 매장이 롤링핀. 밖에서 보면 식빵 등 베이커리가 보인다. 빵과 케잌과 음료를 같이 파는 카페. 스노우뭐라는 하얀빵과 치아바타에 토마토 콕콕 박힌 빵을 먹었다. 스노우볼은 예전 빨간책방에서 팔던 게 훨씬 맛있고, 치아바타 안에 든 올리브와 버섯이 의외로 맛있다. 치아바타는 식사빵으로 훌륭. 커피는 한잔 마시면 1,500원에 리필 되는 게 좋았다.





덧글

  • 해리 2018/08/12 17:01 # 삭제 답글

    오늘 tv보다 얻은 팁.
    뷔페에선 무언가를 먹고 소화에 좋은. 파인애플과 키위를 먹어야 한대. 즉 사이사이 키위와 파인애플.^^개그우먼 홍현화의 비법.
    다음엔 나도 갈래. 그 뷔페.ㅋㅋㅋ
  • 이요 2018/08/12 20:49 #

    우리도 파인애플을 먹어줬지만 역부족이었어. 많이 먹는데는 해결책이 없음. 게다가 배부른데 뭘 먹어서 해결하다니..노노!!ㅋㅋ
  • 진이 2018/08/12 18:57 # 삭제 답글

    다미의 두번째 파스타는 라쟈냐 줄....배부르다지만 양이 적어 보여...음
  • 이요 2018/08/12 20:49 #

    우린 너무 허겁지겁 먹는 게 문제예요. 앞으론 천천히 먹도록 합시다. 과연? ㅋㅋㅋ
  • 진이 2018/08/14 23:30 # 삭제

    노력은 하겠지만... 맛있는건 식기전에 빨리 먹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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