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루머의 루머의 루머 보고

루머의 루머의 루머 
브라이언 요키 제작
딜런 미넷, 캐서린 랭퍼드 출연
넷플릭스 13부작 

클레이는 함께 극장에서 알바했던 친구 해나가 자살하고 난 뒤, 소포를 받는다. 소포 안에는 카세트테이프 13개가 들어있다. 아이폰의 시대에 카세트 테이프라니! 그걸 듣기 위해 아빠의 작업실, 친구 토니의 자동차를 뒤진 끝에 워크맨을 확보하고 듣기 시작한다. 해나의 목소리다. 해나는 내가 왜 자살하게 되었는지 알려주겠다며 한 테이프에 한 명씩 친구들의 이름을 호명한다. 그들은 작든 크든 해나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고, 테이프 13개를 다 듣고 나면 자기 뒤의 사람에게 테이프를 전달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클레이에게 테이프가 왔다는 건, 클레이도 그 사람들 중 하나라는 뜻이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매회 이번 테이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저 아이와는 어떤 일이 있었길래 문제가 생겼을까?를 궁금하게 만들면서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그냥 보기에는 착하고 해나를 좋아했던 클레이. 클레이는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이 테이프를 받았을까? 역시도 끝까지 드라마를 보게 만드는 힘.
왕따 사건의 피해자가 자살한다는, 흔하다면 흔한 청소년물을 이토록 사람들 마음에 남게 만든 것은 절묘한 구성 덕분이 아닌가 싶다. 물 한방울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찰랑거리면서 목끝까지 차있는 물에 물한방울을 더하면 넘치게 된다는 진리를 이 드라마는 이야기 구조에 끌고 왔다. 보는 사람도 해나와 같이, 해나의 입장이 되어 차곡차곡 쌓여가는 루머들과 거짓말들이 얼마나 해나를 괴롭혔는지, 가해자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심지어는 사랑이라고 우기기조차 했던) 사소한 행동들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였는지 알게 된다. 아마 우리나라 뉴스나 인터넷이었다면 이 이야기에서 테이프의 12, 13번 사건만 추출해 그게 해나의 자살 원인이라고 했을테다. 표면적인 진실은 그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1번에서부터 쌓아왔던 그 모든 것들이 결국엔 물을 넘치게 했음을 이 드라마는 차근차근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들도 자기 나름의 입장과 이유가 있었고, 고등학교 사회라는 큰 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를 대신할 희생자를 찾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해나 역의 캐서린 랭퍼드는 넘나 예뻤고, 그래서 제시카가 예쁘고, 자기는 안예쁘다고 할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과거 장면에선 클레이의 절친으로 나오던 제프가 현재 장면에선 없더니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브라이스는 첫 회 나올 때 극강의 나쁜 놈이라는 거 알아봤다.
고등학생들 이야기니 부모들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약국을 하는 해나 부모님의 그 답답함이 어찌나 가슴 찢어지던지...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아이들은 분명히 입을 다물테고, 그럴 때 부모들은 어떤 마음일까. 상상도 하기 싫다. 그리고 학교의 그 책임 회피와 무기력 또한 인상적이었다. 사람 좋은 줄 알았던 상담선생님 진짜 그러지 말자. 진짜.
이틀 동안 푹 빠져 달리면서 우울하기도 했고, 가슴 아프기도 했다. 참 잘 만들었고, 마지막에 알렉스가 권총자살했다는 말에 시즌2도 궁금하지만, 진이 빠져서 당장은 못보겠다.
그나저나 넷플릭스는 드라마 상세정보에 작가나 감독 이름은 없어서 많이 아쉽다. 제작자 이름 한줄 들어가고 배우 뿐이니...이제 감독이나 작가의 시대는 가버린 건가? 

덧글

  • 해리 2018/09/04 20:04 # 삭제 답글

    난 아직 안봤는데, 이거는 원작이 있고, 그걸 각색한 이야기
    작가는 제이 애셔^^
    괜찮은가 보구나. 그럼 믿고 달려야지.(근데 우울해서..ㅠ.ㅠ)


  • kundera 2018/09/05 04:42 # 답글

    감독/작가 정보는 IMDB에 검색하면 나오니까 굳이 안넣은거겠죠. 그걸로 감독/작가의 시대가 가버렸다고 생각하는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미국에선 넷플릭스 덕에 오히려 감독/작가의 시대가 열렸어요. 예전엔 대형 스튜디오나 제작사에 의해 발굴된 감독/작가만 떴는데 이젠 넷플릭스나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제작하니까 오히려 다양한 작가/감독들이 나올 기회가 많아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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