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보다 썰이 더 긴 뮤지컬 '인터뷰' 관람기 보고


뮤지컬 인터뷰 
추정화 작/ 연출
김재범, 박은석, 김수연 출연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시작은 '잼라이브'였다. 어느 금요일이던가? 8시에 잼라이브를 하면서 9시에 게릴라 방송이 있다는 예고가 떴다. 배우 김수로가 나온다는 것이다. 당연히 9시에도 접속을 했는데, 김수로와 김태진이 더블MC를 봤고, 그날 방송은 정말 미쳤다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웃기는 방송이었다. 김태진도 아재개그라면 남부럽지 않은데, 김수로가 너무 웃기니까 웃느라고 정신을 못차렸다. 댓글창에는 음주방송 아니냐는 질문이 폭주하고. 둘은 넥타이를 풀었다가 머리에 감았다가 하면서 30분이 넘게 퀴즈를 냈다.
거기서 뮤지컬 <인터뷰>라는 작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김수로와 김민종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우리나라 창작뮤지컬인데 작년, 재작년에 뉴욕과 일본에서 공연을 했다는 것이다. 잠깐 검색해봤더니 '살인사건', '10년 전' 같은 키워드가 나오길래 대번에 웹툰 <인터뷰>가 떠올랐다. 루드비코의 <인터뷰> 말이다. 웹툰 원작 뮤지컬인가 싶어 열심히 검색을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았고, 누구 작품인지 나오지를 않았다. 답답.
잼라이브가 끝나고 모든 참가자들에게 뮤지컬 <인터뷰> 50% 할인쿠폰이 도착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솔직히 할인권을 이렇게 많이 쏜다는 건 객석이 빈다는 뜻이고, 그건 그닥 재미가 없다는 뜻일 수 있다. 또 예전에 김수로가 연극열전을 할 때 봤던 연극들이 하나 같이 재미없었다. 그 이후로 나에게 김수로는 믿고 거르는 제작자가 되었고, 이후 조재현의 연극열전 역시 재미없기는 마찬가지였기에 아예 연극열전에 나오는 연극 자체를 안보게 되었다. 나름 한국 창작뮤지컬에도 관심이 있는데, 내가 처음 들어본 뮤지컬이라는 것도 미심쩍었다. 그럼에도 보러 간 것은 일단은 루드비코의 <인터뷰>와 같은 작품인지 넘나 확인하고 싶었고, 예전에 봤던 <필로우맨>과 비슷하다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는 말에도 혹했다.

그렇게 50% 할인을 해서 티켓을 예매하고 일요일 낮, 대학로로 갔다.
팜플렛 표지에 아주 작은 글자로 극작가 이름이 적혀 있었다. 추정화. 어쨌든 루드비코는 아닌 걸로 보인다. 극이 시작되었다.
뮤지컬은....잼라 재미없었다. -.-;;; 
10년 전에 나왔다면 또 모르겠다. 2018년이나 되어 이런 낡은 이야기라니...ㅠ.ㅠ 다중인격장애 고만 하라고!!! 해리성 인격장애 재미없다고!!! 영화 <23아이덴티티>도 재미없어 몸부림친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나 싶었다. 초반 면접을 보고, 소설을 읽어주고, 두 남자가 기싸움을 하다가, 두번째 인격이 나타나고, 스크린의 사진을 보여주며 "000는 죽었다구!!"할 때까지 재밌었다. 그게 초반 30분 경이었다. 그때부터는 다 아는 결론을 지지부진하게 숨기고, 반복에 반복에 반복을 하느라 지루했다. 그러다 마지막 재판정 장면에선 계몽영화인줄!! 헐....어쩜 그렇게 교훈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으시는지.
엄청 투덜거리며 나와서 검색을 해보니 내가 재밌었다고 했던 <필로우맨>이 장장 2007년 작품이었다. 그 연극도 지금 봤다면 욕했을 것이 틀림없다. 11년이라는 세월은 무시 못한다. 그간 우리는 <킬미힐미>, <아이덴티티>, <23아이덴티티>, <셔터 아일랜드> 등등 수많은 다중인격을 접했다. 비슷한 소재라면 참신하기라도 하던가! <셔터 아일랜드>처럼 거짓말에 대한 깊은 고찰이라도 있던가. 지성의 연기가 어마어마했다는 <킬미힐미>도 다중인격이라 안 본 내가...이걸..돈 내고 보다니..ㅠ.ㅠ
이쯤 되니 루드비코의 <인터뷰>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인터넷 접속해 웹툰을 읽으려니 다음 아이디가 휴면계정 처리되어 있어 그거 다시 살려서 읽었다. 4화까지 재밌게 읽고 났더니 돈 내란다. 와...내가 유료 웹툰을 언젠가는 보게 되리라 생각했지만, 예전에 봤던 작품을 기억이 안나서 다시 보는데 유료로 결제하게 될 줄은 진정 몰랐다. 다 읽고나니 뮤지컬 <인터뷰>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였고,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예전에 진짜 쩐다고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감동이 덜했다. 이 극을 뮤지컬이나 연극으로 만들 수는 없겠다는 건 확실했다.
그런 다음, 이 뮤지컬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추정화가 누구인가 찾아봤더니 뮤지컬 배우를 하다가 연출까지 하게 된 사람이었고, 이 분이 연출한 뮤지컬 중에 내가 본 건 하나도 없었다. 역시 그랬구나. 믿고 걸렀어야 했는데 김수로....이제 다시는 속지 않을테다.

P.S _ 그닥 새롭지는 않지만 다중인격이라는 소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만할 듯. 배우들 연기는 나쁘지 않았고, '누가 울새를 죽였나'하는 노래는 괜찮았다. 
P.S _ 왜 여자는 항상 이런 희생자로 나오는가 하면서 부글부글 분개하다가 후반부에 그녀가 꼭 희생자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이상하게도 그건 그것대로 기분 나빴다. -.-;;;




덧글

  • 쥬쥬 2018/09/09 17:14 # 삭제 답글

    자주 보고가는 이요님 구독자입니다. 창작뮤지컬계 스토리텔링은 정말 시대를 너무 모르는것 같아요. 추정화 연출작은 믿고 거르실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위에 최장순씨 검색해서 반디땡루니스 인터뷰보고 식겁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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