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콜리어의 실종 읽고

소피 콜리어의 실종
클레어 더글러스 지음
정세윤 옮김
구픽

런던에서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호텔을 경영하는 프랭키는 18년 만에 고향 올드클리프로 내려간다. 18년 전 실종된 단짝 친구 소피의 사체 일부(운동화와 발)가 발견되었으니 니가 내려와서 사체 확인을 좀 같이 해달라고 소피의 오빠 다니엘이 부탁했기 때문이다. 소피와 프랭키는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다. 프랭키는 부모님이 호텔을 경영하는 부잣집 딸이었고, 소피는 폭력 아빠를 피해 엄마와 오빠와 함께 이 마을로 도망온 처지였는데, 프랭키가 첫 눈에 소피를 점찍는 바람에 둘은 절친이자 껌딱지로 유년시절을 보낸다. 프랭키가 3년 동안 기숙학교에 들어가는 바람에 헤어져 있던 둘은 21살에 다시 만나고, 세 달 후 클럽에서 사라진 소피는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소피가 오래된 부두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너무나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프랭키는 그러나 첫날부터 '니가 한 일을 알고 있다'는 협박편지를 받고, 밤마다 어린 아이가 우는 소리를 듣고, 심지어는 죽은 소피의 환영을 본다. 설상가상 만나고 싶지 않았던 소피의 남친 리온까지 만나게 되는데...

이다혜 기자의 <아무튼, 스릴러>에서 점찍었던 소설 중 하나이다.
2016년 프랭키의 서술과 1997년의 소피의 일기장이 교차로 구성되어 있다. 프랭키는 처음부터 비호감인데, 그 이유는 너무나 말이 많고, 모든 게 자기 중심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피의 일기장을 읽는 게 훨씬 재밌었다. 그러나 소피의 일기는 넘나 찔끔찔끔 나온다.  
더 열받았던 것은 프랭키가 고향 내려가서 아무 것도 안한다는 점. 사체 확인을 하러 내려왔다면서 사체 확인은 안하고 그냥 옛날 친구들 만나고, 옛날에 갔던 곳 가면서 옛날 이야기만 늘어놓을 뿐이다. 대체 여기 온 이유가 뭐냐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럼에도 끝까지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 있고 (그도 그럴 것이 사건의 실체가 끝까지 거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대체 뭔가 싶어 끝까지 읽게 된다) 프랭키의 비호감이 캐릭터였고, 그 캐릭터의 일관성으로 결국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졌다는 걸 생각하면 잘 쓴 소설인 듯.
원제가 'local girl missing' 인데, 그에 딱 맞는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미투 운동의 시대에 맞춤한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무엇인지 넘나 리얼하게 잘 드러나 있다. 권력자에게 처음엔 진심으로 다가갔더라도 곧 그 관계가 변질되고 사람을 괴롭히는 메커니즘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고, 그럴 때 왜 여자들이 주저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런 정도까지가 아니면 거기서 벗어나기도 넘나 힘들다는 것까지도. 후반부 읽을 때는 "아...이 미친 새끼." 소리가 자주 나왔다. 으으.... 그런 사람이 소설 속이 아니라 현실 속에 넘나 많기 때문에 미투가 끊임없이 여기저기서 외쳐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반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모든 주어는 생략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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