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록 애프터눈티 살고

드디어 좀 괜찮은, 대망의 애프터눈티를 먹었다.
10여년 전, 싱가포르에서 애프터눈티를 먹자 약속해놓고, 약속 시간에 1시간 가까이 지각하는 관계로 못먹게된 애프터눈티. 그때 1시간 기다렸던 언니는 이후로 10여년 간 잊을만 하면 한번씩 애프터눈티 사건을 상기시켜 나의 죄책감을 잊지 못하도록 했다. 그 원을 풀기 위해 몇년 전 명동의 핫하다는 커피숍에 가서 애프터눈티 세트를 먹어봤으나, 그 애프터눈티는 태어나 처음 질긴 계란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것말고는 아무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이번에는 용산의 새로생긴 아모레퍼시픽 사옥 1층의 오설록에 가성비 좋은 애프터눈티 세트가 있다고 하여 갔다. A세트는 1인용으로 2만원짜리, B세트는 2인용 5만원짜리. B세트의 구색이 훨씬 훌륭했기에 5천원을 더내고 B세트로 두 개(4인분)를 예약했다.
사옥 1층에 오설록이 2개 있는데, 애프터눈티는 우아한 쪽에서 먹는다. ㅋㅋ
자리를 잡으면 향을 맡아보라고 이렇게 찻잎 담은 그릇을 가져다준다.
안에 찻잎이 들어가 있고, 뚜껑 안쪽에 제목이 적혀 있다.
앞줄은 가향차로 감귤, 동백, 비자림숲향 등이 나는 차였고, 뒷줄은 녹차와 홍차 등의 차였다. 
나는 귤냄새가 나는 제주 영귤을 시켰고, 다른 두 사람은 삼다차던가 풀향 나는 걸 주문했다.
주문하고 5분 정도 지나면 이렇게 1인당 차세트를 내준다.
주전자에 우린 걸 큰 찻잔에 담고, 작은 찻잔에 부어 마신다.
다 마시고 나면 물을 더 주므로 더 우려내서 마실 수 있다. 귤냄새 나고 부드러운 차였다.
오오오~ 드디어 나왔다.
1층은 소보르(보다는 좀 더 딱딱) 빵에 앙버터와 3색 전병. 
전병은 모양만 보고 핫케잌인줄 알았는데, 바삭바삭 부서졌다.
2층은 견과류 들어간 타르트, 단호박 치즈케잌, 미니 머핀, 녹차 티라미수.
녹차 티라미수는 쓴맛이 강했고, 평소 별로 안좋아하는 머핀케잌과 타르트가 맛있었다. 
위에서 부감샷으로 찍어봤다.
제일 윗층(3층)은 파인애플 정과 (우린 배추냐, 고구마냐 고민했는데, 파인애플이라고 가르쳐주심), 
쌀강정, 녹차 양갱, 콩가루 마카롱, 자몽 젤리.
콩가루 마카롱은 고소하고 맛있었으나 콩가루가 지나치게 흩어진다.
3층 디저트 중에는 녹차 양갱과 자몽 젤리가 맛있었다. 파인애플 정과는 촘....
그리고 샌드위치! 
샌드위치의 빵이 기정떡이다. 그래서 따뜻할 때 먹지 않으면 굳어진다고 해서 이것부터 먹었다.
그런데 전혀 떡같지 않은 질감. 그냥 빵같은 질감이었다. 
간도 세지 않고 신선하고 맛좋은 샌드위치였음. 
아래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 부분이 분리돼서 따로 따로 먹었다. 
개인접시에 담아본 머핀, 마카롱, 단호박 치즈케잌.

보통 애프터눈티 먹고 나면 저녁까지 부대끼고 느끼해야 정상인데 이건 그렇지 않았다. 헤비한 디저트가 거의 없었고 (앙버터가 제일 느끼) 양도 적당해서 우리는 5시가 되지 전에 떡볶이를 먹었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포동포동 살 오르는 소리...) 
하여튼 이로써 10여년 간의 원이었던 애프터눈티 세트를 먹었다.


덧글

  • 최강로봇 도라에몽 2018/10/04 23:07 # 답글

    전 이런거 몰라서요 나중에 한번 가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해리 2018/10/04 23:52 # 삭제 답글

    애프터눈티.. 나도 나도 먹어야 하는건데, 너무해~흥칫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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