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월급은 정의로운가 읽고

우리의 월급은 정의로운가
홍사훈 | 루비박스

이 책은 우리동네 도서관에서 한 책 읽기로 선정된 도서다. 제목도 끌리고 책도 얇고 작아서 마음에 들었지만, 루비박스 책이라 빌리는 게 좀 망설여졌다. 요즘은 어떤가 모르겠지만 초창기 루비박스 책은 디자인과 제목은 근사한데, 내용이 그걸 따라가질 못했고, 때로는 교정도 엉망이었다. 몇번 제목에 낚여 읽은 후 출판사 이름을 외워놓았을 정도니까. 빌릴까 어쩔까 하며 넘겨보니, 작가님 프로필(사진)이 근사하다. KBS기자로 '시사기획 창'을 만든다고 한다. 아, 그러면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일본 NHK 탐사보도팀의 책과 비슷한 것이렸다! 그래서 빌렸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고치다 죽은 김군의 실제 월급은 얼마였을까를 시작으로 적정임금에 대한 이야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갈수록 벌어지는 임금격차 이야기, 최저임금은 어쩌다 자영업자와 알바들의 싸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기본소득에 관한 이야기까지 임금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말들을 매우 쉽게 풀어놓았다.
어투도 존댓말을 쓰고, 마치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듯 조근조근 설명해서 굉장히 빨리 읽을 수 있다. 외주업체의 비정규직 차별에 관한 것이야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면서도 임금에 몇퍼센트를 쓰라고 지정해주지 않아 중간에 떼가는 수수료가 어마어마하다는 건 처음 알았다. 같은 제도를 활용하면서도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호하는 독일이 부러워지는 지점이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건데, 모든 걸 기업위주로 풀다보니 그 조그만 조례를 못정하고 있다. (뭐 로비도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본다) 일당 52만원을 받는 덤프트럭기사. 알고보니 그 중 40만원이 기름값이었고, 자동차 수리비, 보험료 등을 빼면 일단 4만원이었다. 헐...
임시투자 세액공제라는 게 원래는 1982년 한해 하려다가 30년째 존속되고 있고, 그거 없앤다니까 앞에다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라고 다른 거 붙여서 여전히 해먹고 있다는 건, 처음 들어보는 얘기인데다 뒷골 땡기는 얘기였다. 고용인원을 늘려야 세액공제를 해줘야지, 어떻게 유지를 하는데 세액공제를 해줘? 읽다보면 스팀 난다.
또 최저임금을 정하는 가이드라인으로 사용자측은 중위임금을, 노동자측은 평균임금을 들고 나온다는데, 내가 읽어봐도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정해서는, 그냥 못사는 사람은 쭉 죽을만큼 못살다 죽으라는 이야기 같다. 최저임금 위원회에 왜 대기업측 사람들이 들어오는지도 모르겠고.
저자는 무조건 노동자편을 들지는 않는다. 대기업 노조가 귀족노조라는 말에 저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대기업 노조들의 묵인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깨지는 실험이 지금 광주에서 일어나고 있다는데, (또다시) 독일의 예를 보면 진짜 일자리는 이제 기업과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지자체와 정부도 나서서 함께 풀어가야하는 문제라는 것을 알겠다. 예전에는 왜 있는지 잘 몰랐던 산별노조가 다른 나라에선 어떤 식으로 이용되는지도 알게 되었다. 글 쓰는 직업도 산별노조가 있어서 칼럼은 페이지당 얼마, 취재는 페이지당 얼마, 카피는 얼마식으로 정해지면 프리랜서들은 참 좋을텐데...쩝. 대기업이 자꾸 노동자를 외주화시키면 굳이 기업노조가 무슨 필요 있나 산별노조가 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쉽게 읽히면서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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