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2019 읽고

트렌드 코리아 2019
김난도, 전미영, 이향은, 최지혜, 이준영, 김서영, 이수진, 서유현, 권정윤 지음
미래의창

트렌드 서적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트렌드 코리아>를 이제야 처음 읽어본다. 몇년 전까지 내가 읽었던 트렌드북은 김용섭이 쓴 <라이프 트렌드> 시리즈였다. 좀 덜 어려워보이고, 더 말랑해보이고, 캘리와 표지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트렌드북을 몇년에 걸쳐 읽다보니 비슷한 주장이 계속되고, 트렌드란 게 사실 1년마다 휙휙 바뀌는 게 아니라서 작년에 했던 얘기가 올해 또 나오는 관계로 요 2~3년은 건너 뛰었다. 그리고 올해는 다른 책을 읽어보자 싶어서 드디어 김난도의 트렌드 책을 읽게 되었다.
몇년을 건너뛴 탓인지 '와...내가 몰랐구나' 싶은 사실들을 한보따리 알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전반부에 2018년 소비트렌드 회고를, 후반부에 2019년 전망을 한다. 아무래도 지나온 세월이다 보니 2018년쪽이 좀 더 흥미로웠다. 가심비와 매력 자본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방탄소년단이 왜 이렇게 엄청나게 인기인지 아무래도 알 수 없었던 나는 매력자본 부분을 읽으며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일간 이슬아를 통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구독경제가 꽤나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서강도서관의 북큐레이션 코너에 '나만의 케렌시아'라는 이름이 붙어있던 것도 이 책에서 따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호캉스와 이름 부르면 대답하는 AI스피커 같은 경우는 나도 올해 경험해본 트렌드여서 더 흥미롭게 읽었다.
2019년의 트렌드 중에는 컨셉에 관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내가 글쓰기 강의에서 이야기하는 컨셉이 어느 새 이렇게 대중화되었나 놀라웠고, 대충컨셉의 이모티콘이 유행이라는 말에 카톡에서 '제제의 발그림' '빡치는 답장' 등의 이모티콘을 찾아보기도 했다. ㅎㅎ 다들 이렇게 앞으로 맹렬히 나가는데, 내가 너무 고여있었구나 싶었고, 컨셉 관련 강의록을 개비해야겠다 결심했다. 
그리고 세포마켓도 평소 궁금하던 것을 긁어주는 챕터였다. 구제쇼핑몰을 차렸다가 전안법 때문에 폐쇄한 후배도 있고, '으네드레스'를 비롯 몇몇 유명한 제작업체도 알고 있던터라 과연 SNS와 블로그로 장사를 하는 게 법에 저촉되지는 않나 궁금했는데, 전반적으로 어떤 마켓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되었다. 
감정대리인도 인상적이다. 서비스부터 모든 것을 대리하다 이제는 감정까지 대리한다니. 나는 대신 봐주고 훈수두는 프로그램을 싫어해서 <나 혼자 산다>도 제대로 본 적 없고, <하트 시그널>도 소문만 들었지 본 적이 없다. 나는 싫은데, 왜 이런 프로그램이 승승장구하는지 '감정대리'라는 개념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가 뒤떨어진다기보다 나는 아직 감정까지 대리할 만큼 이상해지지는 않았다고 안도해본다. 
최근 독서모임에서 쓰레기에 대한 책을 했고, 이번주에는 빅데이터에 대한 책을 하는데, 친환경 시대가 아니라 필환경 시대(살려면 환경보호해야 한다)라는 챕터와 데이터 인텔리전스 챕터는 그렇게 읽은 책들 덕분에 시너지가 났다. 우리나라 쓰레기 배출량이 우리나라 면적의 8.7배가 있어야 되는, 세계 최고 수준(물론 이건 우리나라 면적이 좁은 탓도 있다)이라는 것도, 이미 우리가 바다의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데이터 인텔리전스에선 빅데이터 찬양만 있지 않을까 사시눈을 뜨고 읽었는데, 의외로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서 마음에 들었다. 트럼프의 선거캠페인을 지원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북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거운동을 한 이야기나 장학우 콘선트에서 중국공안이 경제사범을 잡아낸 이야기는 소름 돋았다. 
밀레니얼 가족에 대한 이야기 중 간편식을 많이 사먹는 가구는 1인가구가 아니라 자녀가 있는 일반 가구라는 통계를 보며 역시 나보다는 내 동생들이 간편식과 배달 반찬에 대해 빠삭했던 것도 기억이 났다.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라니! ㅋㅋㅋ 
책을 읽으며 내가 이미 트렌드를 앞서 살았거나 트렌드에 맞춰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들 꿰뚫어 보물을 만들지도 못하고 미래를 예측하지도 못한다. 그러니 1년에 이런 책 한권 읽어 겨우겨우 쫓아가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도 인정해야겠다.  


밑줄긋기
325 _ 사실 우리는 매일 일상생활에서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오늘 내가 출근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부터 오늘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것까지 모든 것에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흔히 수학 공식으로만 생각하지만, 알고리즘이란 '한정된 시간에서 유의미한 목적을 달성하는 명확한 단계들의 연결된 사슬'이다.
410 _ 가장 큰 문제는 자존감을 자신감으로 오인하는 것이다. 자신감의 반대 개념은 열등감이다. 자신감이란 비교 우위에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에, 우위를 빼앗길 경우 곧 열등감에 사로잡히고 만다. 즉, 자신감과 열등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반면 자존감은 비교 우위와 상관없이 자기애와 자기만족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감정이다. 자존감의 핵심은 자기 장점은 물론 약점과 단점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면서도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여전히 사랑하며 신뢰한다는 점이다.

덧글

  • 룰루랄라나 2018/12/06 00:11 # 답글

    트렌디 이요언니! 이 책도 보고파지네용 ㅎ매년 살까 볼까 고민되는 요책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