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요] 몸의 기억력 살고


1년 동안 썼던 핸드폰 케이스를 바꿨다.
핸드폰 구입 초기에 화장실에서 떨어뜨리는 바람에 8만원 주고 액정을 간 적이 있다. 이후 액정 깨질까봐 요즘 대세인 젤리케이스 대신 뚜껑 달린 케이스를 썼다. 이번에도 뚜껑 여닫는 케이스를 샀는데, 지난번 것과 다른 점은 플립을 잠그는 자석식 똑딱이가 없다. 끽해봐야 대일밴드 반토막 정도 되는 작은 손잡이였는데, 그게 있고 없는 차이가 컸다. 매번 새케이스를 여닫을 때마다 그 부분에서 손이 멈춘다. 이전에는 가운데 부분의 똑딱이 손잡이를 열고 뚜껑을 열었는데, 그 단계가 없어지자 손이 매번 헛손질을 한다. 그때마다 보면서 "아...나 케이스 바꿨지."한다. 또 스마트폰 게임을 할 때 손잡이를 찍 들어올려 뚜껑을 뒤로 돌리곤 했는데, 이번 폰케이스에서 그러다가 핸드폰 놓칠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깨닫는다. "아...케이스 바꿨지." 
 
몸의 기억력이란 참 무섭다. 이 집에 갓 이사왔을 때도 설거지할 때마다 난감했다. 지난번 집이나 이번 집이나 싱크대 크기는 같다. 다만 구성에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데, 지난번 집은 싱크볼이 크고 양 옆의 싱크대는 좁은 스타일, 이번 집은 싱크볼 사이즈가 줄어든 대신에 양 옆 싱크대는 살짝 넓어진 스타일이다. 그 폭의 차이가 1cm 정도일까? 눈으로 보면 알 수 없는데, 설거지를 하거나 도마를 놓고 요리를 해보면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예전 집과 같은 그릇 갯수에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수량도 비슷할 때, 내가 평소하던대로 설거지를 하면 온 사방에 물이 다 튄다. 싱크볼이 살짝 작고 얕기 때문이다. 설거지를 할 때마다 그 1cm 때문에 신경질이 나곤했다. 대신 도마를 놓고 뭘 썰거나 요리를 할 때는 다른 요리재료나 수저 같은 걸 얹어 놓을 여유가 있어 숨통이 트였다. 몇 개월 지나니 적응이 되어 요즘은 처음처럼 물 난리가 나거나 그릇이 넘쳐서 괴로워하는 일은 줄어들었다. 
아마 핸드폰 케이스도 두어달 지나면 손에 익겠지. 
그러고 보면 기억력에 있어서는 늙어가는 뇌보다 몸이 믿을만 한 것 같다. 


덧글

  • 해리 2019/01/09 17:41 # 삭제 답글

    나는 뚜껑 없는 케이스를 쓰다가 결국 예전 케이스를 꺼내서 다시 장착했다는. 세상 편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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