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요]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연재 소설 읽고

드디어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읽기 시작했다.

장강명 작가가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고, 복수극의 원형이라고 적극 추천을 했을 때부터 꼭 읽어야지 점찍었지만, 총 5권이라는 어마어마한 권수에 질려서 빌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독서모임에서 송년회 때 올 한 해 꼭 읽을 책을 쪽지에 써서 모아두었다가 연말에 열어보고 목표달성을 했나 맞춰보는데, 그 쪽지에도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썼건만, 읽지 못했다. 작년엔 발 깁스를 해서 방에 2개월이나 틀어박혀 있었는데도, 그 좋은 기회를 다른 책을 읽으며 날렸다.
독서모임에선 올해도 쪽지를 만들었고, 나는 또다시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썼다. (거기에 다른 책 1권 더 추가)
책을 사면 도서관에서 빌린 책부터 읽을 것이 뻔하여 도서관에서 1권을 빌렸다.
빌리기는 했다만 옛날 책이라 편집도 옛날 방식이고, 하드커버인데다 책이 너무 더러웠다. (어떤 페이지에는 짜부라져 죽은 모기의 사체와 그 사체에서 나온 피가 칠갑을 하고 있기도...ㅠ.ㅠ) 그러니까 읽기 싫은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책이었다. 며칠을 그냥 처박아놨다가 빌렸으니 펴보기나 하자 싶어서 폈는데.... 우와 대박! 10p 안에 벌써 사건이 막 벌어진다. 배가 항구에 들어와 정박하는 사이에 등장인물들의 면면과 성격이 모두 드러나고, 누가 누굴 싫어하고, 누구의 성격은 어떠하며, 앞으로 어떤 고난이 있을 것이라는 게 예고되어 있다. 재밌어서 멈추기가 힘들었다. 와...이거 뭐지?

요즘 웹소설에 대한 책도 훑어보고 있는데, 그 중 팩션(역사+픽션)의 역사 부분에 뒤마가 나왔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삼총사', '철가면' 등을 썼으며 이것들을 팩션의 시초로 보자면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철가면'은 어릴 때 넘나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인터넷에 알렉상드르 뒤마를 검색해보았고, 그가 생전에 400여 권의 소설을 썼으며, 원래는 극작가였는데 소설가로 방향을 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극작가로 희곡을 썼던 그는 신문에 연재소설란이 생기자 돈을 벌기 위해 연재소설을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어마어마한 히트를 기록했다고.
어쩐지...책을 읽을 때 한편으로는 희곡 같고, 한편으로는 웹소설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독자들에게 "자, 그럼 눈길을 돌려서 파리의 어느 저택으로 들어가보자."하는 식의 해설이 나오니 희곡 같았고, 사건이 빵빵 터지면서 독자를 후킹하고 다음 장을 읽지 않고는 못배기게 만드는 부분은 웹소설 같았다. 그게 웹소설이 아니라 연재소설의 특징이었다. 연재란 다음 회도 읽고 싶도록 만들어야 하고, 그 성질은 신문이 되었든 잡지가 되었든 인터넷이 되었든 변하지 않는다.
떠올려보면 나도 연재소설깨나 읽었다. 아빠가 가져오던 스포츠신문의 연재소설, 아모레에서 발행되던 월간지 향장의 연재소설 등을 기다려 읽은 세대이니 웹소설이라고 그닥 다를 게 없음을 알게 되었다.
연재의 역사란 이렇게나 오래되었구나 싶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는 그닥 오래되지 않았구나 하는 것도 느꼈다.

아직 1권의 절반 정도 밖에 읽지 않았는데도 뒤마의 다른 소설들이 읽고 싶어 뒤져봤더니 400권이나 썼다는데, 우리나라에 번역된 건 몇권 없었다. 아무리 봐도 재미를 모르겠던 '삼총사'를 빼고 나면 '검은 튤립'이라는 작품 하나 있던데, '몬테크리스토 백작' 끝나면 '검은 튤립'도 빌려봐야겠다. 

덧글

  • 해리 2019/01/11 15:57 # 삭제 답글

    연재처럼요. [일간 이요]도 참 재밌단 말입니다.
  • 진이 2019/01/12 22:33 # 삭제 답글

    윗분말에 동의[일간 이요] 좋아요 ^^
댓글 입력 영역


2018 대표이글루_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