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동 도서관 마을 구경 살고

서울의 몇몇 유명한 도서관들이 있는데, 그중 구산동 도서관 마을도 유명하다. 이름만 듣고 가보지 못했는데, 명지대에서 강의 듣는 김에 구경 가보게 되었다. 은평구 끝자락에 있는 구산동은 낯선 동네는 아니다. 약 20년 전에 여기서 회사를 다닌 적이 있다. 그 동네에 대해 생각나는 건 아침마다 빵냄새를 풍기던 주재근 베이커리와 온 법당을 진짜 금박으로 덮어 꾸민 수국사 정도밖에 없지만.
구산동 도서관 마을은 5채의 건물을 헐어 만든 도서관이라고 한다. (계단에 이 도서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외부는 이런 모양이다. 은색, 노란색, 흰색 건물이 전부 도서관이다.
노란 벽돌이 신기해서 자세히 봤더니, 붉은 벽돌에 노란 페인트칠을 한 거였다.
그것만으로도 눈에 띄고 경쾌한 느낌이 나서 좋았다. 

흰색 건물도 아마 벽돌 위에 하얀 페인트를 칠한 게 아닌가 싶다.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이렇게 반지하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반계단만 내려가서 뒤를 돌면 이런 광경이!
로비 부분에 이렇게 윗층까지 뚫어서 시원한 느낌을 주니 좋다.
책꽂이 뒤에 하얀 그물을 덮어놨을 뿐인데 이렇게 색다르고 세련되어 보이다니!
책이 빠지지 않도록 하면서 인테리어 효과도 있으니 1석2조다.
총총 뚫린 창문 사이로 바깥 풍경이 잘 보인다.
계단 창문 중에는 이렇게 꾸며진 창문도 있다.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도서관 마을에 들어선 곳에 5채의 집이 있었는데 그중 한옥은 허물고 
양옥집은 뼈대를 놓고 꾸몄다고 하는데, 이렇게 옛날집 원형을 보존해 놓은 부분도 있다.
이런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책장 사이 벽에는 시인들의 얼굴과 이름이 뙇!!
코너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놔서 자세히 보려면 꽤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코너들 중 좋아하는 마스다 미리 소개 코너가 있어 찍어봤다.
사실 이런 건 서강도서관도 잘하는데, 서강도서관은 워낙 좁다 보니....
층마다 각 자료실을 연결하는 중앙에는 이런식으로 책이 꽂혀 있고,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가장 놀랐던 건, 만화방이 층마다 있다는 점!!
특히 여기는 3개층의 만화방 중 가장 화려하게 꾸며진 방.
아이들이 만든 만화책이 수십권 놓여 있다. 
여기 와서 강의하신 유명 작가들의 사인을 모아놓은 코너다.
 
(왼)아래쪽 박시백 화백의 사인이 예뻐서 찍고 보니, 제일 위에 신경림 시인의 사인도 있다.
(오른) 김목인과 신형철의 사인. 두 분 다 우리 독서모임에서 이번 시즌에 하는 책의 저자들. 뿌듯. ㅎㅎ
마치 캘리그래피를 배운 듯 반듯하고 예쁜 글자들.
B급 며느리 진영 씨와 박원순 시장과 장강명 작가의 사인.
1층 계단참에는 이런 것이 붙어 있다.
도서관 책들은 대체로 책커버를 벗겨내고 바코드를 붙인다.
벗겨낸 커버는 버릴텐데, 이 도서관은 그걸 활용해 벽화를 만들었다.
책등과 책표지를 벽에 붙여 책꽂이처럼 만들었다. 예쁘다.

나는 우리동네 도서관을 좋아한다. 책도 깨끗하고, 대체로 쉽게 빌릴 수 있고, 5층 창문으로 내다보면 서강대교가 일직선으로 보이는 멋진 뷰를 자랑하는데다, 사서들이 기획을 잘 해서 추천코너 훑어보는 재미도 있고, 행사도 재밌는 게 많아서 기다렸다 참여하기도 한다.
그래서 다른 도서관 별로 부러워하지 않는데, 구산동 도서관 마을은 부러웠다. 이 도서관 때문에 구산동으로 이사가고 싶어질 정도로...^^;;; 


덧글

  • 제이미 2019/04/16 20:35 # 답글

    우와~ 너무 좋네요 ㅎㅎ 사실 집 근처에 마포 중앙도서관에 하늘도서관이 있지만 책책책 + 공부하는 사람들이라 매번 책만 빌리고 후다닥 나와야 하는 느낌인데 여기는 정말 책과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네요. 날씨도 좋은데 조만간 한 번 들려봐야겠어요.
  • 이요 2019/04/17 13:37 #

    마포중앙도서관은 사람이 많죠. 이 도서관은 평일 낮엔 빈자리가 꽤 있더라구요. 자료실과 열람실을 따로 나눠놓지 않아서 그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한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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