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 끝판왕 - 조계사의 연등 살고

일전에 청계천 연등을 볼 때 조계사에 가봐야하지 않겠나 했는데, 날도 춥고 다리도 아파서 포기했다. 그 며칠 뒤 우연히 조계사를 들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인사동에서 1차로 술을 마시고, 2차로 종로 쪽으로 넘어가다 조계사 앞의 라바 등불을 보고 우리는 사로잡힌 듯 조계사 계단을 오르고 말았던 것이니...
우리를 유혹한 라바 등.
그 옆에는 둘리등!
이렇게 여리여리한 색상의 돼지등이라니!!
내가 좋아하는 부엉이 등도 있었다.
요즘 대세 라이언등.
(후드티의 저 끈 디테일 좀 보라지!)
민화풍의 물고기와 바다등
어린왕자 별등
그리고 내가 넘나 좋아하는 에밀레 등
(비천상이 없는 거 보니 에밀레종은 아닌듯 하나 내 맘대로 우겨본다)
위의 등들은 이 천막 옆쪽으로 쭉 동상처럼 서 있다.
 
천막에 달린 아름다운 연등들.
그리고 이 천막을 통과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연꽃등이 열려 있다.
넘나 곱고 아름다워 클로즈업으로 또 한번 땡겨보았다.
본격 조계사 앞마당으로 진입하기 전에 어마어마한 조명을 받고 계신 오래된 고목 한 그루.
조계사 사무실 건물 양쪽에는 비파 타고 퉁소(?)부는 선녀상!
그리고 본격 조계사 앞마당으로 진입한다.
하늘에는 이렇게 끝도 없는 분홍색 연등 행렬~~
 
와...정말 이렇게 끝도 없는 연등은 첨 본다.
왼쪽 리프트 위에 올라가 계신 분들은 연등을 달고 있는 중이다.
마당에서 바로 돈받고 연등을 달아주는데, 계속 자리가 없다며 소리쳤고,
아래쪽의 기부자는 거기 달아달라고 소리쳤다.
그렇게 연등 다는 모습도 처음 봤네. 요즘 연등이란 이렇게 시스템적으로 다는구나...ㅎㅎㅎ  
 
땅과 함께 찍어보면 이렇다. 연등이 너무 아름다우니까 단청이 빛을 잃었네.
 
그때 마침 조계사 앞마당에선 합창단의 공연 등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스님이 고목 뒤에 서서 그 무대를 지켜보는 모습이 이채로워 한 컷 찍어봤다.
조계사 정문에는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외쳤던 아기부처등이 서 있다.
기독교든 불교든 성인들은 어릴 때부터 참 가족애 같은 게 없는 듯.

이렇게 실컷 눈호강 하고, 집에 와서 TV를 틀었더니 KBS 2TV에서 연등회에 대한 다큐를 하고 있었다. 연등을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용 연등을 뒤집어 쓰고 행사 연습하는 모습 등이 차례로 보였다. 그때서야 나는 연등의 연이 연꽃 연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당연히 연등은 연꽃등의 준말인 줄 알았다. 그러면 떠 있으니까 연날리기할 때의 그 연인가 했으나 그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여러 개의 등이 이어지니까 '연속하다' 할 때의 연인가 했더니 그도 아니었다. 아니, 그럼 연등의 연은 대체 뭐야? 하고 사전을 찾아보니 '타다, 불사르다, 불붙이다'는 뜻이다. 헐....이럴수가! 수십년 동안 연등을 봐오면서도 나는 연등의 뜻이 뭔지 몰랐던 무식자였다. 그러니까 풍등이 연등에 가깝네? 불타는 등이라니....흠흠. 이럴수가. 
어쨌든 부처님 오신 날 근처에 연등 원없이 봤다. 진짜 예쁘고 감탄 나오더라. 좋았다.


덧글

  • 냥이 2019/05/13 20:28 # 답글

    조계사에 연등을 많이 달군요.(방송에서는 보기 힘든건데...)기중기라고 적으신게 영어로는 scissor lift라고 부른다던데 한국어로는 뭐라고 부르려나...
  • 이요 2019/05/14 08:22 #

    아...리프트란 말이 있었군요. 그게 생각안나서 기중기라고 썼어요. 고쳐야지.^^;;
  • ChristopherK 2019/05/13 21:51 # 답글

    중생의 관점에서 제작한 연등이로군요.
  • 키드 2019/05/14 09:51 # 삭제 답글

    진짜 예쁘네요. 연등이 저렇게 예쁠 줄이야.... +_+ 덕분에 잘 봤습니다!
  • 해리 2019/05/14 13:42 # 삭제 답글

    우오오오오(감탄의 연속: 내년엔 나도 조계사 갈거야. 갈꺼야. 우이천 말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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