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읽고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박한선 | 아르테

장강명 페이스북에서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실물을 보니 표지와 편집이 예쁘게 되어 있어서 읽었는데...음...신경과학과 인류학에 따라 사람의 마음을 연구한다는 책날개의 저자소개가 무색하게 상식적이다. 뭔가 신경과학 같은 건 좀 다르게 인간을 볼 줄 알았던 내 기대가 문제였을 수도...
초반에는 재밌게 읽어갔는데, 내성적인 사람을 변호하는 장에서부터 한쪽으로 기울어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연애 관련 부분이 나오면 백퍼센터 남자 입장에서 서술되어 있어 짜증났다. 후반부에는 인간 심리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대학교 1학년생들 대상의 교양강좌를 듣는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없는 소녀들이 생리를 빨리 시작한다는 것과 유년이나 청년 시절의 1년은 자기 생의 1~2%에 불과하지만 노년의 1년은 남은 생의 20%에 해당하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기가 꺼려진다는 것. 그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밑줄긋기
5 _ 인간의 마음은 아주 연약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인간의 지능, 언어, 사회성, 문화 등에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능력은 우월한 능력이라기보다는 취약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적응 전략이었는지도 모릅니다.
23 _ 사실상 모든 정신적 고통은 불안과 관련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1 _ 죄책감은 내적인 양심에 의해서 규제되지만, 부끄러움은 외부의 시선에 의해서 더 많이 좌우됩니다.
66 _ 사랑에 빠진 파트너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탐색 비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연인과의 사랑에 푹 빠지지 못하는 '합리적인' 사람은, '거기서 거기인' 대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을 계속하다가 제때를 놓칠 확률이 높겠죠.
174 _ 대항해시대를 이끌던 모험가들은, 사실 바다를 누비던 해적의 다른 이름입니다.
227 _ 흔히 진실이 존재하지만 가려지기 쉽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진실은 아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기억과 감정, 이성은 모두 기만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인지와 감정 체계는 '진리 추구'를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니라 '개체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진화했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느낍니다.
228 _ 인간은 일단 어떤 식으로든 판단을 내리면 그 판단을 고수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235 _ 슬픔과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은 아주 소중한 인간성의 본질입니다. 하지만 무엇이 더 깊은 공감을 불러온다고 해서 그것이 더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283 _ 사회생활이 참 힘들다는 분이 많습니다. 사실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의 뇌, 즉 우리의 마음은 기본적으로 9할이 자연을 향해 조율되어 있습니다. 다른 이와 협력할 때도, 그 목표의 3할이 자연입니다.
288 _ 인류학자 데이비드 랜시에 의하면 주된 놀이는 아이들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어머니와 아이의 놀이는 일부 서구 중산층 사회에서만 관찰되는 예외적 현상이라고 했죠.
344 _ 일반적으로 노인은 인지적 판단을 하는 데에 판단에 따른 결과보다는 수반되는 감정 반응을 더 많이 고려합니다. 따라서 어떤 인지적 선택에 따를 것이라고 예상되는 결과가 감정적으로 불편하다면, 예를 들어 현재 처한 상황이 불안하거나 제안자의 태도가 무례하다고 느껴지면 결정을 미루거나 바꾸는 경향을 보입니다.



덧글

  • 룰루랄라나 2019/06/26 12:22 # 삭제 답글

    어제 정지영 라디오 코너에 신경인류학를 한다는 정신과 전문의가 나와서 신경인류학에 대해 소개해서 흐아 뭐 저런 학문이 했는데.. 저런 에세이도 있구만요. 관심관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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