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드라마 : 동백꽃 필 무렵, VIP, 모두의 거짓말 보고

12월 시작되고도 5일이나 지나서 부랴부랴 올리는 11월 드라마 리뷰. 일단 보던 드라마 두 편이 끝났다.
하반기 삶의 낙이었던 <동백꽃 필무렵>. 임상춘 작가님 뤼스펙트! 어떻게 이런 걸 쓸 수 있는지! 이런 드라마 보고 있으면, 내가 뭐하러 머리 싸매고 머리카락 잃어가며 대본 쓰고 있나, 그냥 이런 드라마나 보며 평생을 즐겁게 보내지 싶어진다. 좋은 드라마가 언제나 그렇듯 연출도, 연기도, 대본도 구멍이 하나도 없었다. 버릴 회가 하나도 없기도 했지만, 특히 향미가 죽던 24시간이 나오던 회와 동백이 엄마와 헤어지던 날을 복수하던 회는 진짜 레전드였다.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던지, 엉엉 울며 봤다. 아...진짜...다시 떠올려도 떨리는 장면들이네. 
이제까지 내가 사람 옆에 사람이 있다는 의미로 즐겨 인용했던 대사는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마지막 내레이션이었다. 사람은 섬이다. 하지만 그 섬은 바다 아래서 연결되어 있다는 휴 그랜트의 이야기. 이제 나는 그 대사를 <동백꽃 필 무렵>의 마지막 대사로 바꿀 예정이다.  
"내 인생은 모래밭 위 사과나무 같았다. 파도는 쉬지도 않고 달려드는데, 발밑에 움켜쥘 흙도, 팔을 뻗어 기댈 나무 한 그루가 없었다. 이제 내 옆에 사람들이 돋아나고, 그들과 뿌리를 섞었을 뿐인데 이토록 발밑이 단단해지다니. 이제야 곁에서 항상 꿈틀댔을 바닷바람, 모래알, 그리고 눈물나게 예쁜 하늘이 보였다.”

많이 억지스러웠지만 <모두의 거짓말>도 끝까지 봤다. 넷플릭스에서 해주지 않았다면 끝까지 보지 않았을테니, 이제부터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해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시청 양상이 갈리는 걸까? 초반에 담뱃불 붙이느라 덜 꺼진 성냥을 던지자 스키드 마크에서 불이 확 일어났을 때, 나는 이 드라마에 업혔고, 이후 손과 발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살아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정상훈이 눈알까지 뽑히고 나자 마음을 접고 그냥 관성처럼 봤다. 그러다 신입이 죽은 회에서 개충격을 받고 그 추동력으로 끝까지 달렸다.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반장은 역시나 끝까지 마음에 안들었고,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던 강진경은 끝까지 좋았다. 강진경 순경 역을 했던 배우 이름이 김시은이란다. 와...나는 시은이라는 이름 가진 배우를 좋아할 운명인가? 박시은도 참 좋아했고, 최근에 <좋알람>에 나왔던 김시은도 좋은데, 이 언니까지 김시은이라니!! 위화감 없는 경상도 사투리 연기, 나이쓰!!
그리고 요즘 본방으로 보고 있는 드라마는 <VIP>다.
백화점판 여인열전이라고 할까? 남자 팀장 한명 두고 여자들이 다글다글 모여서 그냥....ㅎㅎㅎ 누가 이상윤의 불륜녀일까를 매회 낚시질하며 감질나게 보여주는 바람에 4회쯤에서 포기할까 하다가 결국 그것땜에 6회까지 보고, 그 이후의 전개도 흥미로워서 계속 보고 있다. 사실 이 드라마는 6년 전 내가 썼던 드라마와 메인 줄기가 같아서(같다는 걸 6회 반전 보며 깨달음) 굉장히 열받아 했는데, 어떤 경로로 확인한 결과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또 7회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는 완전히 다르기도 해서, 그간 찜찜하던 마음을 벗고 앞으로는 가뿐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표예진과 곽선영을 좋아하는데, 이 두 배우가 굉장한 비중으로 나와서 마음에 든다.  


덧글

  • 해리 2019/12/06 09:35 # 삭제 답글

    <모두의 거짓말> 잊고 있었다아아..ㅜㅜ
    빨리 <왓쳐>를 다 봐야 하는데(이거 너무 힘들어.ㅠㅠ아직도 11화.이 답답함을 누구와 이야기 해야 하나..)
    동백꽃 필 무렵은 끊어보기 할 수 없어서 앉아시청.ㅋㅋ
  • 이요 2019/12/06 10:02 #

    <동백꽃..> 다음에 하는 <99억의 여자>가 그렇게 재밌다고 난리들이더라. 함 봐주라.
  • 2019/12/16 11: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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