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본성 :칼과 현 (국립중앙박물관) 보고

회사에서 전통문화에 관련된 콘텐츠를 보다보니 역사라든가 지역, 문화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하여 오랜만에 시간을 낼 수 있게 된 주말 어딜 갈까 하며 온갖 미술관의 전시회를 조사한 결과 가장 끌리는 곳이 '가야본성'과 '핀란드 디자인 1만년'전을 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두 전시회 통합 입장료가 1인당 7200원. 국립중앙박물관 와서 내본 돈 중에 가장 높은 액수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기대했던 '핀란드 디자인 1만년'보다 '가야본성'이 훨씬 더 좋았다. 한 10(0)배쯤 좋았다. 
가야본성 전시관 제일 마지막에 걸려 있던 이 글만으로도 나는 이 전시를 본 보람이 있었다.
가야의 키워드를 '공존'으로 뽑은 것도 좋았고, 
가야금은 신라로 넘어갔지만 신라금이 되지 않았다는 것, 이게 디아스포라라는 것.
군더더기 없이 설득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글이다. 


제일 뒤에 있던 핵심부터 끌어왔으니, 이제 차근차근 돌아본 순서대로 찍은 사진들을 한번 봐볼까?
앗,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안찍을 수 없는 뷰로 시작.
이 뷰는 볼 때마다 습관적으로 찍게 된다. 너무 절묘한 프레임인듯.
벽에 '구지가'의 구절들이 하나씩 와서 박히는 컴컴한 복도를 지나면 제일 처음 나오는 이 돌들은
가야를 세웠다는 김수로의 부인 허황옥이 아유타국에서 가져온 파사석탑이라고 한다.
바다의 풍랑을 잠재운 돌이라는데, 배 밑에 두고 균형을 잡은 용도가 아니었나 추정된다고 한다.
실제로 이 돌들은 국내에는 없는 돌로, 다른 나라에서 온 허황옥의 존재가 실재였음을 알려준다.
구지가 통로와 이 돌부터가 이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가야인이라고 추청되는 뼈
내가 신라 토우에 사죽을 못쓰는데, 가야에도 토우 같은, 찰흙으로 만든 것 같은 집이 있네.
왜 제대로 만든 집들보다 앞(3번)의 못생긴 집이 더 매력터지는지! 알 수가 없단 말이지.
가야전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배 모양을 한 유물들이 많다는 것이다. 
2번 같은 경우는 넘나 모던하지 않나? 너무 이쁘고, 모던하다.
이런 배모양의 유물도 있었다.
이건 정말 찍을 수밖에 없었는데, 위쪽 녹색 유리잔과 똑같은 것이 경주박물관에 있다.
경주박물관의 유리잔은 금으로 만든 가마 안에 놓여 있다. 내가 경주박물관에서 제일 좋아하는 유물이다.
어린시절부터 넘나 좋아해서, 경주박물관 가면 언제나 저 유리잔 앞에 서서 한참을 구경하다 오곤 했다.
신라시대에 유리가 있었다고 하면 '그 시절에 유리가? 말도 안돼' 하던 친구들에게 답답해서 보여주고 싶은 유물이었는데, 
역시나 설명을 보니 신라에게서 선물 받은 유리잔이라고 한다. 아하, 그렇구나.
아래쪽의 유물은 말에 매다는 장식이다. 이 종류의 유물이 많아서 인상적이었다.
 
목걸이들이 예뻐서 보는 족족 찍었다. 5번 목걸이는 곡옥이 반가워서 찍은 것.
내가 다닌 중고등학교 상징이 곡옥이었다. 신라 금관에도 매달려 있는 그 곡옥.
 
수정, 무려 크리스탈이다. 가야에선 크리스탈도 제작했다!! | 이 색의 조화는 요즘 봐도 힙하고 예쁘지 않나?
곡옥이 달려 있는 목걸이. 4번은 주황색이라, 본 적 없는 색이라 더 신기하다.
푸른 계열도 멋지다. 하여간 목걸이들이 다 너무 예쁘고 히피스럽고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입이 딱 벌어졌던 가야토기 전시관. 뭔가 현대미술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전율이 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제까지 박물관에서 보는 토기란 벽쪽으로 붙인 진열대 안에 하나하나 이름표를 달고 놓여있는 것 뿐이었는데, 이렇게 사방으로 뚫린 유리벽 안에서 한꺼번에 떼로 만나는 것도 처음일뿐 아니라 안쪽에서도 밖에서도 볼 수 있는데, 어둠 속에서 저 곳만 빛나니 이건 무대예술 같기도 하고, 현대미술 같기도 하고,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다. 고리타분하다 생각했던 토기를 이런 방식으로 전시할 수도 있다니! 가야는 여러곳이다. 아라국, 가라국, 가락국, 고자국, 비사벌국, 다라국 등. 이 각국의 토기 특징은 벽에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고, 그걸 보고 이 안쪽 진열대 안으로 들어와 하나하나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것이다.
토기관만큼이나 압도적인 전시실이 이곳이다. 딱 들어서는 순간 천마총 내부가 생각날 정도로 천마총과 흡사한 전시방식이다. 즉, 가야에서 출토된 고분 내부를 묻혀있던 그대로 재현한 전시실로, 바닥에는 바위 등이 그림이 표시되어 있으며, 벽에는 출토 유물 사이로 원래 누워있었을 사람들의 그림이 나타났다가 재처럼 흩어져 사라지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멀티미디어와 결합된 전시란 이런 것이군! 했다.
가야에는 순장 제도가 있었다 한다. 그래서 주인이 죽을 때 같이 묻힌 순장자들의 유골과 유물들도 함께 출토되었다니 저 벽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람들이 더욱 애달파 보인다.
이 항아리는 내 키의 절반은 되는 큰 크기였는데, 
조각조각난 걸 이렇게 잘 붙여서 원형을 만들다니 싶어서 찍어봤다.
예전에는 청동거울 싫어했는데, 나이들어서 보니 아름답다.
심지어 녹슨 것까지도 아름답다. 푸른 청동에 붉은 녹. 아름답다.

2탄은 to be continued...

덧글

  • 희야 2020/01/09 01:31 # 삭제 답글

    이요님도 여기다녀오셨네요 전진짜 기대안하고갔는데 넘 좋더라구요 애들보여주려고 간건데 제가 푹빠져서 봤습니다ㅎ 2편도 기다릴게요
  • 이글루스 알리미 2020/01/20 08:03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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