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본성2 (국립중앙박물관) 보고

가야본성 전은 전시되어 있는 가야의 유물들보다 그걸 전시한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만약 여기 나온 유물들을 일반적인 박물관의 진열대로 전시해놨다면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국별 전시는 현재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고.
토기들을 육각 유리선반에 얹어 떼로 보여주는 것과 분묘 안의 유물들을 발굴 당시처럼 구성하고 무덤 안처럼 연출한 전시실에서 이미 감동했는데, 그 다음 더 역동적인 전시실들이 이어졌다.
갑옷과 투구를 전시해놓았는데, 마치 진시황의 병마용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와...
조명과 반복적인 세팅이 얼마나 극적인 느낌을 주는지!
이것은 목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참 무거웠겠다.
그리고 이런 전시실이 있었다. 가야의 군대를 재현해 부하들은 하얀 조각으로 만들어 세워놓고, 
대장은 컬러로 고증에 맞춰 갑옷과 투구, 무기를 들고 말까지 타고 있다. 
조각들은 움직이지 않지만 뒷배경 스크린으로 계속 숲이, 바다가, 땅이 흘러가고 음악도 나온다.
한편의 짧은 영화를 보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처음엔 되게 멋지다 했는데 한참 보고 있으면 군인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ㅋㅋㅋ
뒷배경만 쉴 새 없이 흘러감. 음악과 효과음으로 분위기 조성.
그리고 따로 유리상자에 소중하게 진열되어 있는 기마인물형 뿔잔.
이번 전시 티켓과 브로슈어의 메인 이미지인데, 나는 이걸 보며 왜 어디서 봤지? 했다.
역시나...경주박물관에 있는 거였다. 경주박물관이라 신라유물인줄 알았더니 가야 것이었구나.
말에 매다는 장식품 하나 더. 
그리고 가장 흥미진진했던 덩이쇠. 
가야는 철기 생산으로 유명하니까 철공구 같은 게 아닐까 하고 지나가려 했는데, 설명을 읽어보니 아마도 화폐로 기능했을 것이라고 한다. 금덩어리 대신 덩이쇠로 부를 축적하고 돈처럼 사용하기도 했던 모양. 저렇게 덩어리 지어 우루루 쏟아져 출토된다는데, 어느 시대든 돈 쌓아두는 건 비슷하구나 싶다.
마지막에 현대의 작가가 가야금을 해체하여 이렇게 작품을 만들어놨다.

전시 제목에 '칼과 현'이라고 들어가 있지만 악기나 가야금 같은 건 전시되어 있지 않았다. 칼의 노래도 현의 노래도 김훈의 작품이고, 현의 노래는 우륵의 일대기에 대한 이야기니 저렇게 제목을 붙인 것 같다. 칼은 가야가 최초의 철기국가였다는데서 따온 것 같고. 그래서인지 맨 마지막에 이런 작품이 있었고, 가운데 불빛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면서 그림자가 움직이는 느낌을 줬고, 맞은편 벽에는 신라금이 아닌 가야금으로 남은 가야의 디아스포라에 대한 글이 써 있었다. 전체적으로 시작과 끝, 그 사이를 관통하는 컨셉과 이야기를 제대로 꽉 잡고, 현대의 기술과 접목시켜 분위기를 느끼게 한 전시였다. 전시에도 이런 표현을 하는 게 가능하다면, 수작의 전시였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글박물관의 전시기획자가 누군지 놀랍다. 진짜 잘한다. 

가야본성 : 칼과 현
2019. 12. 3~2020. 3. 1.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입장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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