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드라마(와 예능) 보고

5~6월에 본방사수만 5편을 하느라 진이 빠져, 요즘은 드라마를 좀 덜 보고 있다. jtbc <월간 집>은 4화까지 봤는데, 나쁘지도 않았지만, 신데렐라 드라마를 답습하고 있어 보다 말았고, SBS <라켓소년단>은 애들이 귀여워서 보려고 여러번 시도했는데, 왜 내가 틀 때마다 김상경이 나오는 건지....김상경 분량은 왜일케 많은지...-.-;; <슬의생2>는 일주일에 한번이라 기다렸다 넷플릭스에서 한꺼번에 달릴 예정이다.

이 구역의 미친X (아경 극본 | 이태곤, 안지숙 연출 | 정우, 오연서)
이 드라마는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로, 첫 회를 기다려서 봤는데, 정우가 너무 소리를 질러대서 보다 껐다. 그리고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후배가 괜찮다며 보라고 추천해서 뒤늦게 봤다. 뻑하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분노조절장애 남자와 얄밉고 예민하며 이기적인 분노유발자 여자가 실은 어떤 트라우마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 풀어가면서 공감하게 만들어 결국 새벽 2시까지 뜬 눈으로 쭉 다 달렸다. 중간에 울기도 했다.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우리나라로 옮긴다면 이런 내용이 아닐까 싶은 드라마다. (그 영화보다는 훨씬 공감갔음) 사실 두 배우를 다 좋아하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오연서가 까만 선글라스 끼고 꽃 달고 나오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이제껏 본 오연서 중 가장 예쁜 듯. 선글라스와 꽃과 우산이 그렇게 찰떡같이 어울릴 수가! 
두 주인공 외에 편의점 알바로 나오는 악뮤 수현, 아파트 부녀회 아줌마들, 여장을 즐기는 프로그래머 등 조연들도 좋았다. <며느라기> 쓰면서 네이트 판에 들락거리게 되었는데, 한번씩 터지는 상간녀 이야기와 인증샷이 볼 때마다 불편했다. 그게 왜 문제이고, 큰일인지 불편한 부분을 콕 찝어 잘 보여주는 드라마다. 한번 상처받은 마음은 얼마나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게 하고, 사람을 오그라들게 하는가. 그런 태도는 아무리 혈연이라도 알아주기는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 서로 알아보고, 때로 말없이 응원해주거나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또 힘내서 사는 것, 그게 인생이라고 가르쳐주는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정도윤 극본 | 최정인 연출 | 문소리, 정재영, 이상엽)
<월간 집>을 보다가 이 드라마로 갈아탔다. 사실 이 드라마도 처음에 정재영이 너무 늙게 나와서 적응이 안돼서 보다 껐다. 하지만 정재영의 얼굴에 익숙해지는데 5분이면 충분, 이후로는 완전 빠져들어 보는 중. 이 드라마는 직장생활 해본 사람들이라면 왕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쩜 이렇게 취재를 잘하고, 이렇게 잘 썼나 감탄하며 작가를 찾아봤더니 내가 좋아한 <구미호 - 여우누이뎐>과 <마녀의 법정>을 쓰신 작가님이다. 역쉬! 잘 쓰는 분이었어.
이 드라마는 현실 리얼 찐 직장드라마이면서,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 생생하게 살아있다. 다들 인정하는 기술자이지만, 의리와 나이 때문에 엉뚱한 인사부에 가게된 최반석, 구조조정의 칼잡이로 윗분들은 좋아하지만 직원들은 싫어하는 공공의 적 인사부 당자영, 그리고 실력도 없으면서 허세와 운으로 올라가놓고 짜증만 많은 한세권 등등 주인공들의 캐릭터도 장난 아니지만, 성희롱하는 모터 팀장, 그 아래서 묵묵히 자기 할 일 하는 모터팀원, 자기 아이디어로 PT 따내고도 TF팀에 들어가지 못한 비정규직, 사내 정치 싫어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경리, 사내 커플이 이혼한 줄도 모르는 사장 등등 한명 한명이 다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 드라마의 놀라운 점은 사측의 요구가 억지스럽고 불의임에 분명한데, 마지막 순간에 당자영의 입을 통해 실은 이런이런 좋은 점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거라고 하면 설득이 되버린다는 것이다. 100% 나쁜 편도, 100% 선의의 편도 없기에 이 드라마가 볼만하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들을 숨겼다가 한꺼풀씩 까면서 보여주는 게 스릴러를 방불케한다. 성희롱과 이직과 스카우트와 청소기 시연이 얽혀 돌아가던 3~5회에서 한꺼풀씩 벗겨지던 비밀이라니! 손에 땀을 쥐며 봤다. 
지난 주에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요."하는 엔딩으로 시청자를 경악하게 했는데, 오늘은 어찌될지...정말 궁금해하며 대기타고 있다. 다들 잘하지만 이상엽의 얄미움은 정말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ㅎㅎ 


골 때리는 그녀들

지난 추석 파일럿 때부터 입소문이 자자했던 이 프로그램을 드디어 봤다. 파일럿에서 정규편성이 되고, 기존 4팀 외에 2팀이 더 붙어 총 6팀의 여자축구단이 축구를 한다. 워낙에 스포츠를 모르고, 월드컵 시즌에도 월드컵을 보지 않는 내가 과연 축구 예능에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걱정하며 시작했는데...역시나 기우였다. 나는 그날 4회까지 그냥 한 자리에서 쭉 달렸고, 눈물을 질질 짜면서 봤다. 티슈를 얼마나 뽑아 썼는지...ㅠ.ㅠ 지난번에 꼴찌를 해서 그런가, 난 왜 모델팀(구척장신)에 이렇게 감정이입하는가. 걔들 울 때 같이 울었네. 그리고 다른 배우와 선수들처럼 나도 차수민에 치여서 인스타 팔로우까지 끝냈다. 멋있어, 멋있어.
아직 배우팀이 뛰는 건 못봤는데, 이 팀도 얼마나 잘 할지 기대된다. 
황선홍, 이영표, 이천수 등 얼굴을 아는 감독들이 나오는 것도 좋고, 발가락 부상이며 다리에 피멍이 들어서도 차고 달리는데 어찌나 대견하고 멋있는지... 사람들이 재밌다고 할 때는 재밌는 거다. 그리고 이거 끝나면 박선영은 국가대표팀에서 연락오지 않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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